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역사가들은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에 대한 브로델의 비판을 통해 설명해 왔다. 브로델과 레비-스트로스가 갈등적이었던 것처럼 아날과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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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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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역사가들은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를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 인류학에 대한 브로델의 비판을 통해 설명해 왔다. 브로델과 레비-스트로스가 갈등적이었던 것처럼 아날과 구조주의 역시 대립적인 관계로 간주되었고, 20세기 프랑스 인문학을 대표하는 두 흐름의 화해는 1970년대에 들어서야 아날 3세대 역사가들의 역사인류학을 매개로 가능해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었다. 그렇지만 구조주의는 내부적으로 다양한 성향과 흐름을 가지고 있었다. 레비-스트로스가 구조주의 전체를 대변할 수 없을뿐더러 구조주의 인류학이 구조주의 사상 전반을 아우를 수도 없다. 구조주의를 대표하는 레비-스트로스, 푸코, 바르트, 라캉 등은 각기 상이한 모습과 지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레비-스트로스는 구조주의를 잘 짜여진 엄격한 체계로 정의하려 했던 반면, 바르트에게 구조주의는 하나의 운동(mouvement)일 뿐이었다. 이러한 구조주의 내부의 다양성과 복잡성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를 올바로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 연구는 페브르의 문학사회학이 바르트의 구조주의 문학비평에 미친 영향을 고찰하면서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를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한다. 아날과 구조주의는 브로델과 레비-스트로스의 경우처럼 갈등적인 관계로만 엮어 있었던 것은 아니며, 페브르와 바르트가 보여주듯이 이론적으로 긴밀한 연관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바르트가 제시한 구조주의 문학비평의 이론적 토대 구성에 페브르의 역사학이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아날과 구조주의가 이론적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이 태동할 때 이미 그 한 부분에서 아날의 역사학이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브로델과 레비-스트로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페브르와 바르트 역시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 전부를 설명해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조주의는 다양한 조류들의 복합체이며, 레비-스트로스건 바르트건 이들은 모두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단지 한 축만을 이루고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구조주의만의 모습이 아니다. 아날 역시 마찬가지이다. 아날의 창시자인 블로크와 페브르, 그들의 후계자 브로델, 그리고 이후의 많은 역사가들, 이들은 모두 아날이라는 하나의 이름 하에서 서로 복잡하고 다양하게 엉켜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 연구에서 살펴보는 페브르와 바르트는 아날과 구조주의의 관계에서 일부분을 차지할 뿐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다. 20세기 프랑스 인문학을 대표하는 아날과 구조주의라는 거대한 두 흐름이 서로 교차하고 갈등하며 전개해나간 기나긴 과정에 대한 연구는 앞으로 역사가들에게 남겨진 중요한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