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니즘 시대에 비정통적인 하위 장르로 취급되며 주변부로 추방되었던 판타지문학이나 SF문학이나 추리문학 같은 것이 또 하나의 중심 주제로 부상한 것은 무엇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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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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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니즘 시대에 비정통적인 하위 장르로 취급되며 주변부로 추방되었던 판타지문학이나 SF문학이나 추리문학 같은 것이 또 하나의 중심 주제로 부상한 것은 무엇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확...
모더니즘 시대에 비정통적인 하위 장르로 취급되며 주변부로 추방되었던 판타지문학이나 SF문학이나 추리문학 같은 것이 또 하나의 중심 주제로 부상한 것은 무엇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확산으로 말미암음이다. 후기산업사회로의 전환, 소비사회의 확대, 다원주의 사회 등 변화하는 사회 지평에서 포스트모더니즘은 전통을 계승해서는 다시 그것과 확연히 단절하며 자기반영의 새로움의 미학을 추구하는데 그 핵심 요체가 해체이다. 전체로서의 통합이 사라진 채 각자가 해체되고 주체가 해체되며 전통적인 내러티브, 언어가 해체되며 형식, 규범, 체계, 구조가 해체되고 장르가 해체된 것이다. 기존의 틀이 범주가 경계가 와해되었음을 의미한다. E. 만델에 따르면 다국적 자본주의 문화현상인 포스트모더니즘인 것이다. 이제 근대 서구문화가 극단적인 이분법적 가치판단으로 단절시켰던 고급문학과 대중(장르)문학이 위계를 딛고 새로운 관계를 맺는다. 그 동거를 통한 통정으로 꾸는 꿈은 비전, 황홀경 같은 환상적 세계이며 F. 제임슨에 따르면 유희와 미학적 대중주의이다.
먼저 배타적 이분법적인 대립 양상을 보였던 순수/고급/주류/본격문학과 대중/통속/비주류/장르문학 각각의 개념 정의 및 구조주의적 범주규정에서 시작해서 그들 경계의 와해 및 해체를 포스트모더니즘의 관점에서 규명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장르문학 SF는 정말로 B급 문학에 불과한가? B급 문학으로서의 SF의 양태(주제, 서술기법 등)와 장르문학 가운데서도 가장 주변부에 위치하던 소위 열등한 SF의 새로운 부각이 현대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가에 천착해보고자 한다.
본래 SF는 과학문명이 인류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지만 특정 주제를 도식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다는 한계를 안고, 따라서 B급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포스트모더니즘은 의문을 제기한다. SF를 모방하여 시간과 공간의 초월, 과거와 미래의 연결, 의식과 무의식의 혼합, 순간과 영원이 합일되는 기법으로, 즉 과학적 상상력을 환상적인 미적 장치를 통해서 장르를 혼성하되 공상적 허구를 과학기술로 합리화하지 않고 그 이데올로기를 풍유하는 것이다.
이 연구의 주된 대상인 A. 에슈바흐는 독일내외 화려한 수상 경력은 물론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유럽 SF문학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초기작품 『하르테피히크뉘퍼』는 아르노슈미트 문학재단의 장학금을 받아서 집필한 것으로, 그는 이 작품으로 1995년 독일 SF문학상(Literaturpreis des Science-Fiction-Clubs Deutschland), 2000년 벨기에 SF문학상(Prix Bob Morane), 2001년 프랑스 SF문학상(Grand Prix de l’Imaginaire) 등을 수상했으며 유럽과 미국과 터키 등지에서 번역되어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여기서는 이분법적인 서로 다른 세계의 충돌, 즉 과거에다 미래 혹은 과거의 연장선을 투영해보는 실험적 사고를 형상화 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어 SF를 연구해보고자 한다. 또한 SF소설 『하르테피히크뉘퍼』가 그로테스크, 블랙코미디, 패러디나 메타픽션으로 담론을 반어적으로 재생산하며 SF를 전유하되, 장르문학의 정형성에 내재하는 메카니즘의 폭력성을 희화적으로 비판하는 은유로서의 SF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마찬가지로 뉴웨이브 SF 혹은 포스트모더니즘 SF 자장 안에 포획되는 이 작품에서 B급 문학 SF의 미학적 가능성을 어떻게 진단, 전망할 수 있는가를 철학적 의미와 연계하여 개진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