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에 관한 담론 속의 생명의료를 위한 덕: J. Habermas의 의사소통 행위이론을 토대로

국문 초록 (Abstract)

연구요약: 본 연구에서 연구자는 하버마스가 제시하는 합리적 의사소통 행위자들 간의 담론(discourse)을 통해 의료에서 요청하는 생명의료를 위한 덕에 대한 보편적 합의를 도출해내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 목표를 구체화하기 위해서 연구내용을 다음과 같이 구안(具案)하였다.
과학으로서 의료를 보는 입장에 따르면 의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측정과 평가 그리고 계산을 통해 해결될 수 있으며, 그 결과 모든 현상을 이론화 그리고 개념화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의료의 대상은 생명을 지닌 인간 존재이다. 즉 의료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은 도덕 행위자의 믿음과 품성과 같은 구체적인 배경으로 야기되는 것이고, 그 결과 개별자의 건강, 질병, 삶, 죽음, 탄생과 고통이라는 점에서 이해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의료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개별 환자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고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의료는 질병을 가진 인간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할 것이며 행위 주체로서의 행위자의 성품, 즉 의사의 자질과 성품을 강조하는 덕 윤리는 의료윤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토대로 중요한 시사점을 가질 것이다.
의료에서 요청하는 덕의 의미와 그 중요성을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의료에 관한 올바른 담론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에 연구자는 의료에 대한 담론 과정의 토대로써 하버마스의 의사소통 행위이론을 제안하고자 한다. 하버마스의 보편 화용론은 가능한 모든 대화 상황에 나타나는 의사소통의 조건에 대한 분석을 통해 성공적인 언어 행위를 위한 전제 조건을 설명하려고 한다. 하버마스에 따르면 의사소통 행위이론의 상호 이해와 합의에 이르는 과정은 주체들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발화수반적 행위와 중요한 연관성을 가진다. 결국 발화수반적 행위의 성공여부는 청자가 화자를 신뢰할 수 있도록 화자가 구체적인 참여 속으로 들어가는데 달려 있다. 따라서 소통적 행위에 참가한 화자는 보통 그가 개인 상호간의 관계를 시작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의미를 주제상으로 강조된 타당성 요구에 연결시키고 그리고 그에 따라 구체적인 의사소통의 양상을 선택한다. 그리고 이러한 타당성 요구에 대한 존중을 통해 그들은 상호 간의 이해와 합의라는 목표를 지향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합리적 의사소통 행위자들 간의 담론을 통해 이성적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음을 역설하는 하버마스의 담론 윤리는 의료에서의 덕을 논하는 중요한 방법으로써 의미를 가질 것이다. 다문화적이고 세계적인 현대 사회에서 덕의 확실성에 대해서는 언제나 의문이 제기될 수 있으며 또한 갈등과 논의의 과정을 통해 새로운 덕에 대한 요청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요청하는 덕이 무엇인가에 대해 공통의 관점에 도달하는 것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담론 윤리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하버마스는 실질적인 윤리적 정확성에 도달하는 과정에는 많은 사람들 간의 논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였으며 이러한 주장은 덕에 대한 사회적 합의에 있어서도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담론의 과정을 통해서 우리는 덕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보편적 합의에 도달하도록 시도해야 한다. 왜냐하면 덕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전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담론이 더 나은 이해를 도출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덕에 대한 공통의 관점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써 담론의 역할에 대한 이와 같은 논의는 의료에서 요청하는 덕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연구자는 본 연구를 통해 먼저 의료윤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 덕 윤리의 필요성에 대해 밝힐 것이다. 그에 이어 의료에 관한 다양한 담론을 시도함으로써 생명의료를 위한 덕에 대한 보편적 합의점을 마련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