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국가에 의한 ‘전통’의 근대적 창안과 문화적 변용을 탐구한다. ‘전통’은 해방 이후 근대국가의 수립을 목표로 하는 한국 사회가 국가의 정통성을 회복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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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국가에 의한 ‘전통’의 근대적 창안과 문화적 변용을 탐구한다. ‘전통’은 해방 이후 근대국가의 수립을 목표로 하는 한국 사회가 국가의 정통성을 회복하...
이 책은 해방 후 한국 사회에서 국가에 의한 ‘전통’의 근대적 창안과 문화적 변용을 탐구한다. ‘전통’은 해방 이후 근대국가의 수립을 목표로 하는 한국 사회가 국가의 정통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관심을 가졌던 바이다. 그러므로 전통을 통하지 않고서는 해방 이후 새로운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가운데 사회문화적 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을 제대로 진단할 수 없게 된다.
이 책은 전통과 근대국가 수립의 관계를 두 가지 차원으로 구분하여 접근하였다. 하나는 국가가 주도한 일련의 근대화프로젝트에서 전통담론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거시적 차원이다. 신사임당의 성웅화, 이순신과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문화재, 새마을운동을 연구하였다. 다른 하나는 일상생활의 정치화라는 측면에서 여러 사회주체들이 정체성을 형성하는 데 있어 전통 문제가 작동하는 미시적 차원이다. 3.1운동을 주제로한 좌우계열의 희곡텍스트, 문학평론의 담론장에서 전통과 모더니티의 메타담론, 서정주의 전통론과 파시즘적 이념, 그리고 여성의복의 양장화 과정과 전통과 근대의 상징투쟁을 연구하였다.
전통을 고정되고 주어진 실체가 아니라 근대의 특정한 역사적 맥락 속에서 창출되고 변화하는 성격으로 이해하는 구성주의적 시각은 연구자에 따라 다르게 수용되고 있지만, 그럼에도 일본제국의 식민지를 거쳐 새로운 국민국가를 건설하는 과정에서 전통의 문제가 민족주의나 국가주의 또는 여러 가지 집합기억을 구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게 작용하였다는 점은 기고자들이 가진 공통된 문제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처음 기획 단계에서 두 가지 문제를 강조하고자 했다. 우선 식민지시대와 해방이후와의 구성된 전통의 관계 문제이다. 전통의 동원과 창안은 이미 식민지시대에 등장하였다. 일제하에서 전통이 그 정치적 성격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고 한다면, 해방 이후의 전통은 그 정치적 성격이 은폐된 채로 통용되었다. 두 번째, 해방 이후의 전통 담론이 분단체제를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근대국가의 수립에 있어서 지배 권력이 전통을 동원하게 된 계기와 그 방식에 대한 상세한 연구는 해방 이후 분단 체제의 고착화 과정을 살피는 데 필수 절차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가지는 중요한 시도는 다원적이고 다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전통 담론의 사회사적, 문화사적 기능을 제대로 해명하기 위해서 역사학, 인류학, 사회학, 국문학자들이 함께 기고하였고 문헌실증부터 담론분석, 인터뷰 방법 등이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