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기에는 산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이론화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양상의 실천적 모색들이 수행되었다. 그 대표적 작가들에 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본 연구가 그 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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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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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기에는 산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이론화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양상의 실천적 모색들이 수행되었다. 그 대표적 작가들에 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본 연구가 그 가운...
조선중기에는 산문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이론화 과정을 거치며 다양한 양상의 실천적 모색들이 수행되었다. 그 대표적 작가들에 관해서는 이미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본 연구가 그 가운데에서도 최립․유몽인․허균에 주목한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이른바 漢文四大家라는 모호하면서도 포괄적인 언명이 시사하는 바와 같이 이 시기를 대표할만한 작가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점에 있어서는 다양한 의견이 제기될 수 있다. 후대의 평가를 근거로 하는 것이 가장 손쉬운 방법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 문단에서 지속적인 논쟁 대상이 되었던 최립 이외에 유몽인과 허균에 대해서는 정당한 대접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들이 정치적인 문제로 문단의 주목을 받을 기회 자체를 박탈당해 왔음을 상기한다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표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결코 온당한 태도라 할 수 없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현재적 시각에 입각해 그 문학적 성취를 가늠할 수도 있겠는데, 이 경우 우리 민족의 삶의 양상과 의식을 우언과 풍자의 수법으로 기술한 유몽인이나 날카로운 현실 비판 정신과 자유분방한 작법을 보여준 허균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할 수 있겠지만, 사변적 경향이 두드러진 최립의 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들은 단지 한 시대에 공존했던 작가일 뿐만 아니라 직접 교유하며 문학에 관한 의견을 나눈 사이이기도 했다. 허균이 최립의 문장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 것은 전술한 내용 이외에도 여러 자료에서 확인되는 바이거니와 유몽인 역시 선배인 최립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산문이 각각 상이한 방향으로 표출되었다는 사실은 산문의 문학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그만큼 다양했음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예라 하겠다. 본 연구는 바로 이와 같은 점에 착안하여 각각의 이론적 근거와 주장을 살펴보고 어떤 방식으로 실제 창작에 적용되었는가를 분석해 봄으로써 당시 산문의 성격과 산문사적 의의를 구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최립․유몽인․허균의 문학론과 산문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작업과 문체와 수사를 중심으로 그 표현미적 특징을 구명하는 작업, 그리고 각각의 작품 속에 투영된 주제 의식과 사유 양상을 고찰하는 작업으로 나누어 진행될 예정이다.
최립․유몽인․허균이 활동했던 시기는 명대 복고파의 이론과 작품이 본격적으로 소개․수용되던 때로, 복고파의 논리와 유사한 이론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창작의 영역까지 영향력을 발휘할만큼 성숙한 단계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이 시기에 있어서 당송문은 여전히 치밀한 학습과 연찬을 요구하는 주요 전범이었으며 이들은 바로 당송문을 누구보다 철저하게 학습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함으로써 자기화하는 데 성공한 문인이었다. 이들은 이와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그 관심 영역을 넓혀갔으며, 자신만의 개성적 문체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적인 모색을 적극적으로 실천하였다. 따라서 이들의 이론을 면밀하게 비교 검토하는 작업이 요구되는 바, 각각의 이론을 고찰함과 아울러 조선후기 비평가들에 의해 제기된 논제들을 활용하여 그 이론적 특징과 비평사적 의의를 밝혀보고자 한다.
작품 분석은 문체와 수사 등의 표현미에 대한 분석과 주제 의식과 사유 양상에 대한 고찰 등 두 가지 방면을 중심으로 살펴볼 것이다. 한문학에 있어서 文類와 개념적 충돌을 빚는 문체는 작품의 문예적 성격과 관련하여 심중한 의미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 논의될 문체는 전통적 한문산문 장르에 관한 이론이 아니라, 文(sentence)이나 文章(composition)을 씀에 있어서 쓰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개개 문자언어의 표현 양식을 지칭한다. 문체론적 입장에서 볼 때 문학을 다른 예술장르와 구분 짓는 가장 본질적인 요소는 그것이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는 예술이라는 점에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문체란 내용보다는 표현상의 선택의 문제로 이해되어져 왔고, 이에 따라 문체는 종종 ‘사상의 옷(dress of thought)’이나 ‘표현의 양식(manner of ezxpression)’으로 정의되기도 했다. 그러나 문체론은 단순히 형식에 국한된 논의가 아니며, 언어 표현적 방법을 통해 형식과 내용의 긴밀성에 접근해가는 통합적 연구방법론이다. 이런 점에서 문체론적 작품 분석은 한시 방면에서 작품의 심미적 특징과 관련하여 주목받는 風格 개념과도 통하는 면이 있다. 고문이 지향한 문체 특징으로는 奇異․簡潔․古雅 등을 들 수 있는데, 성리학의 보편 사유와 작가의 개성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려니와 ‘낯설게하기(defamiliarization)’, ‘탈자동화’, ‘함축’ 등의 문학적 장치와도 긴밀하게 관련된다.
또한 한문산문은 비유법․의인법․반어법․동음이의어법․상징법․풍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