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자의 사변을 강조하는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와 직관적 체험에 근거한 여성 신비주의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일까? 에크하르트에 의하면 신만이 본래적인 의미에서 ‘있다’. 신 이외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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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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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자의 사변을 강조하는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와 직관적 체험에 근거한 여성 신비주의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일까? 에크하르트에 의하면 신만이 본래적인 의미에서 ‘있다’. 신 이외에는...
현자의 사변을 강조하는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와 직관적 체험에 근거한 여성 신비주의의 본질적 차이는 무엇일까?
에크하르트에 의하면 신만이 본래적인 의미에서 ‘있다’. 신 이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그 자체로 있는 것이 아니다. 제일원인으로서의 신은 창조되지도 않았고 만들어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 자신 만물을 낳는 것이며 자기를 쏟아 붓는 것이어서 그는 바로 그 자신인 모든 것을 쏟아 붓는다. 그러므로 개별적인 모든 것은 자신의 존재를 신으로부터 직접 부여받는다. 인간은 본성적으로 신 자체는 아니다.
에크하르트에 따르면 인간이 신에게 이르는 길은 인간이 자신의 형상을 벗어나 신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신의 아들이 되는 과정이다. 이를 위해 인간은 자기 자신과 모든 사물로부터 떠나서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단순한 선성인 신 속으로 되돌아가서 그와 하나의 형상을 이루어야 한다. 에크하르트가 말하는 ‘영혼 속에 신의 탄생’은 신과 영혼이 하나임을 의미한다. 에크하르트에 따르면 인간의 영혼은 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요 또한 신 안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인간의 영혼은 신의 본성 안에 있는 모든 것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신의 본성을 부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에크하르트가 말하는 인간의 영혼은, 신플라톤학파의 관점에서 말하자면, 신의 유출에 해당한다.
힐데가르트에게 주어진 신비주의적인 근원 체험은 ‘생명의 빛’이다. 빛은 신에게서 발원하는 것으로서 인류에게 주는 생명의 발광체인 것이다. 살아있는 빛의 그림자에 대한 체험은 신으로부터 선택받은 자에게만 내려지는 신과의 합일이라는 복된 체험이다.
메히트힐트에 따르면 영혼은 신의 마음으로부터 유출된 것으로서 신 안에 있는 근본적인 존재에로 회귀하려고 한다. 더 나아가 신으로부터 존재가 시작되었기에 신 안에서 그리고 신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벌거벗음’(shameless nakedness)을 다시금 발견하고자 한다. 이러한 ‘벌거벗음’의 이미지는 부부 이미지와 연결되어 영혼과 신과의 관계에 적용되고 있다. 또한 이것은 신과 개인들 사이에 어떤 매개도 없이 ‘신 안에서 녹아지는 것’(to be melted in God)을 의미한다.
카타리나는 신비주의 구조 안에서 그리스도의 역할을 설명한다. 카타리나에게 있어서 신의 강생, 즉 그리스도의 탄생은 인간에게는 본성상 불가능했던 신과의 친교의 길을 터주는 가능성으로 나타난다. 그리스도는 사랑의 화신이다. 사랑 안에서 신과 인간의 영혼이 하나가 되어 인간 영혼이 또 하나의 신이 된다. 카타리나에 따르면 인간은 신에게서 받은 은혜와 선물을 서로 나누도록 창조되었다고 한다. 이점에서 카타리나의 신비주의는 단순히 관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이란 행위로 나타난다.
중세의 여성 신비주의자들은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인의 관계를 신랑과 신부의 혼인이라는 이미지로 묘사하며 그리스도가 내 안에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조화로운 합일’(unio mystica)을 강조한다. 이것은 자신 안에 그리스도가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다는 신비 체험이다.
에크하르트의 신비적 합일이 신과 내가 이미 하나인 존재(Einssein)로서 인간이 신적인 하나의 존재에 관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 여성 신비주의자들이 말하는 신비적 합일은 신과 하나 되는 것(Vereinigung)으로서 인간이 신에게 귀속된다는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아울러 에크하르트의 신비주의는 ‘영혼 속에 신의 탄생’이라는 사변적인 모습으로 나타나지만, 여성 신비주의는 그리스도 예수와의 혼인이라는 이미지를 통하여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조화로운 합일을 강조하며 신비적인 체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이라는 활동적 삶으로 나타난다. 바로 여기에 ‘사변적 신비주의’와 ‘여성 신비주의’의 차별성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