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기반이론을 통해 본 한국 정당의 유권자 동원 담론

국문 초록 (Abstract)

민주화 이후 한국 정당체제를 설명하는 가장 큰 변수는 지역 균열이었다. 2000년대 이후 지역주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세대, 이념과 같은 새로운 변수가 대두하면서 한국 정치의 균열구조를 규명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되었다. 이러한 정당체제의 형해화 현상의 원인을 두고 다양한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정치적 의제로 확산시켜야 할 중도와 진보 정당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정당 책임론이 제기되었지만, 이미 탈산업화 시대에 진입해 있는 한국 사회의 정치적 맥락에 주목한 연구자들도 있었다. 한국도 공고화된 정당 체제가 무너지고 다원적인 가치에 기반을 둔 투표가 이뤄지는 서구 사회와 비슷한 경로를 걷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가치에 기반한 투표를 둘러싼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미국에서는 최근 정치적 의사 결정과 정당간의 경쟁을 인간이 가진 다섯 개의 도덕성 기반으로 풀어낼 수 있다는 조너선 하이트의 ‘도덕 기반이론’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본 연구는 이러한 도덕 기반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의 가치 투표 현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서 보수 정당이 공동체적 결속과 연관되어 있는 도덕 기반을 중시하며, 진보 정당은 개인주의적 도덕 기반을 중시할 것이라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2012년 한 해 동안 2012년 대선에서 경쟁했던 두 주요 정당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논평 자료 7000여 개를 수집하고, Word2Vec 알고리즘으로 자동화된 텍스트 분석을 시도하였다. 분석 결과, 보수 정당은 자기 정당 후보자를 경쟁 정당 후보자와 차별화하기 위해 충성, 권위, 품위와 관련된 도덕 기반을 진보 정당에 비해서 훨씬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이러한 사용 양상은 자기 정당 후보자에 대한 서술 과정보다는 적대 정당 후보자에 대한 공격과 비판을 제기할 때 크게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덕 기반 이론에 근거한 정당간의 ‘도덕성 경쟁’이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적실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도덕성에 의한 차별화가 상대 정당에 대한 비판과 네거티브에 집중되어 있고, 자기 정당의 정치적 정체성 형성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점에서 미루어 볼 때 이러한 정당간의 도덕적 경쟁 구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 부호가 붙는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문제 제기
• Ⅱ. 한국의 정당체제와 도덕기반이론에 대한 선행 연구
• Ⅲ. 연구 방법
• Ⅳ. 분석 결과
• Ⅴ. 결론
•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