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한국 고등 학생이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영어의 미국식 발음, 영국식 발음, 한국식 발음이 그들의 청해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
본 연구는 한국 고등 학생이 영어를 듣고 이해하는 데 있어서, 영어의 미국식 발음, 영국식 발음, 한국식 발음이 그들의 청해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하여 고찰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두 가지 연구 과제는 첫째, 세 가지 다른 종류의 영어 발음에 따라 한국 고등 학생이 영어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지는가, 둘째, 학생들의 기본 듣기 실력에 따라 세 가지 영어 발음 중에서 그들이 더 잘 이해하는 화자의 발음이 있는가 이다.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은 서울 소재 인문계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184명이며, 실험에 사용될 발음 테이프 제작에는 각기 다른 발음을 구사하는 여성 화자 세 명이 참여하였다. 학생들의 기본 듣기 실력을 알아보기 위한 레벨 테스트와 발음의 차이를 반영한 본 실험 듣기 테스트의 두 가지 듣기 테스트를 통하여 듣기 성적을 비교하였으며, 학생들의 특정 발음에 대한 노출 경험과 그 발음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 보기 위하여 추가로 12문항으로 구성된 설문 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연구 과제를 검증하기 위하여 다원 변량 분석(3X2 ANOVA)을 실시하였으며, SPSS 11.5 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자료의 종속 변인은 듣기 테스트의 성적이고, 두 가지 독립 변인은 상위 그룹과 하위 그룹으로 나뉜 학생들의 듣기 실력 수준과 미국식 발음, 영국식 발음, 한국식 발음의 세 가지 영어 발음이다.
자료 분석을 통해 드러난 결과에 따르면, 한국 고등 학생은 특정 영어 발음을 더 잘 이해하지는 못했으며, 학생들의 기본적인 듣기 실력이 다르더라도 더 높은 이해력을 보이는 영어 발음은 없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연구 과제로서 처음부터 설정되지는 않았었지만 실험 후 발견된 또 하나의 결과는 학생들이 똑같은 형태, 문항 수, 난이도로 구성된 두 가지 다른 테스트(레벨 테스트와 본 실험 테스트) 중, 레벨 테스트에서 훨씬 더 높은 성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은 학생들이 본 실험 테스트에 쓰인 일반인이 발음한 녹음 소리보다 레벨 테스트에서 사용된 성우가 발음한 녹음 소리를 알아듣기가 훨씬 쉬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한국의 환경상, 학생들은 듣기 학습을 위해서 주로 오디오 테이프를 이용하고 있다. 학생들은 테이프에서 나오는 성우들의 발음을 반복적으로 들으면서 그들의 발음에 익숙해졌고, 이런 이유로 레벨 테스트에서도 더 좋은 점수를 받았던 것을 생각해보면, 반복적인 노출로 특정 발음에 익숙해지는 것이야말로 청해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고 하겠다. 그러므로, 학생들을 영어에 보다 많이 노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그 방안으로는 영어 수업 진행을 영어로 한다든지, 영어 수업에 뉴스, 영화, 팝송 등 실제적인 수업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있겠고, 교재를 개발하는 차원에서는 듣기 테이프에 소음,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다양한 영어 발음, 실제 말하는 속도 등을 포함시켜서 보다 현실적인 듣기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영어는 이제 더 이상 일부 원어민만의 언어가 아닌 다양한 발음 차이를 인정하는 세계어이다. 그러므로 한국 학습자들에게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소위 말하는 ‘표준 영어’를 고수하기보다 각 국마다 조금씩 다른 특성을 가진 다양한 영어에 가능한 많이 노출되는 것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