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론과 선거정치: 이데올로기, 균열구조와 유권자의 선택

국문 초록 (Abstract)

첫째, 공간이론의 발전과정을 이론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이다. 다운스에 의해 정치학 분야에 소개된 공간이론은 유권자가 자신과 이념 거리가 가장 가까운 후보자를 선택한다는 정의를 바탕으로 서구 민주주의의 국가의 선거 분석에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고전적 공간이론은 모형 수립에 도입된 엄격한 가정과 모형의 결정론적 성격으로 인해 1970년대 이후 여러 차례 수정을 경험해야 했다. 특히 후보자의 자질이나 정당 일체감 등 결정론적 모형이 고려하지 못했던 요인들의 효과를 통제해주어 각 요인들 간의 상대적인 효과에 대한 탐색으로 확장되어 역동적 모형로 발전되어 왔다.
둘째, 공간이론을 적용하는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성이다. 정치적 이념공간이 다차원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후보자와 유권자의 이념 위치를 밝히는 세련된 기법의 발전이 요구되었다. 몇몇 학자들은 요인분석, 다차원척도 등을 사용하여 정치의 이념공간을 복구해왔다. 따라서 다양한 방법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경험분석에 적용한 사례들을 제공하는 것은 공간이론의 연구에서 중요한 작업이 된다.
셋째, 공간이론을 선거정치 분야의 다양한 연구주제 및 가설을 검증하는 작업의 필요성이다. 이념공간이 다차원이나 다수 후보 간의 선거경쟁으로 확대될 경우 중위 유권자 정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이 경우 후보자의 득표 최대화(vote maximization) 지점을 찾아내는 작업은 이론뿐만 아니라 경험적 자료 분석 측면에서도 무척 중요하다. 특히, 초기 공간이론의 결정론적 시각에서 벗어나 후보자 자질, 정당일체감 등의 비정책 요인들이 유권자의 후보선택에 미치는 영향력을 이데올로기로 표현되는 정책쟁점의 효과와 비교하며 경험적으로 검증하는 작업 또한 중요하다.
넷째, 공간이론에 대한 이론적․경험적 도전들을 살펴보는 작업의 필요성이다. 1990년대 이후 일련의 학자들은 기존 공간이론의 수리모형에 심각한 도전을 가했다. 이들은 유권자가 이념거리상 가장 가까운 후보를 선택한다는 효용 모형을 근접이론으로 규정하며 이에 대해 이념적 원점으로부터 방향과 정책선호의 강도로 구성되는 효용 모형을 대안으로 제시하며 방향이론으로 지칭했다. 두 이론은 예측하는 득표 최대화 지점 이 다를 뿐 아니라 권력구조나 정당체계의 성격에 따라 상대적인 설명력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경쟁적인 이론을 살펴보는 작업은 선거이론을 학습하고 교육하는 데 있어서 무척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공간이론을 정당체계와 균열구조에 대한 연구에 적용하는 연구의 필요성이다. 제3세계 신생민주주의 국가들의 민주화 이행과 더불어 진행된 선거와 정당정치는 공간이론가의 관심을 받았고, 공간이론을 적용해 균열구조의 변화와 정당체계의 재편성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이어졌다이러한 시도는 기존 개념적 틀이나 정성적 기술에 의존하던 이 분야의 연구에 방법적 측면에서 큰 공헌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