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감각(sense)이 도입된 다차원적 관점에서 그려진 작품이다. 밀턴 이전 시대의 문학이 평면적이고 직선적이었다면 『실낙원』은 입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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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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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감각(sense)이 도입된 다차원적 관점에서 그려진 작품이다. 밀턴 이전 시대의 문학이 평면적이고 직선적이었다면 『실낙원』은 입체적...
존 밀턴의 『실낙원』(Paradise Lost)은 시간과 공간이라는 감각(sense)이 도입된 다차원적 관점에서 그려진 작품이다. 밀턴 이전 시대의 문학이 평면적이고 직선적이었다면 『실낙원』은 입체적이고 복잡한 구조를 취한다. 이를 회화기법으로 설명하면 『실낙원』은 관찰자의 원근법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시간과 공간 개념으로 엮어진 우주와 인간의 대역사이며 드라마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회화에서 처음 시작되고 천문학의 담론에서 발전된 원근법은 중세에서 초기 근대적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는 결정적인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원근법은 과거 고전시대부터 희미하게 인식되어 오긴 했으나, 15세기 이탈리아의 피렌체 건축가들, 특히 브루넬레스키(Filippo Brunelleschi)와 알베르티(Leone Battista Alberti)에 의해 과학과 수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처음으로 공식화되었다. 원근법 혹은 투시도법에 따라 평면에 묘사된 대상(object)은 거리감각과 공간감각을 보여줌으로써 그리는 사람의 관점에서 실체를 바라보는 것과 같은 현실감을 그대로 전달한다. 또한 평면의 그림에서 보여지는 대상의 거리와 위치는 관찰자의 관점(point of view)에 따라 결정된다. 이런 시각의 변화는 관찰자의 주관이 예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시작했음을 말해준다. 대상을 바라보는 자의 시각이 만물을 묘사하는 기준과 척도가 된다는 것은 그 이전 시대와 달리 개인의 가치가 존중되는 휴머니즘의 발전과정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문학에 적용한다면 원근법은 외부적 혹은 객관적인 내러티브로부터 내부적 혹은 주관적인 내러티브로 옮겨가는 과정을 설명하는 동시에, 평면적 차원을 넘어서 다차원적인 위치와 상황이라는 감각이 등장하고 자아 혹은 작가의 시간과 공간적 개념이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문학적인 원근법은 2차원적인 내러티브가 주로 묘사하는 표면적인 현상으로부터 인간의 인식 혹은 내면 세계를 해방시킴으로써, 관찰자의 주관에 초점을 맞추고 그의 시각을 통해 비춰지는 현상을 그대로 수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관찰자의 위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다음으로 이런 작가의 주체성과 맞물려 제시되는 것이 작가의 권위 문제이다. 객관적 세계에서 과학이 가진 권위와 작가가 가진 주관적 내면의 세계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밀턴의 시가 당시 새로운 과학 이론에 의해 증명된 무한하고 탈중심 혹은 다(多)중심화 된 우주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라고 가정할 때, 거리, 시각, 원근법 등과 같은 관점의 문제는 이러한 세계를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고 그렸는가를 제시해주는 기준이 된다. 밀턴은 바깥 세계를 자신의 내면에서 영적인 눈으로 바라본 시인이다. 객관적인 과학의 세계와 무한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늘의 세계를 자신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관찰하고 그렸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우리는 밀턴이 가진 영적인 비전을 그의 육체적인 실명(blindness)과 완전히 나누어서 서로 무관한 것으로 여기거나, 전자를 후자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단정짓는 경향이 있다. 마찬가지로 그의 주관적 시각을 객관적인 과학의 세계와는 동떨어진 별개의 것으로 분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두 가지는 동일 선상에서 서로 모순되는 듯하면서도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이해해야 한다. 당시 사상가들은 코페르니쿠스의 다중심화 되고 확장된 우주의 개념을 자연과 인간 또는 우주와 인간이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일체성의 개념과 통합하여 생각했다. 이를 확대 해석하면 수많은 중심을 가진 우주는 개인의 정신 세계와 하나로 이어지고 그것은 인간의 주관적인 내면의 세계로 축소되는 이율배반적인 과정을 겪는다. 존 단(John Donne)의 경우 이런 과정은 그의 소네트에 나타나는 많은 비유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와 지구라는 외적 세계가 개인의 영혼이나 육체의 작은 부분 속에 축소되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또 그와 반대로 그의 시 제목이 말해주듯이 한 소녀의 죽음은 온 세상의 쇠퇴와 질서의 파괴로 확대되기도 한다 (The First Anniversary: "An Anatomy of the World. Wherein, By Occasion of the untimely death of Mistress Elizabeth Drury the frailty and the decay of his whole World is represented"). 밀턴의 경우에는 하나님을 우리와 멀리 떨어진 우주라는 무한의 공간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의 세계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하나님은 무한한 외적인 공간에 존재하면서 동시에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성경적인 이율배반을 과학과 철학을 들어 말하는 것이다. 여기서 대우주와 소우주의 구분이 무너지고 두 세계는 하나가 된다. 우주의 무한함, 하나님의 영원함을 밀턴은 자신의 영적인 눈으로 바라봤고 이를 자신의 주관적 세계에서 추구한 것이다. 태곳적에 일어난 사건을 다시 전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