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자연 철학

국문 초록 (Abstract)

1장에서 나는 17세기 자연 철학이 데카르트와 홉스의 운동학 기계론에서 뉴턴과 라이프니츠의 동력학 기계론으로 이행하는 경향이 있다는 이 책의 테제를 제시한다. 나의 테제는 17세기 자연 철학의 흐름을 동력학의 대체로 일관된 성장으로 보는 과학사 연구자, 웨스트폴 R. Westfall의 견해에 의문을 제기한다.
2장에서 나는 근대 과학 혁명이 성립하는 문화사의 흐름을 자연 마술과 자연 철학의 관계 속에서 탐구한다. 데카르트와 홉스는 자연 마술을 의도적으로 철저히 배격하지만,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자연 마술을 수용한다. 자연 마술과 자연 철학은 연속과 단절의 이중 관계 속에서 근대 과학 혁명을 낳는다.
3장에서 나는 관성 원리를 발견하여 17세기 역학 혁명의 문을 연 갈릴레오의 자연 철학을 원자론, 공간론, 시간론, 운동론의 측면에서 분석한다. 갈릴레오는 르네상스 시대에 부활한 고대 원자론을 받아들여 독특한 기하학 원자론을 제시한다. 갈릴레오는 운동론에서 자연 가속 운동 또는 자유 낙하 운동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를 비판하는데 이 비판은 기하학 원자론에 기초한 공간론을 전제한다. 그리고 갈릴레오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자유 낙하 운동에 대한 정의는 기하학 원자론에 입각한 시간론을 전제한다.
4장과 5장에서 나는 근대 자연 철학의 성격을 고중세 아리스토텔레스주의 자연학의 목적론과 구별하여 기계론으로 뚜렷하게 정립한 데카르트의 자연 철학을 분석한다. 4장에서 나는 데카르트의 물질론을 운동학 기계론으로 규정하고, 운동학 기계론의 특징이 수동적 물체론과 환원주의 방법이라고 논증한다. 5장에서 나는 데카르트의 운동론과 과학이 자연 마술 전통을 철저하게 배제하려는 의도 아래 성립한다고 논증한다. 데카르트가 구체적 자연 현상, 예를 들어 중력 현상이나 자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소용돌이 vortex, 물질 입자로 꽉 찬 공간 plenum 등의 가설을 도입하는 것은 물체에서 능동적 힘과 같은 ‘신비한 occult’ 성질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6장에서 나는 홉스의 물질론에서 몇 가지 주요 개념을 분석한다. 새핀 S. Shapin과 새퍼 S. Schaffer는 홉스가 보일의 진공을 거부한 이유는 공간이 물질 입자로 꽉 차 있다고 믿는 견해와 강력한 왕권을 지지하는 정치 종교 철학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홉스의 꽉 찬 공간 이론이 다시 공간, 물체, 운동 개념에 대한 그의 운동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성립한다고 논증한다.
7장에서 나는 뉴턴의 자연 철학을 연금술과의 관계 속에서 동력학 기계론으로 규정한다. 뉴턴은 케플러의 천문학과 갈릴레오의 역학을 종합하여 근대 과학 혁명을 완성한다. 그러나 뉴턴의 힘 개념은 연금술의 생명 인자 관념의 영향으로 성립하기 때문에 데카르트주의자들로부터 신비한 성질이라고 공격받는다. 뉴턴의 동력학 기계론은 데카르트가 자연 철학에서 철저하게 제거한 자연 마술 전통을 계승한 산물이다.
8장에서 나는 라이프니츠의 자연 철학을 그의 실체론과 신비주의 전통의 관계 속에서 동력학 기계론으로 규정한다. 최근 철학사 연구에 따르면 라이프니츠의 자연 철학도 뉴턴의 역학과 마찬가지로 신비주의 전통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라이프니츠의 힘 개념은 그의 실체론을 바탕으로 성립하고 이 실체론은 스콜라 철학, 자연 마술, 카발라, 중국 철학 등 신비주의 전통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라이프니츠는 실체의 본성인 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