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보수주의, 이데올로기인가 정치적 실용주의인가? 보수당의 보호관세 정책을 중심으로, 1903-1932

국문 초록 (Abstract)

본 연구의 주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보수당의 보호관세정책의 원래의 목적은 국가가 경제분야에 대한 개입을 통해 경제의 안정을 꾀하고 나아가 관세수입으로 사회개혁도 추진함으로써, 노동당의 사회주의와 자유당의 신자유주의적 사회입법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여 선거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으로 평가되어왔다. 본 연구는 이 정책에 나타난 국가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하는 특성이 1903년 이전의 보수당의 정책에도 존재했었는지 알아봄으로써, 이 특성이 보수주의에 내재해 있던 것인지 아니면 당대의 사회·경제적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로부터 빌려온 것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둘째, 보수당이 이 정책을 추진한 시기는 당이 자유방임주의적 태도를 견지한 19세기 말과 매우 적극적인 국가의 역할을 받아들이는 2차대전 이후의 시기의 중간에 위치한다. 따라서 보수당이 이 정책을 통하여 국가의 사회·경제분야에 대한 개입을 어느 정도까지 구상했는가를 연구함으로써 이 중간시기의 보호관세정책의 특성을 규명하고 이것이 보수주의의 특성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셋째, 보수당은 이 정책을 당의 분열과 선거에서의 패배라는 위험도 감수하면서 고집스럽게 추진했다. 과연, 1903년에서 1932년 사이의 30여년 동안 이 정책의 초기의 목적이 일관되게 유지되었는지, 아니면 상황의 변화에 따라 일정한 변화를 겪었는지 알아봄으로써 이 정책이 일관된 이데올로기에 기초해있었는지 아닌지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1932년에 시행된 보호관세정책을 실제로 준비한 CRD(Conservative Research Department, 보수당 정책연구소)는 어떤 목적을 갖고 이 정책을 입안했으며, 국가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했는지 탐구하고자 한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1903년에 제시된 이 정책의 초기의 목적이 1932년 이후 얼마나 실현되었는가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런 분석들은 당대의 보호관세정책이 하나의 체계적인 이데올로기에 기초해서 이루어진 것인지, 혹은 상황에 따라 정치적 실용성을 고려하여 시행된 것인지를 밝혀주리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