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한 부분으로서 지역정체성에 주목하고, 서울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의 재현 방식이 교육과정 시기별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분석한다. 공간...
본 연구는 개인의 정체성을 이루고 있는 한 부분으로서 지역정체성에 주목하고, 서울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의 재현 방식이 교육과정 시기별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분석한다. 공간의 여러 가지 스케일들 중에서 어느 특정 범위까지를 ‘지역’으로 인식하는 것은 외부와는 구별되고 내부적으로는 동일한 특성을 가질 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인식 속에서 특정 범위를 한 지역의 경계로 설정하는 과정인 ‘구별 짓기’와 지역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경관에의 동일시를 통해 지역에의 일체감을 유발하는 과정인 ‘연계 짓기’로 지역정체성의 재현 방법을 나누어 분석한다.
분석 대상은 제 5차 교육과정 시기에서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시기에 발행된 서울 지역교과서이며, 분석에 사용된 방법은 양적 내용분석법과 질적 내용분석법이다. 양적 내용분석을 통해 구별 짓기와 연계 짓기가 발생하는 빈도를 확인하고, 질적 내용분석을 통해 그들 상호간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의미를 고찰한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종합적으로 볼 때 서울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이 재현된 빈도가 높았던 순서는 제 6차 교육과정,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제 7차 교육과정, 제 5차 교육과정 순으로 나타났다. 구별 짓기의 방법으로 지역정체성이 재현된 빈도가 높았던 순서는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제 6차 교육과정, 제 7차 교육과정, 제 5차 교육과정 순이었으며, 연계 짓기의 방법으로 지역정체성이 재현된 빈도가 높았던 순서는 제 6차 교육과정, 제 7차 교육과정,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제 5차 교육과정 순이었다. 전반적으로 지역정체성을 재현함에 있어 구별 짓기보다 연계 짓기에 더 의존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어떤 지역에 대한 경계가 분명하지 않을 때는 지역정체성을 재현함에 있어 구별 짓기가 유용하지만, 그 지역의 위치와 경계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분명해지고 나면 지역 상징에의 동일시를 통하여 지역 내부의 결속력을 단단히 다져주는 연계 짓기가 더 효과적이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둘째, 교육과정 시기별로 서울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이 재현된 방식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각 교육과정 시기별 지역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재현하고 있는 서울의 정체성은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살아왔으며, 확장을 거듭해온 지역’, ‘우리나라의 중심지’, ‘국제적인 도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오랜 전통을 바탕으로 계속 발전하여 현대화된 지역’이었다. 연계 짓기를 위하여 가장 주목한 요소는 한강, 남산 등과 같은 자연 지리적 상징과 한강 다리, 한강 시민공원, 어린이 대공원, 국회 의사당, 서울 타워 등과 같은 현대 건축물이었다. 구별 짓기는 주로 국지 및 국가 스케일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졌다. 공통적으로 나타난 구별 짓기의 전략은 서울의 확장 과정을 통해 국지 스케일에서 지역의 경계와 범위를 드러내기, 국가 스케일에서 ‘수도’, ‘중심지’로서의 지위를 차지하는 지역의 모습 나타내기, 정치, 경제, 문화 등 다방면에서 국제적으로 교류하는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지구 스케일에서 나타내기였다.
셋째, 교육과정 시기별로 서울 지역교과서에서 지역정체성이 재현된 방식에는 차이점도 있었다. 제 5차 교육과정 때는 서울의 발전된 모습에, 제 6차 교육과정 때는 전통과 현대성의 공존에, 제 7차 교육과정 때는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발전에, 개정 제 7차 교육과정 때는 국제적인 교류에 조금 더 주목하는 방향으로 강조점이 변화되었다.
지역교과서를 개발할 때는 각 교육과정별 지역교과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구별 짓기의 전략들과 연계 짓기의 매개 요소들을 더욱 정련하여 균형 있게 활용하는 가운데 시대적 흐름을 고려하여 그에 적합한 정체성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주요어 : 지역, 지역정체성, 재현, 구별 짓기, 연계 짓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