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의 고베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전후 일본(1945년 이후)에서 일어난 대규모 지진재해를 대표한다. 지진 발생의 메커니즘 상 전자는 판 내부에서 일어난 도시 직하지진이고 후자...
1995년의 고베대지진과 2011년 동일본대지진은 전후 일본(1945년 이후)에서 일어난 대규모 지진재해를 대표한다. 지진 발생의 메커니즘 상 전자는 판 내부에서 일어난 도시 직하지진이고 후자는 판과 판이 만나는 해구에서 일어난 해구형지진이라는 점에서 매우 다른 방식으로 피해를 입혔다. 하지만 단순히 메커니즘의 차이로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는 차이들이 두 지진 이후 재난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드러났다. 두 지진은 논쟁의 중심이 되는 쟁점, 지진 재해에 관련된 이해관계 집단의 구성, 이들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의 다양성, 논쟁 중에 생산되는 제안들에서 차이를 보인다. ‘지진’이라는 동일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사건이기는 하지만, 이 두 사건을 구성하는 행위자, 집단, 제안, 전문가들의 집합이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고베대지진과 3.11 동일본 대지진은 서로 다른 사건이 될 수 있었다. 대지진 이후의 쟁점들을 추적하면 각각의 대지진을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공중이 전혀 다른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그래서 쟁점의 변화와 논쟁에 참여하는 공중의 구성을 비교하는 연구는 두 지진 이후 일본 사회가 어떤 변화를 거쳤으며 또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변화할지를 예견할 수 있는 통찰을 제시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