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희 ‘굿시’, 주술(呪術)의 언어 그 욕망의 이중주 : ｢還人祭｣, ｢사람 돌아오는 난장판｣을 중심으로

국문 초록 (Abstract)

고정희 시에 대한 기존의 논의와 평가는 비교적 단일한 관점에서 이어져왔다. 여성 문학의 토대 마련과 민중의 해방을 노래한 참여시적 성향은 고정희 시가 추구하는 지향점이 된다. 또한 이러한 일련의 연장선상에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놓인다. 이러한 경향은 고정희 시에 한정된 틀을 제공한 원인으로 작용하였으며, 따라서 다양한 측면에서의 고찰이 미흡하게 진행되어 왔다.
본고에서는 고정희의 ‘굿시’를 중심으로 열린 해석을 추구하는데 그 소기의 목적을 두었다. 고정희의 굿시는 고유의 전통 양식을 현대시에 차용했다는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낳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마저도 ‘여성성’이라는 제한된 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에 본 연구는 굿시에 내재된 의미의 생장점을 찾아가는 데 주력하였다. 이를 위해 세 번째 시집인 .초혼제.에 수록된 .還人 祭.와 .사람 돌아오는 난장판.이라는 두 작품을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그 중에서도 형식적 측면에서 구현되는 다양한 양상의 의미작용에 관심을 두었다.
굿시는 그 형식의 특성상 장시(長詩)의 형태를 띤다. 위의 두 시는 굿시의 성격이 비교적 분명하게 재현된 장시이다. 그러한 연유로 전통구비 장르의 차용이 불러오는 상관관계를 논의하는 데 적합성을 갖는 다. 특히 시적 형상화를 위한 잠재된 전략을 조망하고자 했으며, 굿시에 대한 내재적 접근은 이와 같은 해석의 전제 조건으로 작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