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예수에 관한 다채로운 재현의 방식이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주도적인 시대정신에 따라 변화되고 생성되어 왔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한국인들이 예수의 이미지를 ...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riss.kr/link?id=G3663541
2009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0
상세조회0
다운로드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는 예수에 관한 다채로운 재현의 방식이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주도적인 시대정신에 따라 변화되고 생성되어 왔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한국인들이 예수의 이미지를 ...
본 연구는 예수에 관한 다채로운 재현의 방식이 한국의 근/현대사 속에서 어떻게 주도적인 시대정신에 따라 변화되고 생성되어 왔는지를 탐구한다. 이를 위해 한국인들이 예수의 이미지를 어떻게 재구성(retold)하고, 재현(re-interpretation) 하였으며, 동시에 복음서의 예수서사를 어떻게 한국적 상황 속에서 재맥락화(re-contextualized) 하였는가를 살피려는 것이다. 또한 다양한 한국의 사회집단들이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서사와 이미지를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합법화하고 사회, 정치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해 변형하고 있는지를 살필 것이다.
인간은 이야기를 통하여 무(無)로 사라져 버리는 한시적인 삶에 의미와 정체성을 부여한다. 복음서를 생산한 초기 기독교 공동체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기독교는 예수 이야기라는 상징적 매개를 통해 실재와 소통하려고 시도해 왔다. 인간 실존의 의미는 이야기적 진술을 통해 구현되고 재생된다. 리쾨르(Paul Ricoeur)는 이를 “이야기적 정체성”이라고 말한다.
본 연구는 한국문화 속에 예수의 이미지가 수용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는 복음과 세속문화의 상관관계를 다룬 리차드 니이버(Richard Niebuhr)의 고전적인 연구,『문화와 그리스도, Christ and Culture』에 등장하는 4가지 유형(typology)을 비판적으로 수용할 것이다. 니이버에 따르면 세속문화와 기독교가 관계하는 방식은 역사 속에서 4가지 양태로 들어난다고 한다. 첫째는 기독교와 세속문화가 대립하는 양태 (Christ against culture)이다. 남인들의 카톨릭 수용과정에서 조선의 양반 지배층들이 보여준 배타주의적 양태는 이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둘째, 기독교가 세속문화를 완전히 수용한 형태이다 (Christ above culture). 이러한 유형은 서양 중세교회에서 실례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다층적 중교문화 속에서 이러한 유형은 나타나지 않는다. 셋째, 기독교와 세속문화간의 관계를 긴장 혹은 역설로 보는 유형이다 (Christ and culture in paradox). 이러한 유형은 서양에서 루터의 종교개혁과 키에르케고르의 실존주의 신학에서 발견된다. 한국에서는 무교회주의자 김교신이 이러한 신앙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넷째는, 문화의 변혁가로서의 그리스도이다 (Christ, the transformer of culture). 니이버는 이 유형을 세속문화와 기독교간의 이상적 상관관계 유형으로 평가한다. 그는 서구 기독교에서 어거스틴(Augustine)과, 칼빈(J. Calvin)등이 이러한 유형에 속한다고 평가한다. 한국에서는 60년부터 등장한 윤성범, 유동식과 같은 토착화 신학자들과 70년대 중반에 민중신학을 주도한 서남동, 안병무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니이버의 방법론을 한국과 같은 다종교사회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니이버의 유형론은 서구의 기독교 문명을 전제로 이론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문화와 그리스도와의 관계를 주로 대립적인 관점에서만 평가한다. 그러나 한국과 같은 다층적인 종교문화 사회에서는 니이버의 유형들이 그다지 설득력을 지니지 못한다. 왜냐하면 한국에 있어서 문화와 종교는 대립관계가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며 습합되는 양태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본 연구는 니이버의 연구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외래종교가 토착문화 속에 수용되는 3가지 과정, 즉 소개(first contact), 충돌(collision), 관련성(relationship)의 과정을 주장한 비텔리(Urs Bitterli)의 견해를 보충적으로 활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