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유일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 시민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사회병리적 측면에서의 ‘이중구속’이다. 한국전쟁 이후 68년여 동안 불연속적이며 주기적으로 ‘연출’되는 남․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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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orean
이중구속 ; double bind ; division system ; division effect ; transitional unity ; entropy ; commoune ; lingistic unconscious ; anarchy ; panchyat ; politics of nature ; asmall country with a small population ; meta message ; flight ; dispora ; dilatetical naturalism ; mutural ai ; 분단체제 ; 분단효과 ; 통일이행기 ; 엘트로피 ; 꼬뮌 ; 언어적 무의식 ; 아나키 ; 판차야트 ; 자연의 정치 ; 소국과민 ; 상반된 메시지 ; 도주 ; 디아스포라 ; 변증법적 자연주의 ; 상호부조 ; 협의체 민주주의 ; 도 ; 노자 ; 근본생태학.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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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유일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 시민의 삶을 지배하는 것은 사회병리적 측면에서의 ‘이중구속’이다. 한국전쟁 이후 68년여 동안 불연속적이며 주기적으로 ‘연출’되는 남․북 정치권력의 ‘적대적 공존’은 시민의 생태적 삶을 억압하고 파괴하는 정신병리적 증후로 깊고 음험하게 내면화돼 있다. 그 증후는 ‘병영형 국가주의로 별 저항없이 반복·재현된다. 그러나 공동체의 붕괴와 분단체제의 위기는 더 이상 시장국가의 작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단계와, 분단이데올로기로부터 수혈된 악성국가주의의 만성적 위기조장이 효력 상실의 단계에 이르러 있다는 것을 여러 형태로 암시한다. 그 응시가 한반도의 현 단계를 ‘통일이행기’로 규정할 수 있게 한다. 현단계 한반도의 정치적 상황은 분단체제와 분단체제 이후, 근대적 낡은 이데올로기와 탈근대를 향한 해체-재구조화의 이행기적 무드로 이중구속돼 있다. 생태적 함의로서의 이중구속이 포착하고자 하는 것은 언어의 비의성과 전위성을 통해 한반도의 현재를 살고 있는 문제적 개인을 핍진하게 묘파하는 것이다. 분단체제기 시대정신을 획득한 몇 뛰어난 텍스트들은 병영형 국가주의에 이중구속 된 실존과 삶의 고통을 명징한 언어로 묘파다. 그 언어는 이데올로기 시대에 이데올로기의 언어로 이데올로기를 넘어서려는 미학적 전위의 표상으로 해석된다. 분열된 내면과 그것의 외화인 트라우마는 분단체제를 기억하는 생태적 척도로 기능하는 것이다.
통일이행기의 한국문학은 분단에 관한 미학적 명제를 분단체제기와는 다른 형태로 구축한다. 간명하게 그 명제는 이데올로기의 해체, 국경의 해체, 국가주의의 해체로 압축된다. 6·15 공동선언 이후 전면화 된 것처럼 보이는 언어적 인식의 변화는 기존의 분단문학이 안고 있던 의식적, 지리적 폐쇄성을 거의 극단적으로 해체하거나 무화시킴으로써, 더 이상 분단체제와 병영 국가주의가 시민의 삶을 억압하고 고통 주는 정신적 외상이 아닐 수 있음을 호소한다. 가령, ‘바리(<바리데기>’, ‘리나(<리나>)’, ‘김기영(<빛의제국>)’, ‘로기완(<로기완을 만났다>)’을 지배하는 것은 이행기적 상황에 억압되거나 분열된 이중구속적 삶이다. 탈이데올로기, 탈분단이 더 반생태적이며 반휴머니즘적인 자본과 세계체제에 억압된 형국은 이행기가 한반도 민중의 삶을 더 큰 고통과 억압 속에 가둘 수 있다는 징후적 표지로 읽힌다.
우리는 거시적으로 분단체제로부터 통일이행기로 전환하는 시대적 과제 앞에 있다. 그 과제는 통일시대를 향한 비전은 무엇인가. 통일 이후의 사회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며, 시민의 삶을 규율하는 정치는 어떻게 재구조화해야 할 것인가를 강력하게 자문한다. 우리는 그 문제의식의 중심에 ‘마을꼬뮌’이 자리함을 적시한다. 이를 위해 두 정치·문화적 모델을 제시해볼 수 있다. '연방주의적 아니키즘'(란다우어)은 자유와 평등, 생태적 상호부조의 원리에 입각한 자율적 지역공동체의 구성과 이들의 연대에 바탕한 소국적 연방국가가 목표이다. 인간에 의한 인간의 억압이 없는 꼬뮌의 상태를 지향하는 톨스토이적 아나키즘을 통해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궁극적 관계를 사랑을 매개로 설정함으로써, 진정한 의미에서 근대국가 이후의 국가가 어떤 공동체 속에서 재출발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태철학적 모티브를 제공한다. 한편 '스위스식 협의체민주주의'는 한국지역자치의 재정립을 위한 숙주로 유용할 수 있다. 이 모델의 핵심은 공동체 분절과 사회균열이 극심한 사회, 종교적, 이념적, 언어적, 문화적, 윤리적으로 다기하게 분단된 사회구조에 적절한 탄력성을 지니고 있다. 협의체민주주의에서 정치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자율적 개인이 집합적 형태로 조직된 집단이며, 이는 한국적 전통의 두레나 향약, 서구적 꼬뮌과 유사한 정서를 내포하고 있다. 이 모델의 더 중요한 미래적 비전은 시장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지양하고 공동체적 구성원에게 공적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승자와 패자를 넘어서는 공공선으로부터 찾으려는 상호부조의 정치지향에 있다.
전환기 삶에서 ‘혁명적 발화의 기능과 역할을 적극적으로 떠맡을 수 있는 것은 문학’이다. 카프카의 ‘K’를 통해 이를 통찰하고 형식화한 들뢰즈는 그가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작가’였음을 강조함으로써, 통일이행기의 한국문학과 작가들에게 의식전회의 충격을 강제한다. 리나와 로기완을 억압하는 ‘신체정치’의 기원과 불안을 두 작가는 카프카적 무기력과 최인훈이『회색인』에서 시도했던 ‘사랑의 원리’ 속에서 재현함으로써, 이행기 문학적 좌표의 한 축을 획득한다. 이 미적 형식을 통해 한국문학은 병영국가주의가 억압해온 삶을 극복하는 문화적 혁명의 과정과, 실존의 분열된 내면을 치유하는 생태적 자유의 이행과정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