본 연구는 한국의 가족·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현시하는 주체로서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가족의 존재 양태와 그 의미를 고찰한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몸·집과 같은 사적(私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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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동아대학교 대학원, 2020
2020
한국어
813.609 판사항(5)
부산
A study on the Park Wan-seo's novel from the perspective of gender geography
iv, 222 p. ; 27 cm
지도교수: 권명아
참고문헌: p. 211-219
I804:21008-20000032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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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한국의 가족·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현시하는 주체로서 박완서의 소설에 나타난 여성·가족의 존재 양태와 그 의미를 고찰한다. 구체적으로는 여성의 몸·집과 같은 사적(私的) 공간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젠더화된 노동이 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사회의 기저를 이루는 과정 및 양상을 박완서의 작품세계가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주된 논지이다. 박완서의 소설은 여성이 구성하는 몸과 집이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조건 속에서 가족과 로컬의 경제지리를 재편하는 양태를 형상화함으로써 상이한 공간 간의 관계성을 가시화하는 다중스케일적 성격을 드러내는 한편, 이를 통해 공적·사적 공간 및 미시·거시스케일로 분리·위계화되는 젠더화의 질서에 균열을 가하는 정치성을 담보하게 된다. 이처럼 전후(戰後) 한국의 공간적 재편과 여성의 특수한 위치성에 대한 사회학적 시선을 내포하고 있는 박완서의 소설은 한국사회를 구조화하는 젠더적 기원을 보이는 것에서 나아가 몸-집-가족의 조직원리를 재구성해 여성 주체의 전화(轉化) 가능성을 타진하는 여성주의 스케일의 정치를 보여주는 텍스트로 읽을 수 있다. 본 연구는 박완서의 소설을 통해 역사적으로 미시적이고 사적인 차원으로 인식되고 타자화되어 온 여성의 몸·집과 같은 젠더화된 공간을 젠더지리학의 관점으로 재독하고, 이를 바탕으로 그의 소설이 지닌 여성주의 의식 및 문학사적 의의를 구명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적으로 삼는다.
젠더지리학(Gender Geography)은 공간과 젠더의 관계에 착목한 학술적·경험적 연구 방법론 및 분야를 지칭한다. 그것은 공간적 스케일을 구축하는 경계와 그 역동성에 주목하여 하나의 공간을 역사적·사회적 관계의 적층구조로 파악할 수 있게 하는 동시에, 주어진 스케일의 경계를 뛰어넘고 교섭하고 탈주하는 주체의 행위자성(agency)을 포착할 수 있게 한다. 박완서 소설에서 여성의 몸·집과 같은 미시적이고 사적인 공간은 한국의 가족·자본주의 이데올로기를 현시하는 것이자 스케일을 구조화하고 스케일 간 관계를 재편하는 메커니즘을 담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젠더지리학은 박완서의 소설세계를 보다 새롭고 효과적으로 의미화할 수 있는 독법을 제시한다.
박완서 소설에서 작가의 원체험으로 논의되는 한국전쟁은 국가폭력과 가족·공동체의 훼손을 초래한 사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젠더화된 생존기’를 쓰게 했다는 점에서 분명히 부각되어야 할 대상이다. 그의 자전적 소설에서 ‘피난가지 못한 여성’이라는 지정학적 위치는 해당 인물들로 하여금 일상성의 영역인 집을 통해 전쟁을 체현하게 한다. 이는 특히 박완서 소설의 원체험인 ‘오빠의 죽음’ 모티프를 통과하면서, 죽음의 현장인 집이 생존자의 몸에 등록되어 그들이 평생 동안 집과 몸을 동시에 앓는 존재로 살아가게 한다. 생존의 구조에 언제나 포함되어 있는 죽음은 시공간을 초월해 인물의 몸과 집의 상태로 무시로 현시되고, 이로부터 전후 가족은 전쟁과 이데올로기적 폭력이 만든 공동체의 외상을 처분하고 사적이고 배타적인 ‘취향’의 형식으로 개인이나 공동체 내부의 균열을 덮는 것을 하나의 순리로 인식하는 새로운 경제공동체로 재구성된다.
타자를 품은 생존자의 몸 혹은 집이 ‘평균치’라는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순리에 복무하는 가족의 존재론에 연결될 때 전제되는 것이 여성의 신체자본이다. 박완서의 소설은 한국사회의 전쟁 중 존립과 전후 재건·성장의 바탕이 된 여성의 신체와 노동을, 집과 가족이라는 실질적 자본 확장 및 한국사회의 공간적 재편과의 유기적 관계 속에서 제시한다. 1970·80년대 경제적 부흥기의 한국에서 집과 상속은 가족을 생산하고 그 계급적 안정이나 증식을 보장하는 기반이 된다. 자본주의적 가부장제의 심화 속에서 아들생산과 집의 물리적 증식은 동일시되며 이러한 질서에 복무하는 여성의 몸은 가족을 구조화하는 핵심으로 기능하는 동시에 가족에 대한 해체 욕망을 품는 모순된 위치에 놓인다. 이러한 여성의 몸은 노동력이자 그 자체로 상품인 이중적 공간으로, 이들의 신체자본은 자신이나 가족이 다른 계급으로 진입하기 위한 뒷받침일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계급성을 현시하고 다시 계급화하는 의미의 각축장이다. 결혼시장을 둘러싼 여성들의 젠더화된 노동과 지대(地代·地帶)를 창출하는 그들의 재생산노동은 사유지를 자원화하는 원리와 사회적 가치체계가 연동되는 가운데 다중스케일적 권력의 형식을 담지한다.
전쟁을 거쳐 생존한 여성·가족은 몸-집-가족을 상호 구성하는 가부장제와 자본 순환의 메커니즘을 토대로 지대추구의 세계로 이행하지만, 여성의 몸이 가진 이중적이고 매개적인 공간성은 스케일을 구조화하는 여성 노동의 속성으로 말미암아 자본주의적 가부장제를 강화하거나 거기 균열을 낼 수 있는 상반된 가능성을 함께 갖는다. 이는 공간 간의 위계를 허물고 새로운 공간을 창출하는 ‘스케일의 정치’의 출현을 시사한다. 몸, 집, 가족스케일의 조직화기제를 재구성하는 이질적인 몸과 노동은 집과 가족자본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가족의 경계를 재설정하는 동력이 된다. 박완서의 소설은 집에 타자를 들이는 방식으로 가부장 가족이데올로기를 복기(復棋)하는 실험을 보여줌으로써 주어진 공간적 스케일을 확장·변주하여 새로운 가족·모성윤리를 창안하는 정치성을 내포한다.
박완서의 소설을 젠더지리학의 관점에서 읽을 수 있는 까닭은 그것이 여성의 공간적 경험의 특수성을 그리는 데에서 나아가, 이처럼 몸·집·가족을 정치적 지대로 부상시키고 여성 노동의 의미를 제고하여 공간을 바라보는 새로운 윤리적 시선을 확보하게 한다는 데에 있다. 특히 이러한 시도가 공간의 탈구(脫臼, dislocation)에 그치지 않고 기존의 주류 담론체계에 포획되지 않았던 공간 구성의 다른 조직화기제를 발굴하여 그것을 다양한 방편으로 펼치는 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완서의 소설들은 여성 해방의 정치가 주체를 부정하거나 무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주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들의 ‘교차’에 천착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페미니즘의 주요 문제의식을 선구적으로 제시했던, 오래된 미래의 작품들이라 할 수 있다.
목차 (Table of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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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여성들의 노동과 계급: 박완서의 살아있는 날의 시작과 서있는 여자 를 중심으로」, 여성문학연구 45, 배상미, 한국여성문학학회, , 2018
116. 「주거의 투기화, 투기의 여성화: -1980년대 한국 서사에 나타난 복 부인의 형상화 양상 연구」, 대중서사연구 25-4, 전봉관, 대중서사학회, 2019, , 1970
117. 「동일성과 차이의 젠더 정치학: 년대 진보적 민족문학론과 여성 해방문학론을 중심으로」, 한국근대문학연구 6-1, 김양선, 한국근대문학회, 2005, , 1970
118. 「‘여성’의 사회적 해석과 년의 박완서 소설: 휘청거리는 오후의 대 중성을 중심으로」, 현대문학의 연구 51, 이선미, 한국문학연구학회, 2013, , 1976
119. 「박완서 소설의 멜로드라마적 상상력에 나타난 정치성 고찰: 살아있는 날의 시작론」, 인문과학연구논총 36-3, 신샛별, 명지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 2015
120. 「분단과 여성의 다중적, 근대적 정체성: 년대 초 출생한 두 실향민 여성의 구술 생애사를 중심으로」, 한국여성학 29-1, 윤택림, 한국여성학회, 2013, , 1930
121. 「박완서의 자서전적 글쓰기 서사 전략과 그 탈식민주의 의미: 그 남자네 집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66, 윤정화, 한국문학이론과 비평학회, , 2015
122. 「박완서의 자전적 근대 체험과 토포필리아: 그 많던 싱아는 누 가 다 먹었을까를 중심으로」, 한국문학이론과 비평 20, 박영혜, 송명희, 한국문학이론 과 비평학회, , 2003
123. 「페미니즘 지질경제정동역학: 탈지층화-노동-정동-물질 개념 프리즘을 통한 탈코르셋운동의 의미경제 분석」, 철학연구 150, 윤지선, 대한철학회, , 2019
124. ‘장소’론: 웹상의 리얼리즘과 지역의 로맨티시즘, 박화리, 윤상 현 옮김, 부산대학교 한국민족문화연구소 로컬리티번역총서 4, 하지메, 마루타, 심산, , 2011
125. 「비평시대의 젠더적 기원과 그 불만: 「분례기」에서 「객지」로, 노동 공간 의 전환과 ‘노동(자)-남성성’의 구축」, 대중서사연구 24-3, 소영현, 대중서사학 회, , 2018
126. 「한국 정치적 현대성의 젠더화된 구조와 가내성(家內性)의 정치적 부상: 새로운 시민정치의 발생적 구조와 본성에 관한 시론(試論)」, 한국사회학 48-4, 구자혁, 한국사회학회,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