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토화된 공간에서의 다문화주의: 문제적 상황과 의미화 실천

국문 초록 (Abstract)

서구 자유민주주의 나라들의 다문화주의는 국민국가 안에 장기적으로 거주하며 살고 있는 원주민, 준국가-국민 집단, 이민자집단을 통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한국에는 이러한 옛 소수자 대신 지구화를 통해 새로 형성된 새 소수자만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구의 다문화주의를 바로 적용할 수는 없다. 서구 다문화주의 담론은 국민국가와 문화, 또는 국민국가 안의 특정 지역과 문화와의 일대일 상응을 염두에 둔 문화 개념을 가지고 있다. 한국의 다문화주의는 이러한 지역과 문화의 자연적 연계를 당연시하는 문화 개념 대신에, 탈영토화된 공간 안에서 다수자와 새 소수자가 유의미한 실재를 만들어가기 위해 행하는 의미화 실천으로서의 문화 개념을 채택해야 한다. 의미화 실천으로서의 다문화주의는 이데올로기, 전통, 상식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현재 한국의 다문화주의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계와 생활세계에서 다수자와 새 소수자가 다문화주의를 어떻게 이데올로기, 전통, 상식으로 사용하는지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