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이전 러시아 고전문학에서 특징적이었던 역사라는 거대담론을 자신들의 작품 속에 주된 테마로 삼고 있다. 즉,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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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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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이전 러시아 고전문학에서 특징적이었던 역사라는 거대담론을 자신들의 작품 속에 주된 테마로 삼고 있다. 즉,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은 공통적으로 이전 러시아 고전문학에서 특징적이었던 역사라는 거대담론을 자신들의 작품 속에 주된 테마로 삼고 있다. 즉,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을 연구하는데 있어, 역사에 대한 특별한 시각이 두드러지게 쟁점화되고 있는 지점은 개별적인 작품의 완전한 이해를 위해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러시아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의 의식구조와 세계관, 그리고 러시아 문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동시대에 대한 평가와 역사적 비전을 동시에 조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이전의 전통 문학과는 달리, 역사에 대한 특별한 시각이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풍자와 전복의 주된 도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 확고한 역사적 진리로 간주되어 왔던 신념이나 이념, 가치들을 전면적으로 거부하거나 과감하게 해체하는 특징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는 특별히 ‘역사’라는 신화의 탈신화 작업이 현실의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시도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텍스트들은 역사와 문화의 종합적 맥락 속에서 비로소 완전한 독해를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탈역사성과 전복은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 공통적이지만, 각각의 작품 속에서 구현되는 양상을 달리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역사성의 구현 양상에 따라 포스트모더니즘 작품군을 구분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첫째, 빅토르 펠레빈(Виктор Пелевин)의 작품들과 같이 역사적 시간과 인물, 사건들이 파편화되고 전복되는 전형적 포스트모더니즘 양상의 작품군이 있다. 이 경우 역사성은 작품의 핵심 모티프들이 되어 작품 전반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둘째, 보리스 아쿠닌이 발표하는 역사추리소설들이 두 번째 양상을 대표한다. 그의 소설들에서 역사적 시간과 공간은 작품의 중요한 배경이 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작중인물들의 원형(prototype)이 되는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이해이다. 이 경우 역시 역사성이 작중 인물과 그 구도의 이해에 핵심적인 관건이 된다. 셋째, 일명 디스토피아(dystopia) 혹은 안티유토피아 장르를 표방하는 작품군에서 또한 역사성은 작품의 시공간적 배경의 상징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에 대한 메타포는 소설의 미래사회가 상징하는 시대를 간파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열쇠를 제공하며, 이 경우 역사성은 소설의 주제와 내용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의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소설들은 또한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중적인 성공도 함께 구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로 꼽히는 빅토르 펠레빈의 작품들은 구체적인 역사가 환상과 허구로 전락되는 전복의 시학에 기초하고 있다. 펠레빈의 초기작품들부터 이러한 경향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데, 그 속에서 구체적인 역사적 시간과 사건은 시뮬라크르적인 허상으로 전복된다. 다른 한편으로, 역사성의 전복은 또한 새로운 경향의 포스트모더니즘 문학 장르에서 구현되고 있다. 그 경향의 대표적 작가는 1998년부터 ‘악한(惡漢)’이라는 일본어 뜻의 필명 아쿠닌으로 추리역사소설을 발표하고 있는 작가 보리스 아쿠닌(Борис Акунин)으로, 그의 소설들 역시 그 작품 속에 구현된 역사적 맥락에 대한 이해 없이는 완전한 의미 파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어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의 『셜록 홈즈의 모험 The Adventures of Sherlock Holmes』을 연상시키는 ‘에라스트 판도린의 모험 Приключения Эраста Фандорина’ 시리즈를 1998년에 연달아 발표하며 대중적으로도 엄청난 반향을 얻은 아쿠닌의 작품들에서는 역사적 배경과 사건이 가장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 밖에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 주목되는 또 다른 경향은 디스토피아 혹은 안티유토피아 작품들로서, 미래사회를 통한 동시대 역사성을 반영하는 작품들이 대두되고 있는 점이다. 이러한 경향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타티아나 톨스타야(Татьяна Толстая)의 『크이시 Кысь』(2000)와 블라디미르 소로킨(Владимир Сорокин)의 『근위병의 하루 День опричника』(2007)이다.
이와 같이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에서 역사와 역사성은 각 텍스트의 기본 흐로노토프가 될 뿐만 아니라, 작품 속에 구현된 과거와 현대에 대한 평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