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후 여성소설의 몸 담론과 젠더의식

국문 초록 (Abstract)

연구의 방법론적 접근은 여성소설 텍스트에서 부각된 몸 담론을 파악하기 위한 이론으로 메를로-퐁티의 관점과 버틀러의 수행성 이론을 접목할 것이다. 이에 따라 본 연구는 전후 한국여성 소설 텍스트의 범주를 50-60년대 여성소설로 국한할 예정이다. 그 까닭은 전쟁 직후 즉, 10-20년 이내 창작된 여성소설 작품 텍스트에 부각된 몸 담론에서 전쟁 내지는 전후 세계의 폭력성을 증언하는 전후 여성 작가들의 실천적 삶의 가치로서 젠더의 수행성이 보다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국 전후 여성작가들의 젠더의식을 다각적으로 해명하는 데 있어 우선적으로 강신재, 박경리, 손소희, 최정희, 박완서, 오정희, 한무숙, 이문희 등의 소설작품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텍스트 선정은 강신재의 <어떤 해체>, <제단>, <표선생수난기>, <<임진강의 민들레>>, ＜＜파도>>, 박경리의 <암흑시대>, <표류도>, <<시장과 전장>>, <<불신시대>>, 손소희의 <<남풍>>, 최정희의 <수난의 장>, <찬란한 대낮>, <탄금의 서>, <피난행>,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 동안>, <나목>, <<엄마의 말뚝>>, 오정희의 <유년의 뜰>, <바람의 넋>, <중국인 거리>, 한무숙의 <김일등병> <파편>, <대구로 가는 길>, <허물어진 환상>, <감정이 있는 심연>, 한말숙의 <신화의 단애>, 이문희의 <하아모니카의 계절> 등에서 고려할 것이다.
연구 내용을 대략 개괄하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몸 담론을 읽어내는 방법론적 접근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텍스트의 몸 담론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인간 존재는 곧 인간의 ‘몸’이라는 메를로-퐁티의 몸에 대한 관점을 적용하되, 몸 담론의 심층의미로 작가의 젠더의식으로 해명하는 데 있어서는 버틀러의 수행성 이론을 적용할 계획이다. 쥬디스 버틀러의 수행성 정치성에 따르면, 전후 여성작가의 몸의 담론을 남성 작가와는 다른 젠더적 정체성의 정치 혹은 차이의 정치로서 여성작가들의 창작 전략을 문화적 구성주의, 비주권적 언어행위와 언어주체, 그리고 언어의 행위대리와 수행성 등의 측면에서 다양하게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본격적 논의 과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것이다. 1장에서는 한국 전후 여성작가들의 소설 텍스트에 부각된 몸 담론의 타자성을 파악할 것이다. 대략적인 예를 들자면, 전후 여성소설 텍스트에서 나오는 여성 인물들의 몸은 1)운명에 굴복하는 소극적 몸의 타자성, 2)현실에 안주하는 타협적 몸의 타자성, 3) 왜곡된 전후 현실에 저항하는 갈등적 몸의 타자성, 4) 현실 권력에 만족하는 맹목적 몸의 타자성 4) 현실 부조리에 벗어나기 위한 저항적 몸의 타자성 등의 의미로 읽혀질 수 있을 것이다.
2장에서는 1장에서 밝혀진 몸 담론의 타자성의 차이를 토대로 작가들의 젠더의식을 해명할 것이다. 대략적 예를 들면, 여성작가들의 젠더의식은 1) 전쟁의 폭력성을 비판하는 역동적 수행성으로서 여성성 2) 전후 도덕성을 상실한 쾌락을 반성하는 역동적 수행성으로서 여성성 3) 실존적 의미로 모성을 추구하는 역동적 수행성으로서 여성성 4) 죽음 앞에서 인간한계를 직시하는 역동적 수행성으로서 여성성 5) 삶의 부조리를 인식하는 역동적 수행성으로서 여성성 등 다각적으로 창작에 있어 현실 재현의 정치적 수행성의 차이가 밝혀질 것이다.
3장에서는 전후 여성작가들의 젠더시각의 변화와 차이를 정리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전후 여성작가의 젠더의식이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역사적으로 변화, 지속되는 과정을 작가 개인의 창작 수행성의 변화와 더불어 작가별 차이로 살펴보게 될 것이다. 요컨대, 한국 전후 여성소설에 나타난 몸 담론에 대한 방법론적 접근은 고정된 젠더 정체성에 저항하며 시대와 세태의 변화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하는 젠더 수행성을 형상화한 작가들의 창작 수행적 정치성을 해명하는 점에서 의미를 다각적으로 제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