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설화에 나타난 신화성과 정치성 = Myths and Politics in The Legend of Doseon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This article is to examine why the Birth Story of Doseon Guksa of Silla shares epic structure with Myth of King Dongmyeong of Goguryeo. Priest Doseon is in line with King Dongmyeong to have been born from a Virgin Mother, though abandoned, survived with the help of animals and later became a great man. The origin of Doseon Legend is 'Epitaph of Doseon' eulogized by Choi, Yucheong at the end of Goryeo. But the possibility cannot be excluded that the epitaph might intentionally be modified by inserting Doseon's prophecy of a new king Wang, Geon in order to justify the foundation of Goryeo by Wang, Geon as the epitaph was written 200 years after the death of Doseon and people's respect and veneration for Doseon reached its peak at that time.
The mythic description of Doseon legend can also be speculated to be done by Goryeo Dynasty. Wang, Geon definitely needed assistance from strong families during the period of post Three Kingdoms in order to attack Naju as well as Yeongam. Doseon was an important figure with influence over people as Doseon was from Yeongam. It is quite probable that the mythological character of Goguryeo was put on Doseon legend as Goryeo by Wang, Geon claimed to inherit the spirit of Goguryeo.

국문 초록 (Abstract)

나말여초의 고승인 도선국사는 민중들에게 풍수비조로 알려지고, 전국의 사찰연기담과 풍수설화에 빠짐없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그의 신이한 탄생담은 고구려 주몽신화와 비교되어 지금도 설화 전승집단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설화 속에서 도선은 영암의 최씨처녀가 오이를 먹고 잉태되어 출생하지만, 곧 숲속에 버려지게 된다. 그러나 새들이 날아와 덮어주어 살아남게 되고 종내는 고매한 불승이 되고 풍수비조가 된다. 이러한 도선설화는 고구려 건국신화인 주몽신화와 서사구조가 동일하다. 고구려와 백제의 지역적 신화적 간극을 넘어서 두 설화가 서사구조를 공유하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먼저 도선설화의 시초는 고려 말 최유청이 도선 입적 후 200여 년이 지난 뒤에 찬한 「도선비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도선비문의 기록은 고려왕조가 왕건에 의한 고려건국을 정당화하기 위해 당시 풍수도참설로 민중들의 존숭을 받던 도선의 일대기에 슬쩍 왕건의 이야기를 끼워넣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즉 도선설화는 왕건의 고려 건국을 정당화하기 위해 정치적으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도선설화가 고구려 건국신화의 신화적 서사구조를 공유하는 것도 고려왕조에 의해 의도적으로 개작되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고 할 것이다. 민중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도선을 왕건에 의한 고려건국담에 끌어들이는 것은 상당히 중요한 일이었을 것이다. 특히 영암을 포함한 나주지역 호족들의 강력한 힘을 친왕건적 성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도 도선국사라는 비범하면서도 존경받는 지역인물의 도움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었음은 미루어 짐작할 만하다. 또한 그러했기 때문에 도선설화가 신화적 성격을 띠어야만 했고, 그래서 왕건의 고려왕조는 도선의 탄생과 죽음 등에 신화 특히 고려의 정신적 계승국인 고구려의 주몽신화에 비견될 신화성을 갖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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