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저서에서 상황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할 때, 그것은 이미 논구된 구체적인 상황신학의 각론에 머무르지 않고, 신학의 상황성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아우르고자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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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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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저서에서 상황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할 때, 그것은 이미 논구된 구체적인 상황신학의 각론에 머무르지 않고, 신학의 상황성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아우르고자 하는 ...
본 저서에서 상황신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연구를 진행할 때, 그것은 이미 논구된 구체적인 상황신학의 각론에 머무르지 않고, 신학의 상황성에 대한 근원적인 성찰을 아우르고자 하는 바, 그것은 신학 전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청하는 신학적 성찰이다. 어떤 신학도 그 신학이 생성되고 발전한 상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모든 신학은 – 스스로를 상황신학으로 인정하든지 인정하지 않든지 – 상황신학이다.
상술한 신학의 상황성에 기초한 넓은 의미의 상황신학이 회피할 수 없는 과제는 신학이 직면하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이다. 그런데 오늘날 신학이 직면하는 가장 첨예한 현실은 신자유주의이다. 레이거니즘과 대처리즘으로 출발한 신자유주의는 케인즈에 의하여 주도된 복지와 완전고용을 지향하는 국가개입주의를 지양하고 민영화, 규제 완화, 작은 정부, 자유로운 시장 경쟁 등의 용어로 스스로를 포장하여 경제 성장 동력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경제 정책이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 특히 우리가 접하는 한국에서의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사회 각 분야에서 서로간의 경쟁과 불신으로 가득한 상대평가와 무한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사회의 구석구석, 심지어 대학교의 성적은 물론 대학교 평가 자체가 서로간의 경쟁을 부추겨 적자생존의 논리 앞에 굴복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 논리로 가득한 것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모습이다.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오늘 우리가 직면하는 사회적 불평등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불평등에 그치지 않는다)과 그로 인한 개인의 고유한 가치마저 사회적 성과를 이루어내는 능력에 따라 평가하는 물신 지배의 풍조를 만들어내었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문제와 기독교 신학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이미 그 질문의 의도에서 잘못 정초된 것이다. 기독교 신학은 그 신학이 몸담고 있는 시대와 사회적 문제에 관하여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그 문제들의 현상, 원인, 대안들에 관하여 지속적인 논의를 할 의무가 있다. 우리가 현실로 경험하는 세계의 문제들의 근원이 되는 이론 및 통치 체계가 신자유주의라면, 신자유주의 문제는 기독교 신학이 회피해서는 안 되는 핵심 주제가 되어야 한다. 이미 2000연대 중후반에 신학자들에 의한 신자유주의에 관한 연구는 있어왔다. 본 연구자는 계획된 저서를 통하여 좀 더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자 한다. 아울러 신학적인 응답도 단순히 경제 문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 그리고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에 응답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오늘날 신자유주의로 특징지어지는 경제 문제는 경제 이론만의 문제가 아니다. 신자유주의라는 주제는 경제 전문가들만의 영역에 국한될 수 없으며, 오히려 인간과 인간 사회의 문제를 총체적으로 다루는 신학의 중심 과제 이어야 한다. 경제 문제는 오직 경제 전문가들만이 다룰 수 있고, 거기에는 어떤 윤리적 가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객관적 사실만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인 사고이다. 그러나 경제 문제가 단순히 이론의 문제가 아니고, 그 결과로 빚어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가난과 불평등과 빈부 격차와 굶주림과 비인간화와 비정규직의 양산과 젊은 세대의 좌절과 미래에 대한 절망들이라면, 그것은 이미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기독교 신학의 문제이다.
본 저술 작업을 통하여 신자유주의의 문제에 천착하고자 하는 연구자는 동시에 상황신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논하고자 한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에서 수행된 상황신학의 흐름은 1960년대의 토착화신학 논의로 비롯되어, 1970년대 민중신학의 형성을 거쳐, 오늘날까지 이 두 신학적 흐름의 방향성을 비판적으로 견지하는 신학자들의 노력으로 이어진다. 그 주된 흐름이 무엇이었든지 간에, 그리고 오늘날 그 후예들의 방향성이 어떠하든지 간에, 지금까지의 상황신학은 무엇인가 기독교 신학이 추구해야 할, 혹은 저항해야 할 전통과 사회의 일부분과의 씨름이었다. 특별히 지금까지의 상황신학의 상황이란 주로 우리나라의 상황이었다. 이에 반하여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주제 혹은 대상은 한 전통이나 문화의 한 부분의 문제가 아닐뿐더러 우리나라의 독특한 상황도 아니다. 전 지구적인 문제이며, 국가, 사회, 문화, 전반의 문제이다. 심지어는 기독교 공동체마저도 그 범주에 속하는 총체적인 대상이요, 상황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신자유주의를 연구의 주제로 삼는 상황신학은 지금까지의 논리와는 다른 새로운 패러다임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연구자의 생각이다. 이러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한 초석을 놓는 것이 본 저술의 또 하나의 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