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30년대 한국 단편소설의 인지론적 연구와 문학교육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 내용은 인지론적 접근으로 1920-30년대 한국 단편소설의 서사미학을 타자들의 생존, 관계, 성장 등을 전달하는 텍스트의 정보구성의 의미생성 과정을 역사의식, 사회의식 그리고 연대의식 및 탈식민주의의식 등과 관련된 다양한 존재의식으로 해명하는 방식으로 문학교육의 문화사회학적 가치를 창출한다. 연구 범위를 1920-30년 소설로 국한한 것은 비록 짧지만 이 시기가 한국 단편소설의 형성기로서 시작과 본격이라는 의의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1920-30년 단편소설에 대한 논의는 21세기 세계와 소통하는 한국 소설의 근대시학의 뿌리를 해명하는 차원에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대 작가들의 실천적 삶의 가치로 현재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미래지향적 삶을 전망하는 데에도 큰 의미를 확보한다. 이에 따라 텍스트의 구체적 범위는 세계의 중심이 되는 몸에 대한 지각과 상상력의 소통으로 서사시학을 구현하였다고 판단되는 1920-30년대 김동인, 나도향, 염상섭, 현진건, 이효석 김유정, 박태원, 이상 등 남성작가와 나혜석, 박화성, 강경애, 최정희, 백신애 등 여성작가의 작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본 연구의 방법론인 인지론적 접근은 인간의 몸을 세상과 소통하는 주체로 복원시킨 점에서 기존의 구조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주제론적인 문학교육의 단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1920-30년대 단편소설의 미학에 용해되어 있는 작가의 실천적 삶의 흔적과 맞닿는 역사와 사회문화적 의미와 소통할 수 있는 인지론적 방법론은 21세기 우리가 살아가는 중심해체, 다원화, 탈이념으로 상징되는 포스트모던 문화에 대한 반성을 끌어내는 점에서도 기존의 소설 연구방법들과는 변별성을 갖는다. 인지론적 시각과 상응하는 은유의 개념화 방식은 근본적으로 신체적 경험에 기초한다. 레이코프와 존슨에 의하면 ‘은유’란 우리에게 익숙하고 구체적인 ‘근원영역’의 체험을 바탕으로 낯설고 추상적인 ‘목표영역’을 개념화하는 인지기제라는 점에서, 낯설고 추상적인 의미를 구체적인 삶의 경험으로 ‘사상(寫像)’하는 맵핑의 과정으로 성립된다. 이러한 인지론적 방법으로 접근하면 일제강점기 한국 단편소설의 텍스트가 함축하는 은유는 식민지 소외되고 훼손된 삶의 회복을 목표 영역으로 삼아 근원영역인 텍스트의 정보를 타자의 구체적인 생존, 관계, 성장 등의 경험을 물리적인 공간 또는 자연의 속성으로 맵핑함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역사의식, 사회의식, 연대의식 및 탈식민주의의식 등의 존재의식을 인식케 하는 서사과정으로 해명된다.
이러한 입장에서 본 연구는 존슨의 영상도식(image schema)을 적용하여 1920-30년대 단편소설텍스트의 정보구성의 차이에 따라 각기 다른 존재의식이 전달되는 의미생성의 과정을 다음과 같은 개념적 은유로 해명한다. (1)역사성의 회복이라는 목표영역에 도달하도록 타자들의 다양한 생존의 경험을 길 도식 또는 주기도식 도식 등으로 전달하는 구조적 은유는 다원화된 역사의식에 대한 작가적 전망을 시작과 끝으로 연결된 길의 선형적 속성과 주기도식의 순환적 속성으로 맵핑하는 과정으로 존재의 의미를 생성한다. (2)사회성 회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도록 대립적인 관계의 경험을 안-밖의 영상도식으로 전달하는 공간지향적 은유는 탈이데올로기에 따른 유기적 사회의식에 대한 작가적 전망을 문화적 차이로 함축하는 갈등의 승화과정을 상승 또는 하강의 공간적 운동력의 지향으로 맵핑하는 과정으로 존재의 의미를 생성한다. (3) 인간성 회복이라는 목표에 도달하도록 다각적인 성장의 경험을 중심-주변의 영상도식으로 제공하는 존재론적 은유는 중심에서 멀어진 주변부의 연대의식 내지는 탈식민주의 의식을 개체 또는 물질의 속성으로 맵핑하는 과정으로 존재의미를 생성한다. 이처럼 구조주의 이론의 경직된 객관주의와 소설 연구의 추상적인 주제찾기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몸에 대한 작가의 지각과 상상력을 활용한 인지론적 접근으로 1920-30년대 단편소설 텍스트의 서사시학과 작가의 실천적 삶의 가치를 해명하는 본 연구는 일제 강점기 다양한 존재의식과 소통하며 지금 여기 우리들의 삶을 성찰하는 역동적인 문화체험으로 문화사회적 교육의 담론을 생산하는 점에서 의미를 확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