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서구에서 이루어진 과시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중심을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본 연구는 한국인의 과시에는 단순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서...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riss.kr/link?id=G3668042
2005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0
상세조회0
다운로드지금까지 서구에서 이루어진 과시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중심을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본 연구는 한국인의 과시에는 단순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서...
지금까지 서구에서 이루어진 과시에 대한 연구는 주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중심을 이루어져 왔다. 그런데 본 연구는 한국인의 과시에는 단순한 구별짓기와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서 인격적 과시와 무시가 강하게 내포되어 있다고 보고, 이러한 과시의 한국적 특수성을 명확히 밝혀보려고 한다.
한국인은 서열의식, 권위주의, 존비어체계 등을 이용하여 과시에서 얻어지는 우월적 지위를 인격적 우열관계로 쉽게 전환시킬 수 있다. 그 결과 과시를 통해서 우월한 지위에 서게 된 사람은 제도, 규범, 언어 등을 매개로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려는 경향을 갖는다. 이는 일반적인 의미의 구별짓기와는 다른 인격적 구별짓기로 나아가게 되며, 이때 이러한 과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뿐만 아니라 인격적 박탈감까지도 갖게 된다.
한국인은 인격적 구별 짓기에 따른 우월감과 열등감으로 말미암아 과시에 대한 욕망을 극단적으로 부풀리고, 그에 따라 과시의 악순환이 발생한다. 한 사람이 과시행위를 통해서 상대를 인격적으로 무시하고자 하지만, 무시의 대상이 되는 사람이 그대로 머무르지 않고, 그것에 저항하여 더욱 강한 과시행위로 나아가려 하기 때문에 과시의 확대재생산이 일어나게 된다.
본 연구는 과시의 문제를 인격적 과시와 무시의 차원에서 과시에 대한 사회적 압력, 한국적 과시의 사회 구조적 측면을 밝히는 일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본 연구는 존비어 체계, 유사 신분의식, 권위주의, 허례허식, 타인 지향적 성향, 급격한 사회변동, 사회적 상승에 대한 강한 열망 등과 관련하여 과시의 한국적 특수성을 밝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구체적으로 성별, 세대별 과시의 유형이나 정도, 그리고 사회적 압력의 수용태도 차이 등을 밝힌다. 나아가 국가 간의 비교 연구를 통해서 한국적 과시의 특수성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낸다.
과시에 대한 사회학이나 사회심리학 분야에서의 연구들은, (1) 개인의 인성이나 욕구가 과시를 유발한다고 보는 심리학적 접근 방식, (2) 개인의 욕구는 독자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을 지니며 문화적 차이를 넘어 매우 보편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는 사회-심리적 접근, (3) 과시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한 상징적 소비의 하나로 보는 사회-문화적 접근 등 크게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첫째, 심리학적 접근에서는 개인의 인성이나 욕구가 과시를 유발한다고 본다. 이러한 접근은 과시가 원초적-본능적인 개인의 특성이나 인성에 기인한다고 보는 관점, 과시가 고차원적이고 이차적 욕구에 기인한다고 보는 관점으로 나뉜다. 그런데 개인적 행위의 동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심리학적 접근으로는 사회구조적 차원과 연관된 인격적 무시나 인격적 박탈감을 포함한 한국적 과시의 특수성을 설명하기 어렵다.
둘째, 사회-심리적 접근에서는 주로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과시를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은 특히 사회 경제적 상황이 개인의 과시행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과 이러한 과시가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중시한다. 이러한 설명은 과시 소비를 하나의 보편적 현상으로 보면서도 개인의 욕구가 서로 다른 사회의 상이한 사회적 조건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점에서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것도 일반적인 접근에 머물러, 인격적 무시나 인격적 박탈감을 포함하는 과시의 한국적 특수성을 설명해 내지 못하고 있다.
셋째, 사회-문화적 접근에서는 과시를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기 위한 상징적 소비의 하나로 본다. 이 접근에서는 과시 소비 현상을 주로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보편성 차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접근방식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이는 보편적 과시현상에 대해서는 앞서 설명한 입장들과는 다른 차원의 독특한 설명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 역시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보이는 보편성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한국사회에서 보이는 과시의 특수성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세 가지의 접근 방식 가운데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사회-문화적 접근방식이다. 과시를 개인의 사회적 지위를 드러내는 상징적 소비로 보는 사회-문화적 접근 방식에서는 ‘지위의 과시’나 ‘차별화/차이화’에 주목한다.
사회-문화적 접근 방식에서 주목하고 있는 ‘상징적 소비’를 통한 ‘차별화/차이화’라는 과시의 보편성은, 한국사회에서는 존비어 체계, 유사 신분의식, 권위주의, 허례허식, 타인 지향적 성향, 급격한 사회변동, 사회적 상승에 대한 강한 열망 등 한국사회의 독특한 성격의 영향으로 쉽게 ‘인격적 과시/무시’ 또는 ‘인격적 박탈감’의 논리로 확대된다.
사회문화적 접근방식을 바탕으로 하여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들(가족주의, 존비어체계, 권위주의, 일상 예문화 등)과 급격한 사회 변동의 결과들(도시화, 산업화, 신분질서의 해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