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역주의의 형성과 정치균열의 전개

국문 초록 (Abstract)

이상에서 우리는 지역주의의 지양을 위한 여러 방안과 당면과제들을 살펴보았는데，이를 실천하는 데는 많은 어려움과 난관이 뒤따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우리의 지혜와 의지에 의해 앞당겨질 수 있을 것이다. 즉 현재의 지역주의가 맺고 있는 약한 고리를 정확히 포착하여 그것을 인내를 갖고 끊는다면 놀랄만한 성과를 얻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최근의 지역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
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지역단위의 정치적 자율성을 갖지 못하였다. 중앙집권화된 권력이 곧바로 지역의 하위단위까지 지배하는 일사불란한 구조였다. 이러한 구조 하에서 지역사회가 제기하는 이해나 요구는 지역의 정치화 과정을 통해서 걸러지지 못하고 직접적으로 중앙정치에 의존해 처리되어졌다. 이 과정에서 지역주의의 정치적 동원은 하나의 메카니즘으로서 구조화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지역사회가 정치적 자율성을 띠게 됨에 따라 지역정치화의 특성 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지역적으로 독특한 정치문화 및 정치활성화， 정치적 웅집력， 계급정치의 지형 및 초계급적 시민운동의 활성화 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지역정치화는 중앙정치가 지역주의를 동원하려는 메카니즘을 상쇄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역주의의 지양을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지역정치화가 촉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할 수 있
다.
최근의 지역정치화는 지방자치제의 실시로 많은 진전을 보았지만， 그 주요 동인은 지역사회운동의 활성화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운동은 지역 내에 있는 주민과 시민， 생산대중이 주체가 되어 지역 내의 생활조건에 관련된 문제를 극복하려는 집합적 행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는 시민적 권리와 정치적 민주주의를 확대하려는 행동도 포함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운동은 지역에 고유한 문제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전체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갖는다. 이것은 전체적 차원의 문제가 특수하게 지역 차원에서도 관철되기 때문에 그렇다.
대체로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전개된 지역사회운동은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부문운동의 지역적 실천단위로서의 지역운동이다. 이는 노동， 농민， 문화，교육， 여성， 환경 등 부문별， 계급계충별 위상에 따라 전국적 조직을 지역단위에서 형성하려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운동이다. 둘째는 지역 내에서 발생된 문제를 중심으로 결합되는 주민운동이다. 이는 지역 내의 다양한 계충이 연대하여 지역의 상황과 관련된 문제에 대처하는 운동으로서， 반공해운동， 도시생활기반 및 시설요구 운동， 시민적권리제한 철폐운동 동을 예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운동들은 지역사회가 점차로 정치적 자율성을 갖게 됩에 따라 지역정치화의 주체로 동장하고 있다. 이들의 동장은 지역주의를 정치적으로 동원하려는 중앙정치의 폐단을 상당 정도 견제할 것이라고 본다. 또한 그것은 현행의 지역주의를 바람직한 공식적 · 진보적 지역주의로 지양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우리는 지역주의의 지양문제에 있어서 지역 사회운동의 중요성을 주목하여야 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그것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개방되고 상호이해적인 논의가 활발하게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목차 (Table of Contents)

• Ⅰ. 문제의 제기 1
• Ⅱ. 지역주의의 개념과 형성 3
• Ⅲ. 지역적 정치균열의 전개와 특성 7
• Ⅳ. 지역주의의 지양과 한국정치의 과제 11
• Ⅴ. 결론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