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에서는 신라 33대 성덕왕에서부터 36대 혜공왕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진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분석한다. 이 시기는 정교일치적 세계관이 균열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인간 중심적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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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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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에서는 신라 33대 성덕왕에서부터 36대 혜공왕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진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분석한다. 이 시기는 정교일치적 세계관이 균열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인간 중심적 이...
이 연구에서는 신라 33대 성덕왕에서부터 36대 혜공왕 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진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분석한다. 이 시기는 정교일치적 세계관이 균열을 일으키며 본격적으로 인간 중심적 이야기들이 발생하는 때이다. 연구의 출발은 각 왕대에 중요하게 전개되는 화소를 분석하여 서사 구조를 도출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선행 연구와 연결시켜 시대 맥락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분석할 것이다. 다음은 각 왕대의 핵심 서사를 정리한 것이다.
① 33대 성덕왕
성덕왕 시대에 대한 문학적 접근은 수로부인과 남백월 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 이야기에 한정된다. 특히 수로부인과 향가에 관한 연구는 다방면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남백월에서 수도정진하는 두 성인의 이야기도 종교설화로서 손색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 연구에서는 이 두 편의 이야기를 종합하여 분석할 것이다.
② 34대 효성왕
효성왕은 성덕왕의 아들이자 경덕왕과 형제이다. 삼국유사에서 효성왕의 역할은 미미하다. 기이 편에 실려잇는 효성왕 조의 내용도 실제로는 성덕왕 시대에 벌어진 일들이다. 탑상 편에서 강조되는 것도 아버지를 위한 효심으로 선업을 쌓은 일이 전부다. 의해 편에서 언급된 진표는 점찰법을 얻은 고승이다. 진표가 얻은 점찰법은 적극적인 참회 촉구와 경고다. 효성왕 시대에 진표는 계를 얻어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 효성왕 시기의 기사 중에 서사 구조를 갖춘 것은 신충과의 일화이다. 신충궤관은 피은 편에 실려있는 이야기다. 효성왕이 왕위에 오르기 전에 했던 말을 잊은 일 때문에 벌어진 일화다. 신충궤관의 서사 분석을 통해 효성왕 시대의 풍경을 그려볼 것이다.
③ 35대 경덕왕
열람표를 통해 보면 알 수 있듯이, 경덕왕 시대는 3차 통합 시대라고 할 만큼 삼국유사 전편에 걸쳐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경덕왕은 성덕왕의 아들이자 효성왕과 형제이다. 흥법과 신주 편은 이미 진평왕-문무왕 시대를 거쳐 그 서사적 기능이 종결된 편목이기 때문에 이후의 왕대에서는 의미가 없다. 경덕왕의 정치 · 세속적 성격을 다루고 있는 기이 편의 내용은 흥미롭다. 경덕왕이 음경이 작아 아들을 낳지 못하는 운명을 고승에게 간청하여 ‘여자’ 같은 아들을 얻게 된 사연(경덕왕 충담사 표훈대덕) 진평왕이 자신의 딸을 신라 최초의 여왕으로 등극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이것 외에도 경덕왕 시대의 서사구조는 신라 중대를 마무리하는 여러 징후들을 담고 있다. 경덕왕 시대의 이야기들은 이 연구의 핵심적인 내용이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성덕왕과 효성왕 그리고 경덕왕의 아들인 혜공왕 이야기는 경덕왕 시대를 기점으로 전후로 분포한다. 경덕왕 시대의 이야기는 통일 신라의 영광과 몰락을 둘러싼 주제의식을 엿볼 수 있는 단서이다. 혜공왕 이후에 등장한 원성왕 이후 신라 하대의 분위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묶어 다뤄야 한다. 경덕왕 시대에 등장하는 모든 편목에서의 기사가 어떤 식으로 연관을 맺고 하나의 통일된 주제의식을 구현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④ 36대 혜공왕
혜공왕은 경덕왕의 아들이다. 그러나 경덕왕 시대에 이미 언급했듯이 원래 여자로 태어날 운명이었는데 아버지의 간절한 애원으로 아들로 뒤바뀌어 태어난 임금이다. 이런 이유로 혜공왕은 여자처럼 굴었다고 한다. 삼국유사에서 혜공왕은 신라 중대를 마감하는 왕이자 아버지의 부자연스러운 욕망에 희생된 유약한 임금이다. 엄밀히 말해서 혜공왕 시대는 경덕왕이 의도하고 자초한 일의 결과를 확인하는 자리일 뿐이다. 그런데 이때에 김씨 왕권의 정치적인 시조라고 할 수 있는 김미추의 무덤에 김유신의 혼령이 나타난다. 삼국유사 속의 김유신은 김춘추를 능가하는 권위와 신성함을 지닌 인물이다. 그의 영웅성은 인간적인 것에서부터 도리천의 성인의 환생으로까지 포진되어 있다. 김유신 혼령의 출현은 혜공왕 시대가 파국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자 경덕왕으로 대표되는 통일 신라 중대의 왕권이 이전 시기와 갈등을 빚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