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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0-7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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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 초록 (Abstract) kakao i 다국어 번역

    수기문학이란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체험이나 경험을 글로 쓴 것으로서, 자기서사의 일종이다. 자기서사란 글의 저자, 글 속의 화자(서술자), 그리고 글의 주인공이 모두 동일한 인물로서,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은 수기의 내용을 모두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드러내며 스스로를 재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문학은 작가 자신이 어떤 인물로 인식되기를 원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자기서사에서 그가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것보다 왜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기문학의 발전은 전후 대중잡지의 발달과 함께한다. 국가는 본격적인 문맹퇴치운동을 진행하면서 전후 초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지정해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동시에 대중잡지가 등장하면서 수기문학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잡지사는 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수기를 활용했다. 대중잡지는 잡지의 필진이나 유명인들이 수기에 대해 평가하거나 혹은 그들의 고민에 해답을 제시하며 독자들과 계속 소통하여서 그들이 잡지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유명인들의 피드백은 (예비) 수기작가들이 수기문학을 쓰기 위해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신동아󰡕는 당선된 수기에 대해 평가한 글들까지 게재하며 좋은 수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교육했다. 수기 주제를 제시한 󰡔여원󰡕의 경우는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평가를 통해 글쓰기를 도왔다.
    라디오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인생역마차> 역시 대중잡지들처럼 더 많은 청취자들을 모으기 위해 수기를 모집하였고 선정된 글은 드라마화한 뒤에 유명인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인생역마차>의 인기는 수기 활용의 가능성과 효과를 증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독자와 청취자는 발표된 수기를 통해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개인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나아가 대중은 자신의 사건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본인의 수기쓰기를 실천해나갔다. 잡지나 라디오의 단편 수기는 곧 연재 수기로 발전했고, 연재 수기는 출판까지 이어졌다. <인생역마차> 역시 책으로 출간되고 영화화까지 이어지며 1960년대가 되면서 수기문학은 출판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수기는 에세이 문학의 유행과 함께 1960년대 인기 있는 출판물이 된 것이다.
    수기문학의 인기가 높아지자 영화계에서도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는 출판 시장뿐만 아니라 영화 시장 역시 급성장하던 시대였다. 영화의 수요는 증가했지만 시나리오는 부족했다. 게다가 영화법이 제정되면서 영화사는 국가가 지정한 제작편수를 채우지 못하면 운영도 불가능했다. 영화사는 많은 영화를 만들어야 했지만 영화로 만들 시나리오가 부족한 현실에서 당시 유행하고 있던 수기문학을 해결책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1960년대는 일본영화의 표절이 일상화되었던 시기였다. 이때 표절시비로부터 자유로우면서 원작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기 수기문학은 영화계가 직면해있던 여러 문제들을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게다가 출판계에서 성공한 수기문학을 영화로 만든다면 수기의 화제성을 영화가 흡수할 수 있었고, 수기문학의 인기를 극장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도 1960년대 수기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 중 큰 성공을 거둔 경우도 했다. 대부분 수기작가의 개인적 유명세와 함께 흥행한 것이 많았다. 수기의 인기는 곧 영화화까지 이어진 셈이다. 영화의 성공은 예비 작가들에게 수기를 통해 자신들이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는 것이기도 했다. 영화는 수기의 내용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수기를 통해 그들이 성공하는 장면을 추가하면서 수기쓰기를 통한 성공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보여주었다.
    1960년대 수기는 고난과 실패의 서사가 주를 이룬다. 한국전쟁의 여파로 여전히 빈곤하던 한국은 고난의 서사를 공유하며 공동체 의식을 다졌다. 사람들은 수기의 비극적 내용에 함께 슬퍼하며 자신의 삶에 위안을 얻고 수기작가들을 동정하고 실제로 도와주기도 하면서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을 가졌다. 영화는 그런 수기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수기를 영화화한 작품들은 언론보다 더 크고 강력한 스피커 역할을 하며 더 많은 대중들에게 그들의 사연을 알려주었다. 그로 인해 수기의 저자들은 공동체 밖에서 공동체 안으로 진입했다. 그들은 동정받아 마땅한 공동체원이었고 그들의 비극은 공동체로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위로받아야 했다. 환언하면 수기는 수기작가들의 공동체 진입을 위한 수단이었고 영화는 공동체 진입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수기는 출판이나 연재라는 검열과정을 통해 공개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화에 있어서도 안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출판보다 더욱 엄격한 검열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삭제될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수기작가들을 한국사회 안에서 분석하고자 했으며 그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시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국가가 요구하는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조하는 방식으로 영화화했다. 영화는 수기에서 불온한 것을 삭제하고 불온하지 않은 것은 드러내며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투사했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수기의 자기재현을 영화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으며 플롯을 확장하거나 재구성하면서 수기문학에서 부족한 갈등관계를 보완했다.
    1970년대는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경제 성장 시기이자 박정희의 유신체제기였다. 이 당시 수기문학은 대중들에게 매우 익숙해진 장르가 되었다. 수기 형식의 소설이 등장하고 ‘수기’라는 말이 곧 ‘실화’를 의미하는 수준으로까지 이르렀다. 인기 있는 독서물로 자리 잡은 수기는 이제 국가가 자신들의 프로파간다를 홍보하거나 국민들에게 내재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 공장노동자들이 글을 배우고 수기를 쓰며 자신의 괴로운 처지에 대해 토로하는 동안 국가는 정부가 발간하는 잡지에 모범노동자의 수기를 게재했고, 새마을운동 잡지를 발간하여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의 수기를 모았다. 언론 역시 적극적이었다. 신문사들은 전향한 간첩들의 수기나 새마을지도자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재했다. 이제 수기를 통해 국가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게 인정받은 인물이 수기를 쓸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중잡지에서는 불행한 인물보다 성공한 인물들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제 대중들은 불행하고 실패한 인물의 경험보다 고난을 극복하여 성공한 인물의 경험을 원했다. 이로 인해 1960년대 공동체 바깥에 존재하던 수기의 주인공들은 수기쓰기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1960년대 중후반부터 대중잡지에서 수기쓰기를 훈련해온 결과이기도 했다. 수기는 고난-극복의 서사로 완전히 정착되었고, 고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극복이었다. 여기에서 극복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국가의 방침에 순종할 때 가능한 것이었다.
    국가는 수기문학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국가는 우수영화제도를 통해 영화계가 국가에게 순종하는 수기를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영화계는 자발적으로, 혹은 비자발적으로 수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인물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혹은 아예 국가의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 인물들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수기를 통해 자신을 긍정하고 성공을 자랑하였지만 이제 영화는 오히려 그들의 성공에 조건을 부여하고 제한하고자 했다. 더 이상 영화는 수기를 통해 수기작가들이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으며, 수기를 영화의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았다. 수기쓰기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기작가를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할 정도로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자 했다. 그로 인해 수기작가들이 성공을 재현하고자 했던 시도는 영화화 과정에서 좌절되고 재현의 대상으로서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난과 실패의 서사였던 1960년대의 수기는 1970년대가 되면 극복과 성공의 서사로 전환되었다. 수기작가/주인공을 동정하고 그들의 성공을 기원하던 1960년대의 영화는 1970년대가 되면서 오히려 그들의 성공을 제한하려 했다. 수기의 영화화는 재현의 주체이던 인물들이 재현의 대상이 되는 순간 어떻게 변화하고 또 목소리를 잃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각색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굴절들은 1960-70년대 한국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공동체 바깥에 있던 인물들이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국가가 제시했던 필요한 조건들을 확인할 수 있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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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기문학이란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체험이나 경험을 글로 쓴 것으로서, 자기서사의 일종이다. 자기서사란 글의 저자, 글 속의 화자(서술자), 그리고 글의 주인...

    수기문학이란 전문적인 글쓰기 훈련을 하지 않은 작가들이 자신의 체험이나 경험을 글로 쓴 것으로서, 자기서사의 일종이다. 자기서사란 글의 저자, 글 속의 화자(서술자), 그리고 글의 주인공이 모두 동일한 인물로서,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는 방식을 통해 독자들은 수기의 내용을 모두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나 작가는 독자들에게 자신의 보여주고 싶은 부분만 드러내며 스스로를 재현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기문학은 작가 자신이 어떤 인물로 인식되기를 원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자기서사에서 그가 말한 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것보다 왜 그렇게 자신을 표현하고자 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기문학의 발전은 전후 대중잡지의 발달과 함께한다. 국가는 본격적인 문맹퇴치운동을 진행하면서 전후 초등교육을 의무교육으로 지정해 국민들의 문맹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했다.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동시에 대중잡지가 등장하면서 수기문학의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잡지사는 독자들을 모으기 위해 수기를 활용했다. 대중잡지는 잡지의 필진이나 유명인들이 수기에 대해 평가하거나 혹은 그들의 고민에 해답을 제시하며 독자들과 계속 소통하여서 그들이 잡지에 대한 충성도를 높여나갈 수 있도록 유도하였다. 유명인들의 피드백은 (예비) 수기작가들이 수기문학을 쓰기 위해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신동아󰡕는 당선된 수기에 대해 평가한 글들까지 게재하며 좋은 수기를 쓰는 방법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교육했다. 수기 주제를 제시한 󰡔여원󰡕의 경우는 해당 주제에 대한 깊이 있는 평가를 통해 글쓰기를 도왔다.
    라디오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나타났다. <인생역마차> 역시 대중잡지들처럼 더 많은 청취자들을 모으기 위해 수기를 모집하였고 선정된 글은 드라마화한 뒤에 유명인이 해결책을 제시하는 방식을 취했다. <인생역마차>의 인기는 수기 활용의 가능성과 효과를 증명하였다. 뿐만 아니라 독자와 청취자는 발표된 수기를 통해 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개인의 사연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더 나아가 대중은 자신의 사건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가지며 본인의 수기쓰기를 실천해나갔다. 잡지나 라디오의 단편 수기는 곧 연재 수기로 발전했고, 연재 수기는 출판까지 이어졌다. <인생역마차> 역시 책으로 출간되고 영화화까지 이어지며 1960년대가 되면서 수기문학은 출판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수기는 에세이 문학의 유행과 함께 1960년대 인기 있는 출판물이 된 것이다.
    수기문학의 인기가 높아지자 영화계에서도 이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는 출판 시장뿐만 아니라 영화 시장 역시 급성장하던 시대였다. 영화의 수요는 증가했지만 시나리오는 부족했다. 게다가 영화법이 제정되면서 영화사는 국가가 지정한 제작편수를 채우지 못하면 운영도 불가능했다. 영화사는 많은 영화를 만들어야 했지만 영화로 만들 시나리오가 부족한 현실에서 당시 유행하고 있던 수기문학을 해결책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1960년대는 일본영화의 표절이 일상화되었던 시기였다. 이때 표절시비로부터 자유로우면서 원작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기 수기문학은 영화계가 직면해있던 여러 문제들을 돌파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게다가 출판계에서 성공한 수기문학을 영화로 만든다면 수기의 화제성을 영화가 흡수할 수 있었고, 수기문학의 인기를 극장까지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실제로도 1960년대 수기문학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 중 큰 성공을 거둔 경우도 했다. 대부분 수기작가의 개인적 유명세와 함께 흥행한 것이 많았다. 수기의 인기는 곧 영화화까지 이어진 셈이다. 영화의 성공은 예비 작가들에게 수기를 통해 자신들이 어려운 상황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이 되는 것이기도 했다. 영화는 수기의 내용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서 그치지 않고 수기를 통해 그들이 성공하는 장면을 추가하면서 수기쓰기를 통한 성공에 대한 기대와 환상을 보여주었다.
    1960년대 수기는 고난과 실패의 서사가 주를 이룬다. 한국전쟁의 여파로 여전히 빈곤하던 한국은 고난의 서사를 공유하며 공동체 의식을 다졌다. 사람들은 수기의 비극적 내용에 함께 슬퍼하며 자신의 삶에 위안을 얻고 수기작가들을 동정하고 실제로 도와주기도 하면서 공동체로서의 연대감을 가졌다. 영화는 그런 수기의 기능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수기를 영화화한 작품들은 언론보다 더 크고 강력한 스피커 역할을 하며 더 많은 대중들에게 그들의 사연을 알려주었다. 그로 인해 수기의 저자들은 공동체 밖에서 공동체 안으로 진입했다. 그들은 동정받아 마땅한 공동체원이었고 그들의 비극은 공동체로 진입하기 위한 것으로 위로받아야 했다. 환언하면 수기는 수기작가들의 공동체 진입을 위한 수단이었고 영화는 공동체 진입의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었다.
    수기는 출판이나 연재라는 검열과정을 통해 공개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영화화에 있어서도 안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출판보다 더욱 엄격한 검열을 통과해야 했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삭제될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수기작가들을 한국사회 안에서 분석하고자 했으며 그들을 통해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고자 시도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국가가 요구하는 이데올로기를 더욱 강조하는 방식으로 영화화했다. 영화는 수기에서 불온한 것을 삭제하고 불온하지 않은 것은 드러내며 국가의 이데올로기를 투사했다.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수기의 자기재현을 영화 안에서 표현하고자 했으며 플롯을 확장하거나 재구성하면서 수기문학에서 부족한 갈등관계를 보완했다.
    1970년대는 본격적인 산업화가 시작된 경제 성장 시기이자 박정희의 유신체제기였다. 이 당시 수기문학은 대중들에게 매우 익숙해진 장르가 되었다. 수기 형식의 소설이 등장하고 ‘수기’라는 말이 곧 ‘실화’를 의미하는 수준으로까지 이르렀다. 인기 있는 독서물로 자리 잡은 수기는 이제 국가가 자신들의 프로파간다를 홍보하거나 국민들에게 내재화시키기 위한 수단으로도 활용되었다. 공장노동자들이 글을 배우고 수기를 쓰며 자신의 괴로운 처지에 대해 토로하는 동안 국가는 정부가 발간하는 잡지에 모범노동자의 수기를 게재했고, 새마을운동 잡지를 발간하여 새마을운동 지도자들의 수기를 모았다. 언론 역시 적극적이었다. 신문사들은 전향한 간첩들의 수기나 새마을지도자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연재했다. 이제 수기를 통해 국가에게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에게 인정받은 인물이 수기를 쓸 자격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대중잡지에서는 불행한 인물보다 성공한 인물들이 더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제 대중들은 불행하고 실패한 인물의 경험보다 고난을 극복하여 성공한 인물의 경험을 원했다. 이로 인해 1960년대 공동체 바깥에 존재하던 수기의 주인공들은 수기쓰기를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1960년대 중후반부터 대중잡지에서 수기쓰기를 훈련해온 결과이기도 했다. 수기는 고난-극복의 서사로 완전히 정착되었고, 고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극복이었다. 여기에서 극복은 개인의 노력보다는 국가의 방침에 순종할 때 가능한 것이었다.
    국가는 수기문학을 영화화하는 데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국가는 우수영화제도를 통해 영화계가 국가에게 순종하는 수기를 원작으로 영화를 만들도록 유도했다. 영화계는 자발적으로, 혹은 비자발적으로 수기를 영화로 만들었다.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인물을 중심으로 영화를 만들거나 혹은 아예 국가의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운 인물들을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그들은 모두 수기를 통해 자신을 긍정하고 성공을 자랑하였지만 이제 영화는 오히려 그들의 성공에 조건을 부여하고 제한하고자 했다. 더 이상 영화는 수기를 통해 수기작가들이 성공했다고 말하지 않으며, 수기를 영화의 전면에 내세우지도 않았다. 수기쓰기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기작가를 영화의 주연으로 발탁할 정도로 영화의 리얼리티를 강조하는 데 더 중점을 두고자 했다. 그로 인해 수기작가들이 성공을 재현하고자 했던 시도는 영화화 과정에서 좌절되고 재현의 대상으로서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고난과 실패의 서사였던 1960년대의 수기는 1970년대가 되면 극복과 성공의 서사로 전환되었다. 수기작가/주인공을 동정하고 그들의 성공을 기원하던 1960년대의 영화는 1970년대가 되면서 오히려 그들의 성공을 제한하려 했다. 수기의 영화화는 재현의 주체이던 인물들이 재현의 대상이 되는 순간 어떻게 변화하고 또 목소리를 잃어가는지 그 과정을 보여준다. 각색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굴절들은 1960-70년대 한국사회가 그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자 공동체 바깥에 있던 인물들이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국가가 제시했던 필요한 조건들을 확인할 수 있는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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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서론 1
    • 1. 문제제기 및 선행연구 1
    • 2. 연구대상과 연구방법 17
    • 2.1. 연구대상 17
    • 2.2. 연구방법 28
    • Ⅰ. 서론 1
    • 1. 문제제기 및 선행연구 1
    • 2. 연구대상과 연구방법 17
    • 2.1. 연구대상 17
    • 2.2. 연구방법 28
    • Ⅱ. 1960-7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배경 38
    • 1. 수기문학의 등장과 유행 38
    • 1.1. 1950년대: 수기문학의 등장과 향유 38
    • 1.2. 1960년대: 수기문학의 베스트셀러화 42
    • 1.3. 1970년대: 수기문학의 다양화 48
    • 2. 영화산업의 성장과 시나리오 부족 현상 51
    • 3. 우수영화의 원작으로서 수기문학 60
    • Ⅲ. 196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양상 72
    • 1. <내가 설 땅은 어디냐>에 나타난 귀순자수기의 영화화 양상 73
    • 1.1. 귀순여성으로서의 허근욱 74
    • 1.2. 신분하락을 통한 연민 호소 77
    • 1.3. 플롯의 재구성을 통한 반공이데올로기의 강화 82
    • 1.4. 인터뷰를 통한 사실성 강조와 직접 발화 86
    • 2. <저 하늘에도 슬픔이>에 나타난 빈민아동수기의 영화화 양상 89
    • 2.1. 빈민아동으로서의 이윤복 90
    • 2.2. 내레이션을 통한 감정 이입 95
    • 2.3. 비판적 태도의 노출과 검열로 인한 삭제 99
    • 2.4. 얼굴의 강조를 통한 연민 호소 105
    • 3. <이 땅에도 저 별빛을>에 나타난 난민수기의 영화화 양상 108
    • 3.1. 난민으로서의 나가마쯔 가즈 108
    • 3.2. 어머니 역할을 통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부여 111
    • 3.3. 노래와 연설을 통한 가족애 강조 117
    • Ⅳ. 197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양상 124
    • 1. <어머니>에 나타난 새마을수기의 영화화 양상 125
    • 1.1. 농촌여성으로서의 홍영매 125
    • 1.2. 갈등 해결을 통한 국가정책의 이상화 130
    • 1.3. 논평과 성장을 통한 인물의 우상화 136
    • 2. <엄마 없는 하늘 아래>에 나타난 정신질환자 자녀수기의 영화화 양상 142
    • 2.1. 정신질환자의 자녀로서의 김영출 142
    • 2.2. 내레이션과 상반된 캐릭터를 통한 비극성의 극대화 146
    • 2.3. 촬영기법을 통한 상황의 이미지화 150
    • 3. <돛대도 아니 달고>에 나타난 장애아동수기의 영화화 양상 156
    • 3.1. 장애아동으로서의 김인호 157
    • 3.2. 갈등의 변화를 통한 주제의 축소 162
    • 3.3. 플롯의 재구성을 통한 공간의 의미 변화 167
    • 3.4. 바다 이미지를 통한 이상향의 이미지화 170
    • Ⅴ. 1960-7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특징과 의미 175
    • 1. 196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특징과 의미 175
    • 2. 1970년대 수기문학의 영화화 특징과 의미 185
    • Ⅵ. 결론 193
    • 참고문헌 197
    • 부 록 211
    더보기

    참고문헌 (Reference)

    1. <어머니>,, 임원식, <어머니>, , 1976

    2. 한국영화사,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 2008

    3. 가족과 통치, 조은주, 창비, , 2018

    4. 소설과 영화, 김중철, 푸른사상, , 2000

    5. 영화와 음악, 구경은, 문학과지성사, , 2014

    6. 인구정책 30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1991

    7. 한국영화전사, 이영일, 소도, , 2004

    8. 한국영화총서, 한국영화진흥조합,, 영화진흥공사, , 1972

    9. 한국영화 100년, 호현찬, 문학사상사, , 2004

    10. , 내가 반역자냐, 소정자, 방아출판사, , 1967

    1. <어머니>,, 임원식, <어머니>, , 1976

    2. 한국영화사,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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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소설과 영화, 김중철, 푸른사상,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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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 「미군 심리전과 ‘잔류'의 냉전 서사 - 모윤숙의 한국전쟁 수기와 영 상을 중심으로」, 한국문학연구 65, 박연희, 동국대학교 한국문학연구소, , 2021

    148. 「년대 전향자-문인의 자기서사 재구성양상 - 김기진, 백철의 문단 회고를 중심으로」, 현대문학의연구 64, 김준현, 한국문학연구학회, 2018, , 1950

    149. 「외국인 종군기자 수기에 나타난 집단기억의 이데올로기 - 한국전쟁 참전 수기를 중심으로」, 국제어문 75, 홍순애, 국제어문학회, , 2017

    150. 「흔들리는 종교적․문학적 유토피아 -1970 -1980년대 기독교 사회운동 의 맥락에서 살펴 본 노동자 장편수기 연구」, 배하은, 상허학보 56 상허학 회 2019, , 2019

    151. 「한국전쟁 체험수기의 이야기 양상과 문예적 특질 - 신용섭의 한국전 쟁 체험수기를 중심으로」, 어문연구 105, 신효경, 어문연구학회, , 2020

    152. 「한국전쟁 외국인 선교사 수기 연구 - 전쟁 중 종교를 통한 타자 만 들기와 타자들의 공동체」, 문학과종교 23-1, 윤인선, 한국문학과종교학회, , 2018

    153. 「‘여공'의 대표 (불)가능성과 민주주의의 임계점 - ∼1980년대 여 성-노동자들의 수기를 중심으로」, 상허학보 55, 안지영, 상허학회 2019. ;, , 1970

    154. 「두 개의 ‘전후’, 두 가지 애도 -‘전후’ 한국과 일본, 가난한 아 이들의 일기를 둘러싼 해석들」, 사이問SAI 21, 차승기, 국제한국문학문화학 회, , 2016

    155. 「베스트셀러 현상과 대학생의 독서문화-베스트셀러 제도의 형성과정 과 년대 초중반의 독서 경향」, 한국학연구 41, 이용희, 인하대학교 한국 학연구소, 2016, , 1970

    156. 「-80년대 서발턴의 자전적 글쓰기 연구 - 노동자 농민 수기의 서 사구조와 욕망의 메커니즘」, 인문사회과학연구 17-3, 김경민, 부경대학교 인 문사회과학연구소, 2016, , 1970

    157. 「1970년대 후반 한국 아동영화의 대중적 경향과 시대적 특수성 -<엄 마 없는 하늘 아래>(1977)를 중심으로」, 영화연구 52, 오진곤, 한국영화학회, 2012, , 2012

    158. 「공간 이동을 통해 본 월남인의 인생행로 - 이범선의 흰 까마귀의 수기(手記)를 중심으로」, 현대문학이론연구 41, 변화영, 현대문학이론학회, , 2010

    159. 「한국전쟁기 대구경북지역 신문 연재수기의 반공이데올로기 형성과정 에 나타난 탈식민적 양상」, 로컬리티인문학 6, 한명환, 부산대학교 한국민족 문화연구소, , 2011

    160. 한국 영화산업의 변화과정에서 영화정책의 역할에 관한 연구 – 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초반의 근대화과정을 중심으로, 박지연, 중앙대 박 사학위논문, 2007, , 1950

    161. 「1970년대 호스티스 수기의 영화화 연구 - , <영아의 고백>, <26x365=0(무(無))>을 중심으로」, 한민족어문학 81, 박소영, 한민족어 문학회, 2018, , 2018

    162. 「가난은 어떻게 견딜 만한 것이 되는가 –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 이>와 빈곤 재현의 문화 정치학」, 한국극예술연구 60, 이화진, 한국극 예술학회, 2018, , 1965

    163. 「국제기구와 인도적 의제- 이주 및 난민 문제」, 박흥순 외, 국제기구 와 인권‧난민‧이주-UN인권(헌장‧협약‧지역)기구, 이신화, 오름, , 2016

    164. 「수기에 나타난 식민적 징후와 50년대 동일성 담론 - 나는 코리안의 아내와 여원(黎苑)을 중심으로」, 어문연구 56, 김정숙, 어문연구학회, , 2008

    165. 「와 1968 사이에서, 두 ‘가난’과 ‘양심’ - 오시마 나기사의 <윤복이 일기>와 김수용의 <저 하늘에도 슬픔이>」, 상허학보 59, 이영재, 상 허학회, 2020, , 1965

    166. 「한국 문학 ‘외부’ 텍스트의 장르 사회학 – 서발턴 문학사 서술을 위한 시론적 문제제기」, 현대문학이론연구연구 제64호, 홍성식, 현대문학이 론연구, , 2016

    167. 「70년대 노동현실을 여성의 목소리로 기억/기록하기 - 여성문학(사)의 외연 확장과 70년대 여성노동자 수기」, 여성문학연구 37, 김양선, 한국여성 문학학회 ;, , 2016

    168. 「년대 성노동자 수기의 장르적 성격과 글쓰기의 행위자성 - O양 의 아파트(1976)와 현지처(1977)를 중심으로」, 서강인문논총 52, 노지승,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8, , 1970

    169. 「개발국가 시기, 새마을 운동 부녀 지도자의 정체성의 형성과 변화 – 부녀 지도자의 성공 사례, 수기를 중심으로」, 사회과학연구 16-1, 장미경,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 2008

    170. 「모크 다큐멘터리의 다큐적 관습과 영화시간의 명시성 - 포스카인드, 인터뷰의 시간 장면화를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디자인연구 45, 김동현, 커 뮤니케이션디자인학회, , 2013

    171. 「한국전쟁기 중국군 포로수기에 나타난 (탈)냉전 아시아의 재편과 ‘협상된 망각'의 복원 - 장쩌스(張澤石)의 중국군 포로의 6.25 참전 기를 중심으로」, 국제어문 84, 홍순애, 국제어문학회, ,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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