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미국문학에 나타난 아시아계 미국 여성의 가정성을 탐구하는 본 연구자의 학위 논문은 19세기 말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매혹과 관심을 대변하는 존 루터 롱 (John Luther Long) 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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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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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문학에 나타난 아시아계 미국 여성의 가정성을 탐구하는 본 연구자의 학위 논문은 19세기 말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매혹과 관심을 대변하는 존 루터 롱 (John Luther Long) 의 『나비부인』(Madame Butterfly) 분석으로 시작한다. 동시대 작가이자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작가인 오노토 와타나 (Onoto Watanna) 및 수이 신 파 (Sui Sin Far)의 작품들과의 병치를 통해 아시아- 미국의 국제적, 혼종 로맨스의 원형인 ‘나비부인’ 의 구조가 실상은 아시아계 미국 여성 주체의 탄생을 위해 극복되어야 할 제국주의적 여성 담론 (스승이며 주체인 백인 미국여성 대 제자이며 객체인 아시아 여성)에 빚지고 있음을 읽는다. 나아가 영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의 혼혈로 태어나 캐나다에서 성장하며 서구식 여성교육을 받았으나 백인 여성으로서의 문화적 정체성을 주장하는 대신 서구 문단 내 최초의 ‘아시아 여성’ 작가로 자리매김된 오노토 와타나와 수이 신 파의 위치가 상징하는 인종적, 국가적, 문화적 복합성과 갈등을 살펴봄으로써 미국 문학의 영역 내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차지하게 되는 이국적이고 주변적인 영역의 고찰을 시도한다.
이어서는 1940-7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도록 두 세대에 걸친 국가적, 가족적 갈등상황을 아우르는 세 개의 텍스트를 주목한다. 일본계 미국 작가 벨리나 하수 휴스턴(Velina Hasu Houston)의 Tea, 한국계 미국 작가 노라 옥자 켈러 (Nora Okja Keller)의 Comfort Woman, 최초의 베트남계 미국 작가로 평가받는 란 카오 (Lan Cao)의 Monkey Bridge를 읽으며 각 작품의 중심에 존재하는 아시아계 미국적 모녀관계의 갈등적 요소를 고찰한다. 미국에서 태어난 딸 세대가 갖는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아직도 아시아인으로 남아있는 어머니의 육체에 아로새겨진 미국의 아시아 침략과 전쟁에 대한 국가적 기억에 맞서는 것임을 살펴보되, 그들의 모녀관계에 직간접으로 개입하여 결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상적 미국 여성성과 가정성의 모델, 중산층 백인 어머니의 존재에 주목한다. 나아가 아시아계 여성 작가에 의해 조명되는 어머니와 딸의 갈등이 아시아와 미국, 이민 1세대와 2세대 사이를 오가는 양방향성 역학이 아니라 미국 문화의 저변에 존재하며 국가적 이상으로 대두되는 중산층 백인 여성성을 또 하나의 축으로 하는 잠정적 삼각관계의 갈등임을 확인한다.
논문의 세 번째 장에서는 1945년에 발표된 제이드 스노우 웡 (Jade Snow Wong)의 Fifth Chinese Daughter를 필두로 바라티 무커지 (Bharati Mukherjee)의 1989년작 Jasmine, 기쉬 젠 (Gish Jen)의 2004년작 The Love Wife를 통해 세 작품에 공통으로 드러나는 “미국인” 가정 속의 아시아계 여성 고용인의 모습의 시대적 변천에 주목한다. 구체적으로 웡의 작품이 아시아계 여성이 백인 여주인에 의해 미국 중산층의 여성적 가치를 교육받고 성장을 이루어나가는 미국화의 과정을 상징적으로 제시했다면, 무커지와 젠의 작품은 그같은 문화적 진화의 논리가 90년대 이후 다인종, 다문화 국가로서의 미국사회에서 어떻게 의문시되며 전복되는지를 문제시한다. 이에 개별 텍스트에 등장하는 각 가정 내 아시아계 여성 고용인의 성격과 상황이 각각의 시대 미국 내부의 인종적, 문화적 조건은 물론 아시아와 미국의 대외적 관계에 의해 어떻게 각기 달리 규정되는지를 고찰함은 물론, 새 시대의 아시아계 미국인의 가정성이 전통적 규범으로 제시되어왔던 백인 여성의 가정성에 도전하게까지 되는 일부 맥락의 정치적 함의 또한 검토한다.
미국 본토를 넘어서서 전지구적 공간으로 그 지평이 확대되고 있는 아시아계 미국문학의 새로운 양상을 탐구하고자 하는 마지막 장에서는 통상 아시아적 과거와 미국적 현재로 양분되는 아시아계 미국문학 내부의 시공간적 구분을 지양하는 란영 킴 (Ronyoung Kim), 루스 오제키 (Ruth Ozeki), 로이스 앤 야마나카 (Lois-Ann Yamanaka)의 작품 Clay Walls, My Year of Meats, Blu's Hanging을 읽는다. 국제적 상황 속에서 새롭게 규정되는 미국, 미국적 가정 및 미국적 여성성의 변화와 다양성에 주목함으로써 백인 여성성의 습득 혹은 아시아계 모계 전통이라는 이분법적 상상을 넘어서는 이종적이고도 혼성적인 아시아계 미국 여성성과 가정성을 조망한다. 이와 같이 변모되는 아시아계 미국 가정성의 가치가 궁극적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의 정체성은 물론, 전통적인 가족중심 가치관에 의해 강조되어온 미국적 가정의 모습, 나아가 미국적 국가상의 변모로까지 이어지는 문제임을 지적하고, 이같은 변화들이 미국문학의 전통 속에 어떻게 새로이 자리매김 될 수 있는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