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여성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기분장애이다. 여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감, 무기력, 감정적 어려움을 표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반면, 남성 우울증 환자는 대외...
우울증은 여성에서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대표적인 기분장애이다. 여성 우울증 환자는 우울감, 무기력, 감정적 어려움을 표현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는 반면, 남성 우울증 환자는 대외적인 역할 수행을 과도하게 강화하려는 성향을 보이며, 충동적 행동을 자주 나타내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별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울증 기전 연구는 수컷 개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암컷의 우울증 취약성에 대한 기전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본 연구는 암컷과 수컷 생쥐를 이용해 성별 특이적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뇌 영역을 확인하고, 우울증의 성별 기전 차이를 규명하고자 했다.
먼저, 급성 구금 스트레스를 가한 후 c-Fos 단백질 발현을 분석하여 성별 특이적으로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뇌 영역을 확인했다. 암컷 생쥐의 측유상핵(lateral habenula, LHb) 뉴런은 스트레스에 의해 활성화가 증가했지만, 시상의 결합핵(nucleus reuniens) 뉴런은 수컷에서 더 큰 활성화를 보였다. 또한, 전전두엽피질(prefrontal cortex) 하위 영역인 변연계 아래 피질(infralimbic cortex, IL)과 변연전 피질(prelimbic cortex, PL)의 연결성이 스트레스를 받은 암컷에서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측유상핵 뉴런의 전기생리학적 특성을 성별과 스트레스 노출 여부에 따라 비교하였다. 암컷 생쥐의 LHb 뉴런은 휴지막 전위, 전기적 흥분성, 흥분성 신호전달에서 발정 주기의 영향을 받았으며, 더 약한 흥분성 신경 신호를 보였습니다. 스트레스 노출 후 수컷의 뉴런도 암컷과 유사하게 낮은 흥분성을 나타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LHb의 뉴런의 전기생리학적 기능이 성호르몬 주기와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변화하는 것을 시사한다.
우울 행동의 성별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 급성 학습된 무기력 모델(acute learned helplessness, aLH)을 사용하여 관찰한 결과, 암컷과 수컷 모두 높은 불안 행동을 보였지만, 무기력 행동은 수컷에서 더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성별 특이적 우울 행동을 유발하는 아만성 가변 스트레스 모델(sub-chronic variable stress, SCVS)을 사용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암컷과 수컷 개체 모두 공통적으로 불안 행동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특히 SCVS를 받은 암컷은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무기력한 행동이 증가하였다. 반면에 SCVS를 경험한 수컷은 짧고 빈번한 움직임으로 스트레스 상황에 대응하는 행동 변화를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SCVS 모델에서 전전두엽피질 하위 영역의 전기생리학적 특성을 분석한 결과, IL의 신경세포는 수컷 SCVS에서 전기적 흥분성이 감소했으며 흥분성 신경신호전달도 약화되었다. 반면, PL 신경세포는 암컷 SCVS에서 흥분성이 증가했고 억제성 신호전달은 수컷에 비해 약화되어 있었다. PL에서 IL로 전달되는 흥분성 신호 대비 억제성 신호의 비율도 암컷 SCVS에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혈장 내 대사체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스테아르산(stearic acid, SA)의 혈장 농도가 암컷 SCVS에서만 증가한 것을 토대로, SA를 주사하여 행동적인 변화를 관찰했을 때 암컷 개체에서만 우울행동 및 불안행동이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의 일련의 연구 결과를 통해 이전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우울행동의 성별에 따른 차이를 매개할 수 있는 뉴런 및 신경회로 수준의 기전을 밝혔으며, 스트레스 및 대사체 농도 변화에 대한 행동적인 변화 양상에 성별에 따른 차이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우울증의 성별 특이성을 이해하는데 기여하며, 특히, 기존의 남성 중심적인 연구를 넘어 여성의 우울증 취약성을 설명할 수 있는 신경생리학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