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여행소설의 탈근대적 사유와 타자성 = Postmodern Thinking and Otherness of Travel Novels in the 1990s

국문 초록 (Abstract)

1990년대 문학의 특징 중 하나가 여행서사의 등장인데 이는 노마디즘적 삶의 변화와 탈근대적 징후로 볼 수 있다. 여정과 회상이 교차되는 구조로 이루어진 여행서사는 소수적 주체 즉 유목적 방랑자 주체가 소수적 입장에서 타자성을 찾으려는 여정을 그린 것이다. 여행지는 소비와 욕망의 사회에서 물질주의와 비진정성이 주는 피로감에서 벗어나 일상성의 장소로부터 탈주하고자 한다. 국가나 가족과 같은 고착화된 관계가 많이 엷어졌고 진정성과 정체성이 사라진 시대에 여행지는 환상적이고 본질적인 여행지인 바다(물)와 사막의 장소로 이동한다. 여행자는 관광이나 구경에 몰두하지 못하고 여성되기, 시인되기와 같은 타자되기를 지향한다.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에서는 30대 남성 여행자의 하나코되기, 여성되기로서의 타자되기가 실현되며, 주체와 타자라는 이분법적 논리가 얼마나 허약한 것이자 만들어진 위계질서인가를 증명하고 있다. 윤대녕의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에서는 시인되기로서의 타자되기가 여행 중에 그려지며, 부부나 가족 관계와 같이 고착화된 관계가 아닌 유동적이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된다. 여행지인 물과 안개와 가면의 도시 베네치아와 실크 로드 사막은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잃어버린 자아와 대면하는 장소로 적합하다. ‘뒷모습’으로 묘사되는 옛 친구 하나코와 송갑영은 근대적 삶의 이변에 드리워진 또 다른 자아이다. 여성, 문화와 시, 친구, 진정성과 같은 타자성을 찾는 여행은 타자의 타자성을 받아들이고 생성을 추구하는 삶의 형태이다. 익명성, 소통부재, 정례화, 물질문명이 주는 스트레스와 소외감과 무력감이 탈일상의 세계로 여행자를 이끄는 여행은, 탈근대적 사유와 타자성을 발견하는 내적 여행이자 발견 여행이다. 문밖에서 기다리는 또 다른 자아와 대면하는 시공간을 위한 문학적 장치로 여행서사가 유효하며 소설의 한 핵심장르로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국어 초록 (Multilingual Abstract)

One of the characteristics of literature in the 1990s was the appearance of travel narrative, which was the result of changes to nomadic life and postmodern symptoms. With journeys and recollections crossing each other, travel narrative depicts a journey of a minority subject or a nomadic wanderer searching for otherness in the position of a minority. The traveler tries to escape from the fatigue created by materialism and absence of sincerity in the society full of consumption and desire and get out of the places of everyday routines. In the era when the fixed relationships with the nation or family have much faded away and there is no presence of sincerity and identity, travelers move to the ocean(water) and desert, which make the fantastic and essential destinations. In There Is No Hanako by Choi Yun, the male traveler in his thirties engages in becoming Hanako, a female, and other. In the novel, the author demonstrates how fragile and artificial hierarchy the dichotomous logic of the subject and the other is. And in his The Desert of Pianos and Lilies, Yun Dae-nyeong describes becoming other as a poet in the middle of travel. In the novel, flexible, new relations are formed instead of fixed ones such as those between couples or family. Venice, a city of water, fog, and festival(mask festival), and the deserts on the Silk Road are appropriate as places where the traveler forms new relationships and faces another lost ego. Depicted as "the figure from the behind," the old friend Hanako and Song Gap-yeong present another ego behind modern life. A travel of searching for female, literature and poetry, friend, friendship, sincerity, and otherness presents a lifestyle of accepting the otherness of others and pursuing creation. Driven towards the world that's everything but routine by anonymity, absence of communication, regularity, and the stress, sense of isolation, and sense of helplessness of material civilization, the traveler takes on an internal and discovery journey in search of postmordern thinking and otherness. Travel narrative has made often appearances as a literary device for the time and space of danger and fear one feels when faced with another ego waiting outside postmodern society. Thus it's estimated that travel narrative will remain on the scene securing literary qualities as one of the core novel genres.

목차 (Table of Contents)

• 국문요약
• 1. 90년대 여행서사
• 2. 경계 해체와 여성되기 : 최윤의 〈하나코는 없다〉
• 3. 새로운 관계 형성 및 시인되기 : 윤대녕의 〈피아노와 백합의 사막〉
• 4. 맺음말
• 참고문헌
• Abstra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