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와 만주어는 서술어 어간(특히 동사 어간)의 형태적 유사성이 매우 높다. 특히 한국어와 만주어는 모두 다른 언어의 서술어를 자국어의 서술어로 받아들일 때 체언화 접사에 의존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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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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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와 만주어는 서술어 어간(특히 동사 어간)의 형태적 유사성이 매우 높다. 특히 한국어와 만주어는 모두 다른 언어의 서술어를 자국어의 서술어로 받아들일 때 체언화 접사에 의존한...
한국어와 만주어는 서술어 어간(특히 동사 어간)의 형태적 유사성이 매우 높다. 특히 한국어와 만주어는 모두 다른 언어의 서술어를 자국어의 서술어로 받아들일 때 체언화 접사에 의존한다는 점에 동형성이 있는데, 본고에서는 만주어 동사 어간의 어중에 ‘-sh-’를 갖는 동사들과 중세 한국어의 동사 어간 중에서 어간말에 복자음 ‘-ㅺ-’을 갖던 동사들이 보이는 동형성을 통해 적어도 근대 만주어와 중세 한국어가 긴밀한 친연성을 가지고 있었음을 입증하고자 한다. 중세 한국어 동사 어간 말자음 ‘-ㅺ-’과 근대 만주어 ‘-sh-’ 구성에서 보이는 이러한 일치는 중세 국어 자료에서 보이는 ‘-ㄺ-’이나 ‘-ㅼ-’ 등의 어간말 복자음 구성의 단어들에서도 반복된다는 점에서 우연한 일치로 보기 어렵다. 즉 중세 한국어 ‘-ㅺ-’계 말자음 동사 어간과 근대 만주어 ‘-sh-’ 말자음 동사 어간에서 보이는 형태론적 일치는 이 두 언어에 대해서 계통적 친근성을 전제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1)은 근대 만주어 표제어를 담은 만주어 사전 『御製淸文鑑』(1706)에서 어중 ‘-sh-’를 갖는 동사들의 목록과 그에 대한 만주어 뜻풀이를 번역한 것이다.
(1) ㄱ. asha-mbi : yaya jaka be du de hūwaitame gaire be ashambi sembi. jai hehesi fungku i jergi hacin be adasun i tohon de ulire be. inu ashambi sembi..(모든 물건을 엉덩이에 매어 가지는 것을 ashambi라 한다. 또 여자들이 수건 등의 종류를 겉자락 단추에 꿰어 차는 것을 ashambi라 한다.)
ㄴ. dushu-mbi : ishunde jafaha babe hūsutuleme uksalara be. dushumbi sembi.(서로 잡은 곳을 힘써 끌러내는 것을 dushumbi라고 한다.)
ㄷ. feshe-mbi : yaya baita de ambula joboro be. feshembi sembi.(모든 일에 매우 조급해하는 것을 feshembi라 한다.)
ㄹ. fushe-mbi : fusheku jafafi debsire be. fushembi sembi.(부채를 잡고 부채질하는 것을 fushembi라 한다.)
ㅁ. fushu-mbi : ilha i bongko gakarara be. fushumbi sembi.(꽃봉오리가 벌어지는 것을 fushumbi라 한다.)
ㅂ. hisha-mbi1 : gurgu hanci darire fulu be. gurgu hishambi sembi.(길짐승이 근처에 스쳐지나갈 만큼 여유가 있는 것을 gurgu hishambi라고 한다)
ㅅ. mishambi : yaya fifara jailara be mishambi sembi..!(모든 멀리 흩어져서 피하는 것을 mishambi라고 한다)
ㅇ. seshe-mbi : suihe ufa be tetun de laturahū seme. olhon ufa be jafafi some maktara be. seshembi sembi(쌀가루/이삭가루를 그릇에 묻지 않게 하여 말린 가루를 쥐고 뿌려서 던지는 것을 seshembi라고 한다)
ㅈ. tashü-mbi : <생략> ※왕래가 그치지 않다.
ㅊ. usha-mbi : dolori ehe gūnire be. ushambi sembi.(속에 惡을 생각하는 것을 ushambi라 한다 )
(1)에서 제시된 10단어 중, 한국어와 계통적 관계를 살펴볼 만한 단어는 적지 않다. 예를 들어, (1 ㄱ)의 ‘asha-mbi’는 만주어에서 소위 어간형 동사로 사용되는 단어이다. 만주어에서 명사형 ‘asha’는 ‘날개’ 혹은 ‘어깨’라는 의미를 갖는 말인데 동사 ‘asha-mbi’의 의미와 명사 ‘asha’의 의미적 상관성은 우리말 ‘신’과 ‘신다’, ‘품’과 ‘품다’ 등의 관계와 대비할 때,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언어 계통상의 친연성을 염두에 둔다면 이 ‘asha’는 중세 국어 ‘엇게’와 연결될 만한 단어이다. ‘어깨’의 옛말인 ‘엇게’가 ‘*- + -에’로 구성된 단어임을 고려한다면 만주어 ‘asha-’와 고대 한국어 ‘*-’의 상관성에서 다시 만주어 ‘-sh-’와 한국어 ‘-ㅺ-’의 대비를 확인할 수 있다. 고대 한국어 ‘*-’의 존재는 고구려 지명에서 발견되는 ‘於支谷 一云 翼谷’의 대비에서 쉽게 발견된다. ‘於支’의 ‘支’가 운미(韻尾)에 ‘h’ 혹은 ‘k’을 가진 단어라는 사실은 이 단어로부터 정확히 ‘*[翼]’의 의미를 갖는 고구려어를 추출하게 해 준다. ‘橫川縣 一云 於斯買’에서의 ‘橫~於斯’의 대비로부터도 ‘asha-’ 혹은 ‘*-’의 관계를 읽어낼 수도 있다. 만주어와 한국어의 대응관계가 모음조화에서 서로 상이한 방향을 걸은 것처럼 보이는 장면도 주목할 만한 사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