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의 여성미술교육과 여성미술가의 장식미술 디자인의 예술적 상관성에 대한 연구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를 진행하는 데 있어 가장 필수적인 할 작업은 서로 다른 범주와 관점에서 진행된 기존연구들 안에 부분적으로 삽입되거나 언급된 여성미술가-디자이너들에 대한 교육 및 활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정리하여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작업일 것이다. 연구자는 주된 연구 대상을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까지 미술과 미술에 기반한 장식미술 산업이 두드러지게 발전하여 예술적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었고, 미국 전역에 영향을 파급할 수 있는 교육기관, 미술가 단체, 미술 기업, 언론 매체를 보유한 뉴욕과 신시내티를 중심으로 활동한 여성 미술가-디자이너 가운데서 선정하고자 한다. 물론 필라델피아나 보스턴에서 출생했거나 활동했던 여성 화가와 스테인드글라스 디자이너들도 있지만 그들은 뉴욕이나 신시내티에서 활동했던 여성 미술가들에 비해 극히 제한적인 범주와 매체 속에서 작업했으며, 순수미술과 장식미술 활동의 구분이 비교적 뚜렷했기 때문에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한다. 그러나 샐리어 댁스터(Celia Thaxter)와 같이 보스턴 출신이지만 차일드 해섬(Childe Hassam) 등의 화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개성적인 양식을 구축하여 회화와 장식미술 작업을 넘나든 여성 미술가-디자이너-사업가는 미술학교 이외의 경로를 통한 여성 미술교육의 영향관계를 고찰하는 데 의미 있는 비교 연구대상으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
뉴욕과 신시내티의 미술교육 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여성 미술가들과 그들의 작업 활동을 발굴 조사하는 것만큼이나 미술교육 커리큘럼과 지도를 담당했던 미술가나 교육자의 예술적 성향과 교육 방침을 조사, 분석하는 것도 연구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기존 연구에서 여성 미술가-디자이너의 장식미술 작업에 대한 예술적 평가를 시도하지 못했던 것은 시각적이고 형식적인 차원에서만 디자인이나 제작기법을 분석하려 했기 때문이고, 장식미술품의 제작 목적과 기능을 상업적인 생산과 실용성의 측면으로만 간주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당시 탐미주의(또는 유미주의) 운동과 관련되어 발간된 각종 서적들과 언론 기사들을 통해 과거 가정미술(household art)로 취급되던 각종 장식미술품과 실내장식이 환경을 미화하는 예술적 수단이나 창조적 활동으로 인식되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그러한 인식을 토대로 장식미술의 생산과 실내장식 사업에 동시대 화가들이 적극 참여했으며, 일반 가정주부들이 실내를 장식하기 위해 미술품을 구입하는 것까지도 여성의 창조적 행위로 간주되었다는 것도 밝혀졌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도 그와 같은 시각에서 여성 미술가-디자이너의 장식미술 작업 또한 탐미적 예술 창조의 수단이자 결과로 조명하는 것을 분석적 토대로 삼고자 한다.
이를 위해 연구 대상으로 선정된 여성미술가-디자이너들이 제작한 회화, 드로잉, 스케치, 작품을 가능한 충실하게 조사하고자 한다. 당시 활동했던 여성의 기록과 자료가 상당부분 소실되었거나 전하지 않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러나 뉴욕과 신시내티의 미술학교들 및 당대 가장 많은 미술가들이 소속된 국립디자인아카데미(National Academy of Design)나 미국미술가협회(Society of American Artist), 미국수채화가협회(American Society of Painters in Water Colors) 등의 미술가 단체의 전시기록,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과 신시내티 미술관 아카이브와 미국미술아카이브(American Art Archive)에 보관된 기록과 사진자료를 토대로 가능한 충실히 자료를 수집하여 기초적인 분석의 대상으로 삼고자 한다.
여성 미술가의 순수미술작업과 디자인 작업, 그리고 미술교육 내용과 디자인 결과물의 상관관계를 좀 더 면밀히 분석하기 위해서는 미술가를 포함한 당대 여성들이 어떠한 탐미적 목표와 가치관을 지녔는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미국에서 대표적인 여성 미술가-디자이너로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기있는 대중 서적을 집필한 캔데이스 휠러, 마리 루이즈 맥로린, 샐리어 댁스터의 저술들과 캔데이스 휠러가 설립한 뉴욕장식미술협회가 발간한 탐미주의 계열 미술잡지 『아트 인터체인지 Art Interchange』와 도자기 미술가인 애들레이드 앨솝 로비노가 창간을 주도한 도자 잡지 『케라믹 스튜디오 Keramic Studio』의 기사들 또한 분석 대상에 포함시키고자 한다. 또한 여성 미술가들의 교육에 직접 참여하거나 예술적으로 영향을 미친 동시대 남성 미술가나 디자이너들의 작업과의 비교 고찰도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고자 한다. 이를 통해 여성 미술가들이 장식미술 작업과 디자인을 통해 표출하고자 하였던 진정한 예술적 목표와 의도를 탐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