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쿠라노소시의 '웃음'에 대하여

국문 초록 (Abstract)

마쿠라노 소시는 헤이안 시대 중기의 여류작가 세이 쇼나곤에 의해 쓰여진 문학작품이며, 일본 수필문학의 효시로 일컬어진다. 본 작품은 궁중에서의 체험 견문 감상 등을 소재로 한 300여개의 길고 짧은 글들로 이루어졌으며 그 내용과 형식에 따라 유취적 부분, 일기회상적 부분, 수상(隨想)적 부분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작자가 주군으로 섬기던 이치조 임금의 중궁 후지와라노 데이시는 당시의 권력자였던 아버지 미치타카의 죽음으로 인해 비운의 길을 걷게 된다. 이렇듯 자신의 주군이 영락해 감에도 불구하고 본 작품의 기록들은 명랑한 분위기 및 ‘웃음’의 장면들이 건재한다.
이러한 이유로 주군 데이시의 정치적 암흑기와 관련된 명랑한 기록들은 마쿠라노소시의 기록들이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 아니라 당시의 주변을 의식한 이른바 ‘위장한 명랑함’으로 보는 관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마쿠라노 소시’의 ‘웃음’ 및 명랑한 기록들은 작자가 궁중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점차 ‘웃음’의 주도자가 되어 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마쿠라노소시의 기록들이 ‘위장한 명랑함’이 아닌 그 때 그 때 발생하는 웃음의 찰나를 포착한 있는 그대로의 기록이라는 관점이 성립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웃음’의 장면과 작자의 궁녀로서의 성장과정을 대조하여 양자간의 유기적 연관성을 밝혀야 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점에 초점을 맞추어 작품의 본질파악에 접근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