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질서’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힘’은 무엇 보다 중요한 개념이다. 기존 힘개념은 물화하고 양화한 개념으로서 다수가 욕구하는 대상(자원)을 소유함으로 말미암아 힘이 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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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Korean
KCI등재
학술저널
7-31(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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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질서’를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힘’은 무엇 보다 중요한 개념이다. 기존 힘개념은 물화하고 양화한 개념으로서 다수가 욕구하는 대상(자원)을 소유함으로 말미암아 힘이 생겨난다고 본다. 결국 기존 힘개념은 ‘다수의 욕구’에 의존한다. 기존 힘개념은 물론 나름대로 유용한 점이 없지 않겠지만 결정적인 결함 또한 지니고 있다. 그 결함은 이 세상을 구성한다고 하는 ‘단위’나 ‘시스템’의 내적 결속력, 즉 단위나 시스템 내적으로 일체화하는 힘을 상수로 취급함과 동시에 단위나 시스템 구성원들의 욕구의 동질성을 전제한다는 데 있다. 그 결과 기존 힘개념은 ‘힘의 현실’과 ‘규범의 이상’ 사이의 격절을 초래할 수밖에 없었으며, 다수의 폭력은 물론이고 심지어 욕구의 동질성을 전제로 하여 작성된 타율적 규범에 의한 통치를 항시적으로 존속시킬 수밖에 없었고, 객관적 원리가 아니라고 해서 모든 자율적 원리를 사회질서의 원리로부터 강압적으로 배제시킬 수밖에 없었다.
퇴계 힘개념은 기존 힘개념이 지니는 결함을 어느 정도 치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고, 기존 힘개념을 내포하면서 힘개념에 관한 보다 근원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을 우리에게 제공함으로써 사회질서와 우리 역사 현실을 보다 잘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체화로든지 해체화로든지 「자체 변화과정을 추동하는 경향성」이 곧 퇴계 힘개념이다. ‘자체의 세력’ 은 자체의 ‘권력’에 의존하고, 자체의 ‘권력’은 자체의 ‘위력’에 의존하며, 자체의 ‘위력’은 자체의 ‘세력’에도 어느 정도 의존하지만 궁극적으로 공(公)개념에 의존한다. 공개념은 ‘가장 좋은 삶의 방식’이라고 할 수 있는 ‘하늘의 방식’(天理)과 자체가 서로 감응하면서 자체의 일상생활 속에 구체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자체 내적인 원리’(자체적인 삶의 원리)이자 ‘자체 내적인 방식’(자체적인 삶의 방식)이다. 요컨대 「자체 변화과정을 주재하는 방식」인 공개념이야말로 ‘자체 힘’의 궁극적인 기반이다.
‘자체질서’는 자체와 아무런 상관도 없는 어떤 방식에 의해 기계적으로 주재되고 있지도 않으며, 반대로 자체가 원하는 방식대로 자동적으로 자체 변화과정이 주재 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우연히 나타나는 모습은 더더욱 아니다. 자체질서는 ‘공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 되거나 아니면 ‘사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되는 ‘자체 변화과정의 모습’(‘자체 내적인 변화과정의 상태’)이다. 공개념을 여하히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자체질서는 -주로 사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되어 어쩔 수 없이 생존하는-‘불연질서’와 -때로 공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사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되는- ‘미연 질서’와 -주로 공적인 방식에 의해 주재되어 올바르고 참되며 멋있게 성숙한- ‘자연질서’ 등으로 구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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