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속 피노키오에 부여된 역할과 기능을 분석함으로써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난 다층적 캐릭터의 의미를 밝히고, 그것이 오늘...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riss.kr/link?id=T16926338
춘천 : 춘천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2023
학위논문(석사) -- 춘천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 아동문학교육전공 , 2024. 2
2023
한국어
강원특별자치도
26 cm
지도교수: 김태호
I804:42012-200000742979
0
상세조회0
다운로드이 연구의 목적은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속 피노키오에 부여된 역할과 기능을 분석함으로써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난 다층적 캐릭터의 의미를 밝히고, 그것이 오늘...
이 연구의 목적은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 속 피노키오에 부여된 역할과 기능을 분석함으로써 작품 전반에 걸쳐 드러난 다층적 캐릭터의 의미를 밝히고, 그것이 오늘날 문학교육의 주요한 흐름에 비추어 갖는 시사점을 조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카를로 콜로디의 원작 『피노키오』와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 <피노키오>의 주요 모티프와 서사 구조를 비교·분석하고, 또한 원작에 나타난 원형적인 캐릭터 이미지가 <피노키오>에서 어떻게 변형되며 새로운 의미를 획득하였는지 탐색하였다.
본고에서는 먼저 두 작품에 나타난 주요 모티프를 큰 틀에서 자아의 ‘독립’과 ‘본성’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에 초점을 맞추어 비교·분석하였다. 각각의 작품은 피노키오 캐릭터를 중심으로 모티프를 구체화해 나가는 방식에서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인물이 그 자신의 독립을 성취하는 시점을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데에 있어 콜로디의 『피노키오』는 ‘인간이 되는 것’이라는 전제를 내세운 데 비해, 기예르모의 <피노키오>는 ‘일방적 이데올로기로부터의 해방’ 또는 ‘주체적 가치관의 형성’을 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고려하였다. 피노키오의 본성을 발현하는 방식에서도 두 작품은 각기 다른 방식을 취한다. 콜로디의 『피노키오』는 인간의 본성을 ‘선’으로 규정하고 피노키오로 하여금 이를 내면화하도록 하였으나, 기예르모의 <피노키오>는 특정 이데올로기에 얽매이지 않는 피노키오의 자유로운 심성을 표현하는 데에 주력하였다. 즉, 콜로디의 『피노키오』는 선한 본성이 인물의 외부에서 내부로 스며드는 것이라는 견해를 드러낸 데 비해, 기예르모의 <피노키오>는 내부에서 외부로 표출되는 것으로 보았다. 이처럼 서로 다른 관점에 힘입어 두 작품 속 피노키오의 모험 역시 각기 다른 목적지를 향한 여정으로 전개되었다.
이어서 두 작품의 서사 구조를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원작 『피노키오』는 제페토에 대한 반항심으로 시작된 모험이 제페토에 대한 사랑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제페토로 표상되는 기존 규범에 대한 피노키오의 정서적 반응은 전반부와 후반부에 극적으로 갈라지게 되는데, 그것을 명시적으로 구분하는 지점은 피노키오의 죽음과 부활이다. 피노키오는 한 번 죽고 되살아난 뒤 이전에 생각지 못했던 여정의 목적을 인식하게 된다. 자기 삶의 목적과 방향성을 깨닫게 된 피노키오는 제페토에게 돌아가 그와 화합하고, 그럼으로써 인간이 되는 보상을 얻는다. 이에 비해 영화 <피노키오>는 보다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된다. 영화는 제페토에게 아들의 상실이라는 비극을 겪게 함으로써 도입부부터 눈에 띄는 차별화를 시도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제페토 혼자만의 비극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작중 명시되는 시간적 배경은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16년이고, 따라서 비극은 어느 한 개인이 아니라 시대적인 문제가 된다. 즉 영화는 시대의 비극을 조명하고자 하는 의도를 시작부터 선명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피노키오의 모험을 추동하는 동력은 개인에 대한 반항심이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당하는 충격적인 경험으로부터 기인한다. 더욱 특징적인 것은 피노키오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모티프가 영화에서는 네 차례 반복적으로 연출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영화는 피노키오의 모험과 삶의 의미를 조명하는 한편, 피노키오가 다른 무엇이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과 전쟁을 떠받치는 폭력적 이데올로기의 유사성을 지적한다. 이것은 기존 피노키오 서사에서 다루지 않던 종류의 메시지이며, 피노키오를 다른 무엇으로 만들지 않고도 그를 둘러싼 세상과 화합하게 하는 결말 또한 새로운 시도로 읽힌다.
다음으로 두 작품에 나타난 피노키오의 캐릭터 이미지를 보다 집중적으로 비교하여 분석하였다. 기실 『피노키오』는 어린이에게 정직해야 한다거나 어른의 말에 순종해야 한다는 식의 일차적 교훈을 주기 위한 교재로 활용되어온 측면이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이야기 속에 다양한 이미지와 상징을 활용함으로써 어린이의 생명력을, 그리고 그것과 결부된 욕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기예르모의 영화 <피노키오>에서 한층 강렬하게 변형되고 강조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것을 세 가지 측면으로 나누어 파악하고자 하였다. 영화 속 피노키오는 파시즘의 고발자, 기독교적 희생자, 그리고 포스트휴먼의 상징적 역할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피노키오는 지시대로 전쟁을 수행하는 병정에서 전쟁과 파시즘의 고발자로 서서히 변모하며 자신만의 고유한 의미를 획득해 낸다. 그와 함께 영화는 적을 죽이는 일에 어린이까지 동원하는 전쟁의 참혹함을 드러내고, 불의에 굴하지 않는 인간 본성의 순수한 가치를 역설한다. 또한 <피노키오>는 다양한 기독교적 상징을 활용함으로써 피노키오에게 성스러운 희생자의 이미지를 덧씌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되는 장면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있다. 한편 모든 피노키오 이야기는 ‘무엇이 진짜 인간인가’라는 질문을 통해 의미를 획득하는 여정으로 파악될 수 있다. 특히 인간 이후의 존재에 관한 상상, 즉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논의가 각 분야 공론장에서 점점 더 주요한 의제로 떠오르는 오늘날에는 그에 대한 대답을 내어놓기 위한 문학적 탐구도 매우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피노키오>는 그러한 흐름에 비추어 보았을 때에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상 동시대적 관점에서 다층적으로 분석한 <피노키오> 캐릭터 이미지를 바탕으로 도출할 수 있는 문학교육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인식적 측면으로서 인간의 지위가 변화할 가능성에 관한 것이다. 피노키오가 인간이 아닌 채로 영원히 삶을 이어갈 것처럼 보이게 하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피노키오>는 이미 그 자체로 시대를 대표하는 쟁점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영화를 보는 학습자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삶의 영속성을 헤아려본 뒤 유한한 현실 속에서는 미처 경험해보지 못했던 생각의 지평에 먼저 가닿게 된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피노키오>는 오늘날의 학습자로 하여금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상상하게 해줄 것이다. 영화의 결말에서 다음 여정을 떠나는 피노키오의 미래가 어떤 중요한 경험과 기억으로 채워질지 상상해보는 것만으로 학습자는 일종의 가치관의 전복을 체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는 윤리적 측면으로서 정치적 메시지의 노출과 관련된 것이다. <피노키오>의 결말은 주인공이 나무인형인 채로 남은 삶을 이어갈 것을 암시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인간과 생명을 정의하는 요소에 관한 논의는 점차 다각화되고 있으므로 영화 속 결말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관객에게 타당한 정도의 설득력을 지닌다. 요컨대 피노키오가 살아있는 존재로서 이성과 감성을 지니고 있다면, 그가 인간인지 아닌지 여부는 현대의 관점에서 오히려 부차적인 문제로 여겨질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물론 기예르모 델 토로의 정치적 견해, 또는 시대적 가치관과 무관하지 않다. 제페토의 손에서 태어난 인공 피조물인 피노키오가 갖는 결함을 영화가 내내 의식하면서도 그것을 끝내 한 존재가 온전해지는 데에 있어 필수적인 조건으로 수용하게끔 재배치하는 <피노키오>의 결말은 우리가 사는 시대의 가치관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인간 일반에 대한 반성적 사고와도 맞닿아 있다. 기예르모 델 토로의 영화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주제 중 하나는 전쟁, 그리고 그 속에서 붕괴되고 마는 한 인간의 존재성이다. 그의 영화들에서 전쟁은 항상 그것을 일으킬 권력을 지닌 이들을 우회하여 가장 약하고 무고한 이를 찾아와 희생시킨다. 자연히 이는 기예르모 델 토로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강력한 정치적 메시지로서 기능한다. 마지막 셋째는 주체적 측면에서 고유성의 회복과 관련되어 있다. 인류의 한 개체로서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로서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파악하고자 하는 시도는 오늘날 문학교육에서 간과할 수 없는 흐름과 결을 같이 한다. 피노키오의 존재성에 고귀한 성자의 이미지를 덧입히는 시도는 그러한 맥락에서 더욱 각별해진다. 단지 살아있는 것만으로 가장 고귀한 존재가 될 수 있다는 발상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동등한 지위를 갖춘 개인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포스트휴머니즘에 대한 논의가 인간의 지위를 ‘별로 중요치 않은 동물’로 환원시키는 경향의 맞은편에는, 모든 삶의 감각에 고유한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그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맞물려 있다. 이것은 지금의 어린이·청소년 학습자에게 절실히 요구되는 가치관으로서, 오늘날 문학교육 영역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논의되어야 할 의제이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