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예프스키와 신경미학: <<백치>>에 나타난 시각의 문제를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본 논문은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치>>에 나타난 시각의 문제를 일련의 회화 텍스트에 대한 분석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신경 미학의 창시자 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세미르 제키의 시각뇌 연구 결과와 중첩되는 부분을 고찰함으로써 문학 텍스트와 신경과학 간의 융합 가능성을 탐색한다. <<백치>>에 나타난 회화는 모두 대상의 본질적인 특성을 추출해 내는 뇌의 기능을 반영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들은 그림이란 것이 반드시 미의 체험과 연결되는 것은 아님을 말해준다. 세 폭의 그림은 모두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회화나 아름다움으로부터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그림들은 다른 의미에서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진다.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있어서 아름다움이란 초월성에 대한 감각으로 치환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그림들이 긍극적으로 환기하는 것은 아름다움에 대한 정서적 체험이 아니라 종교적인 어떤 것, 흔히 우리가 ‘선’이라 부르는 어쩐 것이다. 세미르 제키는 미술이란 시각뇌의 기능과 극히 유사한 종합적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실제로 시각뇌의 기능이 확장된 것이므로 미술이 미술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시각뇌의 법칙을 따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본 논문의 연구는 미술은 시각 예술의 경계, 그리고 시각뇌의 법칙을 넘어 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paper is focused on the problem of visual perception raised in the three real and imaginary paintings in Dostoevsky's Idiot. Dostoevsky's idea of vision reflected in the paintings is remarkably similar to that of neuroaesthetics, which studies the art and the problem of beauty on the neural basis. According to Semir Zeki, the pioneer of neuroaesthetics, experiences of beauty depend on the function of the visual brain and thus can only be fully understood in neurological terms. Zeki's argument that the visual brain can retain knowledge of constant and essential properties of an object allows to study Dostoevsky's paintings in terms of neuroscience. However, for Dostoevsky, the idea of beauty is always intertwined with the idea of Good, and this fact suggests the beauty or the experience of beauty is not the only object of creation and reception of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