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소설의 음악적 구성"을 주제로 하는 본 연구에서 필자는 음악의 관념성에만 몰두하거나 음악이 단순소재가 되는 문학작품은 일단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그러한 내용적 측면은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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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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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소설의 음악적 구성"을 주제로 하는 본 연구에서 필자는 음악의 관념성에만 몰두하거나 음악이 단순소재가 되는 문학작품은 일단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그러한 내용적 측면은 학...
"현대소설의 음악적 구성"을 주제로 하는 본 연구에서 필자는 음악의 관념성에만 몰두하거나 음악이 단순소재가 되는 문학작품은 일단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한다. 그러한 내용적 측면은 학제간 연구의 본래적 의미를 희석시키기 때문이다. 본 연구의 대상은 장르의 전통적 구조를 벗어나 형식적 실험의도를 본격적으로 표방하는 20세기 소설, 그 중에서도 음악적 형식을 따라 쓰여지거나 음악적 구조를 유추하게 하는 작품이다. 물론 여기서 형식과 구조의 개념에는 '변주' 및 '주도동기' 등의 작곡 기법도 포함된다. 따라서 음악의 형식을 소설구조에 적용하는 토마스 만Th. Mann의 <토니오 크뢰거>, 그리고 음악기법을 기본 형식으로 하는 밀란 쿤데라Milan Kundera의 <불멸>을 비롯한 몇 편의 소설이 이 연구의 분석대상이다. 그러나 음악의 분석방법을 문학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그때문에 개념적 생소함을 고려하여, 음악학적 논증이 문학작품 분석의 목표와 논지를 흐리지 않도록 최소한의 개념만을 음악영역으로부터 도입할 것이다.
토마스 만의 소설에서 음악의 이념 뿐 아니라 음악적 형식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가 자주 사용한 '주도동기Leitmotiv' 개념은 이러한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주도동기는 바그너의 음악드라마에서 연상적 모티브를 나타내기 위해 착안된 개념인데, 문학작품에서 반복적으로 돌아오는 표현이나 주제, 관념, 상황, 줄거리 등을 묘사하는 문학용어로 차용되어 당시 문학계의 유행어가 되었다. 본 논문에서는 다음과 같은 질문제기를 통해 <토니오 크뢰거>가 음악의 소나타 형식에 따라 해석될 수 있는지를 시도하고자 한다: 소나타의 구성원칙과 거기 필수적인 다양한 음악적 모티브가 인물, 상황 등의 문학적 모티브와 병렬관계에 있다고 설득력있게 주장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리는 그러한 구성에서 작가의 수미일관한 의도를 찾아낼 수 있는가? 여기에 '과연 토마스 만의 작품을 음악형식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성있고 생산적인 결과를 가져오는가?'라는 비판적 질문도 논증의 과정에 덧붙이고자 한다.
두 번째 대상인 밀란 쿤데라는 영상매체의 시대에 아직도 소설의 의미를 변호하면서, 중부유럽으로 대변되는 독일 관념주의에서 자신의 미학적 뿌리를 찾는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낭만주의에서 니체에까지 이어지는 이 문학-철학전통에샬오슭퓽?가장 관념적인 것, 가장 독일적인 것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쿤데라의 작품세계에서 음악이 내용적으로 뿐 아니라 형식실험적 비중에 있어서도 가장 본질적 요소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그의 대표적 음악기법은 '폴리포니', 즉 대위법으로 지칭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이 음악적 구성기법이 어떻게 은유적으로 그의 문학에 구현되는가의 문제에, 그리고 그러한 형식미학이 소설의 종말, 더 나아가 문자문화의 종말을 선언하는 이 시대에 갖는 의미와 가능성에 접근하고자 한다. 이 두 소설가의 작품분석을 통해 '문학과 음악'의 학제간 연구의 가능성과 한계를 비판적으로 고찰하는 한편, 문자와 소리라는 서로 다른 매체의 표현가능성을 상호 확장하는 계기를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