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연행록에 보이는 중국어 언어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근대 중국어의 변천 과정을 고찰하기 위하여 연행의 시기와 목적, 연행 경로, 연행록의 작성자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연구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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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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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연행록에 보이는 중국어 언어 자료를 대상으로 하여 근대 중국어의 변천 과정을 고찰하기 위하여 연행의 시기와 목적, 연행 경로, 연행록의 작성자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연구 대상으로 삼을 연행록 텍스트를 선정할 것이다.
우선 500종이 넘는 연행록 가운데 김창업의 <老稼齋燕行錄>(1712)을 기준으로 하여 전, 후반기 자료를 구분하여 선정하고자 한다. <老稼齋燕行錄>은 작자가 유람길에 적어 놓았던 메모와 필담지, 북경 도착 후 역관 吳志恒으로부터 전해 받은 <大興縣志>와 기타 서적 중 청나라에 관한 기록, 이전 선비들의 북경 방문 자료에 기초하여 매일 매일 적은 기록을 일기로 정리한 것이다. 박지원의 <熱河日記>와 홍대용의 <乙丙燕行錄>에는 김창업의 <老稼齋燕行錄>에서 보았던 것을 보고 확인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 이 책이 완성된 이후 중국에 관심이 있는 조선 선비들에게 줄곧 읽혀지며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음을 알 수 있다. 金景善도 <燕轅直指>의 서문에서 “북경에 갔던 사람들이 대부분 기행문을 남겼는데, 그 중 세 책이 가장 저명하니 그것은 노가재 김창업, 담헌 홍대용, 연암 박지원의 저술이다.”라고 한 바 있다. 그리하여 이들 세 책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老稼齋燕行錄>을 포함하여 1712년까지의 연행록을 1차년도의 연구 대상으로 삼고, 1712년 이후의 연행록 자료를 2차년도의 연구 대상으로 삼을 것이다.
또한 연행단이 거쳐간 지역에 따라 어음, 어휘 등의 방언 차이 등을 고찰할 수 있기 때문에 연행 경로 역시 텍스트 선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1617년부터 1636년까지 明과 淸의 교체기였던 시기에는 육로를 통한 연행이 자유롭지 못하여 수로연행록이 많이 작성되었다. 정해진 연행 경로 외에 표류로 인하여 의도치 않은 경로로 연행을 하게 된 경우도 있는데 최부의 <漂海錄>과 최두찬의 <乘槎錄>(1818) 등이 그 예이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이 다양한 연행 경로를 살펴 텍스트를 선정할 것이다.
한편 연행록은 작자의 참여 신분과 목적에 따라 다소 다른 격식과 내용으로 작성될 수 있다. 그에 따른 언어 자료의 차이는 필연적인 것이므로 이 점 또한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신단의 正使나 副使가 직접 작성하거나 書狀官이 동행하여 임무수행 기록을 보고한 보고서 외에 자제 군관 등의 신분으로 사행단에 참가한 개인이 기록한 일기체 형식의 글도 있다. 이러한 기록은 선비의 관점에서 여정을 근엄하고 간명하며 완정하게 서술하였다는 점 외에, 선비들은 대부분 중국의 經籍典章에 정통하여 늘 직접 보고 경험한 일을 고적과 참고하여 비교 검토한 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중국 학자 혹은 일반 백성과 대화를 통하여 확인하였기 때문에 그들이 남긴 기록에는 다소 서면어 색채가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당시의 구어 특징을 반영되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선비들이 남긴 일기체의 연행록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채택하여 거기에 담긴 언어자료를 추출하여 당시의 언어가 반영하고 있는 어음, 어휘, 어법 상의 특징을 규명할 것이다.
예를 들어 최부의 <漂海錄>에는 ‘雙渡兒, 桑園兒, 尹兒灣, 蒲泃兒, 白廟兒’와 같이 兒化음을 갖는 지명이 상당히 많다. 주로 넓은 북방방언구에 분포하는데 이는 兒化 현상이 북방방언에서 발생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熱河日記>에는 ‘乙大人’, ‘山大人’과 같은 어휘가 나온다. 이들의 의미는 각각 두 번째 大人과 세 번째 大人인데, 이렇게 기록한 이유는 숫자 ‘二’가 박지원의 귀에는 우리 한자음 ‘乙’처럼, ‘三’은 우리 한자음 ‘山’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숫자 ‘二’는 완전히 兒化하여 현재 표준음의 독음과 완전히 같은 음으로 변하였으며, ‘三’의 운미 ‘-m’도 이미 ‘-n’으로 변하였음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기록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한 <熱河日記>에는 어휘 및 어법측면의 현상도 곳곳에 보인다. 인칭 대명사는 ‘吾, 余, 俺, 我’(1인칭), ‘爾, 你’(2인칭)과 같이 여러 형태가 같이 쓰이고 있다. 복수접미사는 ‘小人們’, ‘小孩們’과 같이 ‘們’이 쓰여 이미 현대 중국어와 같은 형태로 고정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듣다’의 뜻으로 ‘聞’이 쓰이며, ‘喫一椀麵’, ‘喫一椀茶’와 같이 ‘喫’이 ‘먹다’와 ‘마시다’의 뜻을 겸하여 어휘의 의미 변화 과정을 살필 수 있다. 의문 어기조사는 ‘麽’가 주로 쓰이고 있으며, 개사 ‘自’의 경우 현대 중국어와 달리 ‘俺自京師還時’와 같이 술어 앞에 쓰인 예가 보인다.
본 연구는 연행록의 이러한 언어 자료들을 분석하고 동시기 역학서, 사전류 등과 비교함으로써 근대 중국어의 변천 과정과 그 면모를 종합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