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연구들은 고대에서 근대 초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의 지위가 단선적인 진보나 퇴보의 역사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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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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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연구들은 고대에서 근대 초에 이르기까지 노인들의 지위가 단선적인 진보나 퇴보의 역사가 아니라 시간과 공간에 따라 큰 편차를 보이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본 연구는 예비적으로 고대 사회의 문학적 텍스트들 속에서 노년 및 노인의 이미지가 어떻게 표상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살펴볼 것이다. 이에 관한 한 고대에서 근대에 이르기까지 서구 문명은 두 가지 상반된 전통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는 노년을 미화하고 숭상하는 전통이 있었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현실 속의 노인들은 ‘초인적 존재’이기보다는 추하고 쓸모없는 ‘인간 이하의 존재’에 더 가까웠으며 실은 노년의 현실을 묘사한 이 같은 부정적 표상이 근대에 이르기까지 주류를 이루었다. 이 같은 대립적 전통은 각각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노년관으로 집약되어 근대에 이르기까지 면면히 이어졌다. 이와 같은 전통적 표상들은 중세 및 근대 초에 와서 어떤 식으로 계승되고 변형되었는가? 먼저 플라톤에서 비롯된 당위와 이상으로서의 노년관은 중세의 교부와 신학자들에 의해 더욱 추상화되었다. 즉 이들에게 진정한 노인은 나이와 무관하게 지혜와 미덕을 갖춘 현자를 의미했다. 하지만 현실 속의 노년이 저주요 형벌이며 악의 온상이라는 것 또한 분명했다. 중세 문학은 노년에 대한 비관에 여성 혐오를 보태어 고대의 표상을 이어갔다. 르네상스로부터 태동한 근대는 노년에 대한 공포와 불쾌한 감정을 낱낱이 드러냈다. 화가들은 젊음과 늙음의 대비라는 오래된 테마를 부활시켰고, 문인들은 청춘을 찬양하며 노년을 한탄하거나 저주했다. 그럼 어떻게 노년의 저주를 피할 수 있을 것인가? 적어도 상상의 세계에서는 그런 도피처들이 존재했다. 라블레가 묘사한 텔렘 수도원이나 캄파넬라의 『태양의 도시』, 베이컨의 『새로운 아틀란티스』 같은 유토피아에서 노년은 추방되어야만 했다. 여러 지식인들은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노화를 예방하는 비법을 찾는 데 몰두했으며, 수많은 민간요법들과 더불어 영원한 ‘젊음의 샘’이나 ‘회춘의 묘약’ 등에 대한 몽상이 꼬리를 물었다. 이렇듯 오랜 동안 노년에 대한 표상을 지배한 것은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비전이었다. 노인들은 주변적 존재로 여겨졌다. 그러나 이러한 장기지속의 틀 안에서 노인들의 처지를 더욱 악화시키거나 개선하는 데 영향을 끼친 상황 요인들이 존재했다. 본 연구는 이러한 상황 요인들이 특정한 시기에 어떻게 서로 간섭하고 충돌했는가 하는 문제를 탐구할 것이다. 또한 본 연구는 근대 시민사회 이전의 대표적인 사회 신분인 성직자, 귀족(또는 기사), 농민층의 노인들, 그리고 또 하나의 신분인 여성 노인들이 어떠한 처지에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와 같은 실증적 작업을 토대로 본 연구는 가장 원초적인 문제, 즉 전통사회에서 오늘날과 같은 인생의 한 단계로서의 노년이라는 관념이 존재했는가, 그리고 노년 인구가 특정한 사회적 범주로서 인식되었는가 하는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성직자는 물론이고 기사들 또한 연령보다는 육체의 건강이 사회 활동의 실질적인 제약 요인이었으며, 특히 인구의 대다수를 차지했던 농민들의 세계에서 인생은 여러 단계로 나눌 수도 또 굳이 나눌 필요도 없는 ‘한 덩어리’일 따름이었다. 이 같은 노년의 부재는 여러 측면에서 나타난다. 노동 능력이 남아 있는 한 은퇴란 없었으며, 더 이상 일할 수 없을 정도로 노쇠하거나 병들었을 때부터 진정한 노년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노년의 탄생을 예고하는 태도와 관행들이 미약하나마 존재했던 것도 사실이다. 본 연구는 이렇듯 인생의 한 단계로서의 노년의 탄생을 예고하는 다양한 조짐들을 면밀히 추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