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의 가변적 환경과 불확실성은 고정된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개인에게 끊임없는 정체성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확고한 좌표를 찾으...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현대 사회의 가변적 환경과 불확실성은 고정된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개인에게 끊임없는 정체성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확고한 좌표를 찾으...
현대 사회의 가변적 환경과 불확실성은 고정된 가치 체계를 해체하고, 개인에게 끊임없는 정체성의 재구성을 요구한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확고한 좌표를 찾으려는 시도는 현대인들에게 필연적으로 실존적 불안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존재 체계의 재구축을 요구한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불안을 단순한 심리적 동요가 아닌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건으로 전제하고, 이를 ‘유동적 자아’를 증명하고 시각화하는 조형적 실천 과정을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자는 초기에 지향했던 ‘완결된 자아’라는 개념이 서구 형이상학의 로고스 중심주의적 환상임을 자각하고, 고정된 중심을 해체하는 자크 데리다(Jacques Derrida)의 ‘차연(différance)’과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리좀(rhizome)’이론을 이론적 토대로 수용했다. 이를 통해 자아를 고정된 실체가 아닌, 타자와의 관계 및 시간의 지연 속에서 끊임없이 재구성되는 ‘생성(becoming)’의 과정으로 재정의했다. 나아가 이러한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층위의 중첩을 다룬 줄리 머레투(Julie Mehretu), 형상의 해체를 통한 감각적 실존을 드러낸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실을 이용해 부재를 공간화한 피하루 시오타(Chiharu Shiota)의 작품 세계를 분석하여 본 연구만의 차별점을 모색하였다.
본 연구의 핵심은 이러한 추상적인 철학적 사유를 구체적인 물질과 공간으로 치환하는 데 있으며, 이는 다음의 세 가지 조형적 연구방법으로 구체화된다. 우선 평면 작업에서는 ‘입자(particle)’의 진동을 통해 경계를 해체한다. 연구자는 먹의 번짐, 에어브러시의 미세한 분사, 목탄의 비고착성을 활용하여 대상을 견고한 덩어리가 아닌 흩어지는 입자의 집합체로 표현함으로써, 고정불변의 자아를 부정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시적 유동성을 가시화한다. 이와 더불어 허물을 통한 ‘보충(Supplément)’과 아카이빙을 시도한다. 자아 정련의 과정에서 배출된 부산물인 허물을 단순한 폐기물이 아닌, 성장을 증명하는 실존적 흔적으로 재해석한다. 이는 결핍을 메우는 보충적 기원이자, 과거의 시간을 현재로 소환하는 매개체로서 기능한다. 나아가 설치 작업에서는 실과 천, 나뭇가지를 이용해 ‘가변적 좌표’를 구축한다. 이는 연구자의 작품을 고정된 오브제가 아닌 리좀적 구조로 공간화하여, 자아가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타자와의 접속과 이탈을 통해 매 순간 좌표를 갱신하는 ‘관계적 주체’임을 입증하기 위함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는 ‘완결’이라는 도달 불가능한 목표를 ‘지속 가능한 방향성’으로 재설정하는 과정이다. 본 연구는 불안과 허무를 창작의 핵심 동력으로 전환하여, 고정되지 않는 삶의 좌표 위에서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끊임없이 자신을 갱신해 나가는 능동적인 예술가로서의 태도 아래 형이상학적 개념을 새로운 조형언어로 시각화하여 제시하고자 한다.
목차 (Table of Cont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