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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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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로드《桃花扇》은 明末을 배경으로, 復社의 선비 侯方域과 秦淮의 명기 李香君의 파란만장한 러브 스토리와 일련의 역사 사건들을 다룬 역사비극으로, 몇 가지 역사적·문학적 의의를 가지고 있...
《桃花扇》은 明末을 배경으로, 復社의 선비 侯方域과 秦淮의 명기 李香君의 파란만장한 러브 스토리와 일련의 역사 사건들을 다룬 역사비극으로, 몇 가지 역사적·문학적 의의를 가지고 있다.
첫째,《桃花扇》은 중국에서 보기 드문 사실주의 역사극이다. 侯方域과 李香君의 러브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문학적 허구에 속하지만 극중 중대한 역사 사건이나 인물 및 南明 사회에 대한 묘사, 특히 조정의 내부갈등과 부패타락상에 관한 묘사는 당시의 역사적인 사실들을 깊이 있게 반영하고 있다. 아울러, 이 작품은 南明 멸망을 야기한 원인을 진단하는 역사 인식에서 작자의 비판적인 시각을 보여주었으며, 기존의 작품들이 주인공들을 극단적으로 미화시키던 관행에서 탈피한 문학적 발전을 보여주었다. 낭만주의적 창작수법에 따라 창작되는 희곡이 대종을 이루는 중국희곡사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이 작품은 그래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하겠다.
둘째, 등장인물들의 면면이 생동적이고 강렬하다. 전통적으로 중국희곡에서는 인물형상의 창조에 역점을 두지 않아 인물형상 자체가 대단히 전형적이고 평면적인 인상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桃花扇》은 그 처리과정에서 작품의 주제에 준하여 인물의 상호관계를 설정하고 다시 주요인물들을 집중적으로 부각시키는 등, 그들이 처한 생활환경과 상이한 성격들에 입각하여 생동적이고 강렬한 인물형상의 창조에 성공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李香君이라는 인물은 《桃花扇》을 문단과 민간에서 두루 불멸의 걸작으로 자리매김 하게 만든 성공적인 인물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 《桃花扇》의 예술적 우수성은 무엇보다도 그 치밀한 극적 구성에 있다. 작자는 사실적이고 장대한 역사적 장면의 처리에 있어서 우선 극 전개와 직접적으로 상관이 있는 侯方域과 李香君의 이별과 재회의 감회를 중심된 단서로 삼았다. 그리고, 두 남녀 및 간신 阮大鋮의 갈등구도를 극중 줄거리의 핵심으로 삼아, 이들 사이에 발전·변화되는 관계들을 통해 明末사회의 전체적인 갈등과 흥망의 수많은 조짐들을 펼쳐보인다. 또, 작자는 복사꽃 부채를 侯方域과 李香君의 약혼에서부터 출가 장면까지, 중요한 대목마다 등장시키므로써, 평범한 부채를 특별하고 의미있는 일종의 ‘오브제’로서 부각시키는 데에도 성공하였다.
이같은 문학적·역사적 우수성 때문에 일부 학자는 《桃花扇》을 셰익스피어의 최대의 역작인 《햄릿》에 견주기도 한다.
고대 그리이스나 셰익스피어의 희곡이 수천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명작’으로 널리 인정받고 사랑받는 것은 그 작품이 지닌 아름다운 이야기들과 대사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그 작품들이 인류의 보편적인 문제와 인물·사건들을 감동적으로 다루고 만인으로 하여금 자아성찰의 여지를 남겨주기 때문이다. 《桃花扇》도 마찬가지이다. 그것이 창작되고 배경으로 삼은 곳은 中國이라는 이국이지만, 우리는 400여년전에 지어진 《桃花扇》이라는 ‘거울’을 통해 오늘날의 우리들의 모습들을 비추어 볼 수가 있다. 수백년동안 동양의 패자로 군림하던 “大明帝國”이 어떠한 이유로 일순간에 멸망했는가 등의 문제들은 현재의 우리에게 “他山之石”이 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현상들, 그리고 조국의 흥망보다는 눈 앞의 사소한 이익에 집착해서 반목·갈등하는 정치세력들, 점차 민족주의가 강조되는 외교무대에서 또다시 재현되는 구한말의 제국주의 구도들, 이 모든 현상들은 대한민국의 존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이러한 위기에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열쇠를 우리에게 쥐어주는 것이 바로 《桃花扇》이 아닐까 싶다. 시대와 상황은 다르지만, 그렇기 때문에《桃花扇》의 번역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작업이라고 보는 것이다.
앞으로 두 지원자의 《桃花扇》 완역주석본이 국내에 나온다면 우리나라 독자들은 일본이나 중국의 독자들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게 《桃花扇》의 진수를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중국희곡은 물론 중국문학에 대한 이해·감상, 나아가 이를 응용한 문화 아이템의 개발 등 현실적인 활용에도 유익할 것이며, 교육현장에서는 동양의 문화 및 가치를 한층 격상시키고 이와 관련된 제반 사항들에 대한 활발한 담론을 유도하므로써 교육의 질과 교류의 깊이를 높이는 데에도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이번에 詞曲의 전문가와 明淸 언어의 전문가가 《桃花扇》 번역에 함께하기로 마음을 모은 것도 바로 이같은 사회적 의의와 기여도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