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경제질서의 진화와 한국의 대응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는 국제정치경제질서의 4가지 주요 영역(생산, 무역, 금융, 통화)에서의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한국사회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소형단계에서 각 영역의 변화 동향을 분석한 후 중형단계에서는 각 영역에서 가장 주요하게 제기되는 문제를 중심으로 작동 메카니즘을 분석할 것이다.

첫째, 생산 영역에서의 변화의 핵심은 생산의 세계화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분업체계의 재편과 가치 사슬(value chain)의 변화이다. 생산의 중심이 중국을 비롯한 BRICS 국가들 뿐 아니라 동아시아와 일부 중남미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가치 사슬의 상향·하향 등 변화가 급속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새로운 국제분업체계의 구체적 변화 양상을 분석하는 것이 중형단계의 연구과제 중 하나이다. 또한 생산 세계화와 가치 사슬 재편에 대한 주요 국가들의 대응과 초국적 기업들의 전략에 대한 비교 분석이 이루어질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생산 세계화 속에서 고용을 유지하면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가 그리고 가치 사슬의 급속한 재편 속에서 사슬의 상층부로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를 연구할 것이다.
둘째, 무역 영역에 있어서 핵심적 주제는 FTA 문제이다. 도하 라운드의 붕괴를 전후하여 세계무역질서는 FTA 체제로 옮겨가고 있으며, 이는 여러 가지 문제를 낳고 있다. 우선, FTA의 망이 WTO의 자유주의 질서를 심화시키는 것인지, 혹은 무역대체효과로 인해 자유주의 질서가 훼손될 것인지 여부가 특히 지역화(regionalization)와 연관하여 분석될 것이다. 다음으로, 국제무역레짐의 수립방식이 WTO와 같은 다자주의에서 FTA라는 양자주의(bilateralism)로 변화하는 것이 국제정치경제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것이다. 19세기 자유주의질서의 수립과정이 역전된 이 현상이 과연 자유주의의 심화와 확산을 가져올 수 있는지, 자유주의 국제무역질서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분석할 것이다. .

셋째 통화영역에서 핵심적 문제는 현 국제통화체제의 불태환성의 문제로 귀결된다. 소위 신 브레튼우즈(Bretton Woods II)로 불리우는 현 체제에서 화폐는 자연적인 제약에서 벗어나 지불수단 기능을 강화하면서 신용경제 혹은 부채경제를 발달시켰다. 본 연구는 통화 영역에서 이러한 불태환의 통화질서가 글로벌 불균형을 초래하고 주기적인 위기를 가져오는가 그리고 BWII를 구성하고 있는 금융적 축적방식과 조절양식의 성격은 무엇인가? BWII 체제하에서 미국과 중국 및 신흥경제국가들의 손익과 리스크는 무엇인가? 이 체제의 유지를 위한 미국의 전략은 무엇인가? 와 같은 문제를 연구할 것이다.

넷째, 금융 영역에 있어서 본 연구단이 초점을 두는 것은 국제적 규제와 주요 국가들의 규제정책이다. 1980년대 국제금융이 부활한 이후 금융 자유화/세계화는 각국경제와 국제정치경제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왔고, 주기적인 금융위기를 초래하곤 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규제정책이 각국 내에서, 그리고 국제 공조로 마련되어 왔지만, 2007년 이후의 미국 발, 유럽 발 금융위기에서 보듯이 번번이 규제는 실패해 왔다. 그 결과는 각국들과 국제경제에 대한 엄청난 재앙으로 귀결되곤 했다. 그 이유는 규제가 시장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기술적 요인과 더불어 지금까지의 규제의 성격이 친시장적(market-friendly regulation)이었다는 데 있다. 요컨대 국제금융질서의 성격을 규정하는 핵심은 규제의 성격과 효율성에 있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금융질서와 금융규제체제에서 한국이 취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과 위기관리방안에 대한 모색이 이루어질 것이다.

끝으로 본 연구는 각 4가지 주요 영역의 연구를 종합할 것이다. 생산, 무역, 금융, 통화의 하위영역에서 이루어고 있는 핵심적인 구조적 변화들은 서로 밀접히 연계되어 현 국제정치경제질서의 성격을 구성한다. 따라서 중형단계에서의 본 연구단은 각 영역에 대한 분석들을 다른 영역과의 연계성 속에서 다룰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정치경제질서 전반의 성격에 대해 규정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대형 단계에서 모색할 한국의 대응방안 역시 각 영역별 방안들 간의 연계성과 친화성/양립성에 대한 고려 하에서 모색될 것이며, 최종적으로 이러한 선택들이 이루게 될 한국 정치경제질서의 장래를 전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