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과제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과제는 1953년 공포된 형법에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라는 규정이 존속․재도입된 과정과 이유를 검토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

http://chineseinput.net/에서 pinyin(병음)방식으로 중국어를 변환할 수 있습니다.
변환된 중국어를 복사하여 사용하시면 됩니다.
https://www.riss.kr/link?id=G3680959
2011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0
상세조회0
다운로드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과제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과제는 1953년 공포된 형법에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라는 규정이 존속․재도입된 과정과 이유를 검토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
이 연구는 크게 두 가지 과제로 이루어진다. 첫 번째 과제는 1953년 공포된 형법에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라는 규정이 존속․재도입된 과정과 이유를 검토하는 것이다. 두 번째 과제는 그렇게 도입된 음행매개죄와 혼인빙자간음죄가 실제로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고찰함으로써 그 배후에 있는 한국의 섹슈얼리티/젠더 질서의 구조와 변동을 해명하는 것이다.
첫 번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해방 후 법제사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헌법․형법․민법 등 기본 법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표명된 법전편찬위원회의 포부와 견해, 그리고 형법이 제정․통과․공포되는 과정을 검토할 것이다. 특히 형법 각칙의 초안을 수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엄상섭의 논의를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새로운 법체계를 만드는 것은 새로운 사회의 기초를 확립하는 것이므로 그 과정에 새로운 민족국가에 대한 사회적 기대와 열망, 성적․도덕적 이상을 새롭게 확립하려는 욕구가 반영되었을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이 연구에서는 그러한 욕구가 형법의 섹슈얼리티/젠더와 관련된 조문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식민주의의 유산이 제대로 극복되지 못했는지 살펴볼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해방 후 한국 법제사에 관한 기존 연구들을 참조하여 당시 상황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한 다음(최종고, 1991a; 1991b; 문준영, 2010), 법률잡지 法政과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형사법령제정자료집(1): 형법(1990) 등에서 법전편찬위원회의 기록과 엄상섭을 비롯하여 형법 제정에 참여했던 논자들의 논평을 세밀하게 검토할 것이다. 또한 그 밖의 신문과 잡지 등 언론자료를 활용하여 법제 마련 과정에 관한 보충 정보를 수집할 것이다. 아울러 음행매개죄․혼인빙자간음죄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다른 법령, 곧 “음행의 상습 있는 부녀”를 통제하는 공창제도 등 폐지령과 윤락행위 등 방지법과 두 조문의 관계도 함께 살펴볼 것이다.
두 번째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형법이 제정된 이래 음행매개죄와 혼인빙자간음죄가 적용된 판례들을 분석할 것이다. 판례들에서 “음행의 상습 없는 부녀”가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시기에 따라 그 경계가 변하지 않았는지 검토할 것이다. 1950년대 박인수 사건과 같은 희대의 스캔들과 최근 두 차례 혼인빙자간음죄 위헌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은 각 시대의 성규범과 이데올로기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판례 외에 각종 신문기사와 잡지 등 언론 자료 등도 분석할 것이다.
이렇듯 이 논문의 연구 방법은 문헌 연구다. 이 논문에서는 법조문과 판례를 비롯한 공식 자료 역시 ‘담론’으로 다룰 것이다. 이것은 아무리 중립성과 객관성을 표방한 자료라고 할지라도 현실의 투명한 반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그것이 전제하거나 은폐하고 있는 관념들에 유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문헌에 등장하는 다양한 범주들을 “문제시”하고 “맥락화”할 필요가 있다(Scott, 1988: 115). 특히 이 논문에서는 법을 ‘젠더화 전략’으로서 이해하기 때문에 법조문과 판례들이 여성과 남성, 그리고 여성과 여성 사이의 차이를 어떻게 조직하는지에 유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