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적 계승과 소비에트적 변형의 문제: 문학사조로서의 ‘혁명이후 러시아미래주의’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1910년대 러시아로 유입되어 단기간 가장 독특한 형태로 발전했던 러시아 미래주의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사를 논하는데 있어 간과될 수 없는 문예사조이다. 일상의 틀과 전통적 가치체계를 거부하고 새로운 삶을 반영하는 새로운 예술을 실험했던 미래주의의 혁명적 멘탈리티는 20세기 1920-30년대 소비에트 아방가르드로부터 현대 예술에 이르기까지 러시아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917년 10월 혁명 이후 러시아 미래주의는 볼셰비키 세력과 ‘혁명’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음에도 그들에 의해 폐기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 이에 대한 미래주의자들의 대응은 두 가지 측면으로 나타난다. 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를 비롯한 소수의 미래주의자들은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에 남아 정권과의 타협과 첨예한 갈등을 반복하며 자신의 창작을 지속한 반면, 대다수의 미래주의자들은 볼셰비키의 문화적 탄압을 피해 러시아의 중심부로부터 벗어나 지방의 도시들에서 미래주의 창작의 새로운 본거지를 마련하기 시작한다. 즉 1차 대전을 기점으로 그 세력이 약화되어 혁명 이후 소멸이 공식화됐던 러시아 미래주의의 흐름은 혁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됐음은 물론, 오히려 모스크바와 페테르부르크에 편중됐던 미래주의가 러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던 것이다. 본 연구는 바로 이점에 주목하여 미래주의가 혁명과 소비에트시기를 거치며 어떠한 방식으로 계승되고 발전되었는지, 혁명기 또는 그 이후 지방 도시로 보급된 미래주의가 지역색과의 결합을 통해 어떻게 변형되고 확산되었는지를 살펴본다.
혁명 이후 소비에트 시기 미래주의를 계승했던 대표적인 그룹은 ‘레프LEF’였다. 1923년 마야콥스키에 의해 결성된 ‘레프’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순수 예술이라는 상호 모순적인 양극단을 모두 아우르며 예술에 있어서 새로운 주제와 형식을 창조했던 문예집단이었다. 이들은 문학적 측면에서 ‘사실의 문학’과 저널리즘을 강조하면서도 혁명 이후 새로이 형성된 ‘일상’을 적절히 반영하기 위한 문학의 형식적 실험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사회적 일상의 테마와 서정성과의 결합으로서의 레프 미학의 본질적 측면은 마야콥스키의 ‘이것에 관하여’(1923)의 시형식과 주제, 삽화 등을 통해 적절하게 제시된다.
지방도시에서의 미래주의 보급과 확산은 미래주의자들의 지방 순회강연과 전시회, 그리고 모스크바나 페테르부르크에서 수학했던 지방출신의 예술가들을 통해 다층적으로 이루어진다. 1917-1921년 사이 미래주의가 보급된 50여 곳에 이르는 도시 중에서 가장 특징적인 곳은 티플리스와 블라디보스토크이다. 티플리스의 ‘41˚’그룹은 혁명 이전 미래주의의 ‘자움시’의 실험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Russian Futurism, which developed in the most unique form in a short period after being introduced to Russia in the 1910s, is a literary trend that cannot be overlooked when discussing 20th century Russian literature history. The revolutionary mentality of Russian Futurism that rejected daily conceptions and traditional values and experimented with a new art that reflected a new way of life, had a huge influence on Russian culture from the Soviet avant-garde of the 1920s to 1930s, to contemporary art.
After the October Revolution, Russian Futurism faced a paradoxical situation where it was abolished by the Bolsheviki forces, even though it shared the awareness of a revolution with them. Futurists reacted to this incident in two ways. Some futurists, including Mayakovsky, stayed in Moscow or Petersburg and repeatedly went back and forth between settlements and conflicts with the government, and continued their art. Meanwhile, most futurists moved to provincial cities to get away from the cultural oppression of Bolsheviki in central Russia and started to create a new stronghold of futurist creations. Thus, although Russian Futurism was officially abolished after World War I, they not only maintained their art after the revolution, but also spread from Moscow and Petersburg to all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