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와 중국화: 세계화에 대한 중국의 시각

국문 초록 (Abstract)

"중국의 세계화인가, 세계의 중국화인가?" 이것은 최근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세계화 담론의 화두이다. 세계화는 '전구화' 또는 '일체화'로 표현되며, 중국화는 '본토화' 또는 '민족화'로 표현된다. 1992년 '사회주의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확산되는 세계화에 대한 낭만적 낙관론은 1997년 동아시아 경제위기를 계기로 증폭되는 세계화에 대한 소극적 비관론으로 후퇴하고,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가입문제의 진전에 따라 다시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참여론으로 선회한다. 중국의 세계화 담론은 이제 비로소 초기의 성급한 논의를 지양하여 성숙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연구는 세계화에 대한 중국의 시각을 21세기 중국의 진로에 대한 전망에 있어서 매우 긴요한 단서의 하나로 파악하고, 그에 대한 심층적 분석과 평가를 시도하고자 한다.

중국의 세계화 담론에는 전통적 맑스주의, 보수적 민족주의, 개혁적 자유주의 등 대체로 세 가지의 시각이 경쟁적으로 투사되고 있다. 맑스주의적 시각은 사회주의의 약화에 따라 전세계적 차원에서 다국적자본의 자본축적이 가속되는 자본주의적 측면을 부각하고, 민족주의적 시각은 소련의 붕괴에 따라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군림하게 된 미국의 패권주의적 측면을 부각하며, 자유주의적 시각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가 확산되는 보편주의적 측면을 부각한다. 자유주의적 시각은 세계적 보편성을 강조하고, 민족주의적 시각은 중국적 특수성을 강조하며, 맑스주의적 시각은 경우에 따라 그 강조의 초점이 달라진다. 그러나 중국의 세계화 담론에서 드러나는 세 가지의 대표적 시각은 현실적으로 다양한 차별성과 아울러 일정한 공통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와 같은 세 시각에 내재하는 공통성이 세계화에 대한 중국적 자율성을 제약하는 객관적 조건의 필연성을 강조하는 반면, 세 시각이 드러내는 차별성은 세계화에 대한 중국적 자율성을 모색하는 주체적 선택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따라서 이 연구는 1) 세계화의 기본적 개념 및 성격, 2) 일반적 유형 및 양태, 3) 중국적 영향 및 대안 등에 관하여 세 시각에 내재된 공통성과 차별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함으로써 21세기 중국의 진로에 대한 전망을 모색할 것이다. 그를 위하여 이 연구는 주로 관련 문헌에 대한 체계적 분석에 집중할 것이며, 필요한 경우에는 관련 인사에 대한 심층적 면담을 병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