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인문학적 통찰에 기반하여 영상 텍스트를 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다음의 네 가지 내용에 초점을 두어 진행하고자 한다. ① 한류와 할리우드의 현 상황 및 그 교류의 의미 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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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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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인문학적 통찰에 기반하여 영상 텍스트를 주 분석의 대상으로 삼아 다음의 네 가지 내용에 초점을 두어 진행하고자 한다.
① 한류와 할리우드의 현 상황 및 그 교류의 의미
우선 최근 한류의 현실과 한류를 활용하고자 하는 할리우드 영화계의 상황을 점검함으로써 그 교류의 의미를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자 한다. 현재 한류는 드라마, 영화, 대중가요 전 분야에서 성과를 올리며 아시아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한류 배우를 영입하는 할리우드의 현실은 무엇일까. 1990년대 이후 할리우드가 아시아에 눈을 돌리는 것에 대해 할리우드가 그 한계를 드러내며 새로운 출구 전략으로 아시아의 문화 자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그렇다면 이렇듯 할리우드를 향하는 한류와, 아시아를 향하는 할리우드가 만나는 지점에서 창출되는 문화적 성과, 의미 및 경제적 효과는 무엇인가. 이러한 과정에서 과연 양측 모두의 필요가 충분히 조율되고 있는가. 이 같은 질문을 기반으로 본 연구는 한국 대중문화의 글로벌 시장 진출이 어떠한 사회 문화적 의미를 갖는지를 냉정히 분석해 보고자 한다.
② 초국적 영화 및 스타, 그리고 ‘무국적성’
연구의 대상인 세 편의 영화에서 한국 스타들이 연기하는 인물은 모두 국적이 어디인지 파악하기 힘들게 처리되어 있다. 이는 이미 몇몇 아시아와의 합작 영화에서 대두된 민족주의적 논쟁을 경험한 할리우드 제작진이 이러한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배려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민족적, 국가적 색채를 최대한 지우는 것이 점점 초국적 합작 영화의 하나의 관습처럼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성은 고이치 이와부치가 문화 연구에서 활성화시킨 개념인 ‘무국적성’(無國籍性, mukokuseki)으로 설명할 수 있는데 영화에서의 무국적성은 “인종적 민족적 특수성이나 문맥을 지움”으로써 “이러한 요인과 관련된 특수한 문화 및 국가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28) 서사 전략을 낳게 한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등장인물 및 배경의 국적을 지움으로써 궁극적으로 얻게 되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런 무국적성은 결과적으로 세계시민사상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것인지, 국적이 사라지는 대신 또 다른 집단정체성이 대두되는 것은 아닌지, 과연 영화의 경제적 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하여 국가 및 민족 정체성은 쉽게 타협할 수 있는 문제인지 등의 질문을 기초로 하여 위의 세 편의 영화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초국적 합작 영화와 문화적 정체성의 관계에 대하여 고찰한다.
③ 글로컬 아시아인을 구성하는 영화 서사 양식 분석
세 편의 영화 모두에서 국적이 지워지고 정체성이 비어있는 새로운 공간에서 탄생되는 비, 이병헌, 장동건이 연기하는 인물들은 공교롭게도 상당히 비슷한 영화적 장치에 의해 포장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세 인물 모두 과거 어린 시절의 모습이 등장한다든지, 총 대신 검술에 능하다던지 모두 온 몸이 칼에 베인 상처로 뒤덮여 있다든지 하는 점이다. 과연 한류 스타를 활용하기 위하여 할리우드의 다수의 제작진들이 공감한 듯한 이러한 서사 전략을 통해 새롭게 상상되는 아시아 남성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본 연구는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한 로컬 스타를 둘러싸고 생산되는 다양한 문화적 기호를 분석함으로써 21세기 할리우드가 상상하고 한국 영화계가 참여하는 글로컬 아시아인의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④ 영화에서의 시선 이론의 확장 및 재구성
위의 세 편의 할리우드 액션 영화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요인은 이 장르의 필수 요소인 스펙터클로서, 이들 영화의 스펙터클은 이들 세 배우의 노출된 상체 위로 수많은 상처들이 드러날 때에 그 효과가 최고조에 달한다. 이 세 남성 스타의 벗은 몸에 환호하는 대체적인 시선의 주체가 주로 한류를 즐기는 대다수 아시아 여성 관객이고 이 남성 스타들이 시선의 대상이 된다고 할 때에, 이는 로라 멀비가 주장한 고전적 할리우드 영화에서의 시선 이론을 전복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이러한 관계는 대상의 모습을 보며 느끼는 즐거움이 그 효과라 할 수 있는데, 이 한류 스타들을 중심으로 하는 시선의 관계에서는 그들의 몸에 난 상처로 하여 그러한 즐거움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되돌아오고 그 불편함을 느끼는 시선의 주체의 대부분은 아시아 여성 관객이 된다. 따라서 이들 영화를 둘러싼 몸, 시선, 정체성에 관련된 논의는 기존의 그것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2000년대 한류스타와 할리우드가 만나서 창조되는 새로운 초국적 상상력 속에서 기존의 주요 영화이론인 시선이론이 어떻게 확장되며 재구성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이 연구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을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