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不在’의 사적 기원 - 여성 작가들의 남성 표상을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 오늘날의 문화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통시적인 관점에서의 사적 연구
본 연구는 한국 근·현대문학에서 ‘아버지 부재’의 사적 기원을 여성적 시선의 개입과의 관련 하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문학사적으로 여성 작가들의 등장이 중요한 계기로 작동하는 시기로 크게 1920년대와 1930년대, 그리고 1970년대와 1990년대를 꼽을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학사적 변곡점들을 염두에 두고, 통시적인 관점에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에서는 1920년대와 1930년대를 주요 대상으로 삼아 우선적으로 연구를 진행하지만, 1970년대와 1990년대에 대한 연구도 추후 과제로 열어두게 될 것이다.

- ‘아버지 부재’의 다양한 양상의 유형화를 통한 여성과 남성 작가의 차이 비교
식민지 시기 한국 문학에서 ‘아버지 부재’의 내용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아버지는 죽거나, 무대 밖으로 사라지거나,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본 연구에서는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에서 ‘아버지 부재’가 어떻게 나타나는지 그 다양한 양상을 먼저 유형화하여 살펴보고, 그 양상이 남성 작가들의 작품들에 나타난 것과는 어떻게 다른지 비교할 것이다.

- 여성적 시선에 내재해 있는 이상화와 탈이상화의 다양한 기제 분석
여성적 시선에는 남성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내면화되어 있을 수도 있고, 여성적 환상이 덧씌워져 있을 수도 있다. ‘아버지 부재’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는 가부장으로서의 남성을 문학적으로 추방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또한 아버지를 부조리한 현실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면제시키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아버지 부재라는 현상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것은 아버지에 대한 이상화일 수도, 탈이상화일 수도 있는 것이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복합적인 작용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 새롭게 조명
본 연구는 남성과 여성 사이의 관계의 가능성과 불가능성을 새롭게 조명하게 될 것이다. 문학이라는 장 안에서 남성과 여성은 상대 성에게 있어 사라지는 존재, 즉 부재하는 대상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남성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여성, 그리고 반대로 여성 작가의 시선에 포착된 남성은 단순히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즉 상대 성의 부재를 통해 자신의 진실한 내면에 도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바로 이러한 젠더 역학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다음 네 가지 관점에 입각한 방법론에 따라 수행될 것이다.

- 젠더론적 연구
본 연구는 여성 작가의 남성 표상에 대한 연구라는 점에서 젠더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젠더 연구는 주로 여성 작가나 여성 인물에 편중되어 온 측면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여성과 남성의 관계성에 초점을 두는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 남성 표상 연구
본 연구는 남성 표상에 대한 연구이다. 그러나 본고의 차별점은 남성적 시선과 여성 표상이라는 전통적인 구도에서가 아니라, 여성적 시선과 남성 표상이라는, 지금까지 많이 다루어지지 않은 구도 속에서 새롭게 바라보고자 한다는 것이다.

- 표상화 이면의 이데올로기 분석
본 연구는 여성적 시선에 대한 연구이자, 그 이면에 내재해 있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연구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라캉의 정신분석학적인 방법을 이데올로기 분석에 적용시킨 지젝의 문화분석 방법을 원용하여 표상행위 뒤에 숨어있는 이데올로기의 작동 방식을 규명할 것이다.

- 통시적인 관점에서의 연구
본 연구는 여성적 시선의 개입이 문학 속에 나타난 ‘남성 부재’라는 현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어 통시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여성 작가들에 대한 연구는 주로 좁은 시기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이루어진 측면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개별 연구들을 토대로, 각 시기를 아우를 수 있는 통시적인 관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