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충격이 잦아들면서 ‘동아시아모델’에 관한 논쟁도 사라진 듯 하다. 동아시아는 한 때 세계경제 성장의 파워하우스로 지목되었지만 97년 외환위기의 발생으로 정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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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충격이 잦아들면서 ‘동아시아모델’에 관한 논쟁도 사라진 듯 하다. 동아시아는 한 때 세계경제 성장의 파워하우스로 지목되었지만 97년 외환위기의 발생으로 정실자...
동아시아 외환위기의 충격이 잦아들면서 ‘동아시아모델’에 관한 논쟁도 사라진 듯 하다. 동아시아는 한 때 세계경제 성장의 파워하우스로 지목되었지만 97년 외환위기의 발생으로 정실자본주의와 낙후한 제도가 빚은 위기의 진원지로 전락하였다. ‘동아시아모델’에 관한 찬사는 위기발생과 함께 자취를 감추고 동아시아모델 비판과 그로부터의 탈피요구가 논의의 대세를 이루게 되었다. 위기 주자였던 한국이 IMF관리체제를 우등졸업하고 IMF가 권고한 구조조정을 계속하는 가운데 동아시아에는 신자유주의적 IMF식 처방만이 위기를 극복하고 후일의 성장을 기약할 유일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듯 하다. 위기 이전의 동아시아모델에 대한 찬사와 위기 이후의 격하, 그리고 현재의 동아시아모델에 대한 어정쩡한 방기(放棄)는 한국과 동아시아의 성장을 이해하는 세간의 인식상태를 반영하고 있다. 이제 동아시아모델을 둘러싼 그간의 논쟁들을 재음미,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글은 그동안의 동아시아모델 논쟁을 재정리하고 새로운 발전론을 수립하기 위한 아젠다를 제시해보려 한다. 이러한 목적으로 지금까지 그다지 많은 조명을 받지 못했던 동아시아모델이 위치한 세계체제적, 국제정치경제적 맥락을 강조할 것이다. 그 맥락 속에서 동아시아모델을 관찰함으로써 동아시아모델의 생성과 위기의 메커니즘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미래의 대안을 구상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동아시아모델 폐기론이나 영미식 신자유주의모델 순종을 주장하는 입장을 넘어 새로운 발전론을 수립하기 위한 인식적 기반을 조성하는데 기여하는 것이 이 글의 궁극적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