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미국 사회학의 토착화 실험에 도전한 시카고학파의 학문적 고투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이론적 관심에서 1장과 2장에서는 선행 연구의 검토를 통해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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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Korean
한국연구재단(N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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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는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미국 사회학의 토착화 실험에 도전한 시카고학파의 학문적 고투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러한 이론적 관심에서 1장과 2장에서는 선행 연구의 검토를 통해 본 연구의 학문적, 실천적 필요성을 밝히는 한편, 지식사회학적 접근을 개관한다.
3장에서는 미국 사회학의 등장 배경을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먼저 사회적으로 19세기 후반 이후 고도성장을 거듭하면서 이민노동자가 대거 유입되고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조직범죄, 빈곤, 인구의 이질화 등의 사회문제가 극심해지자, 이를 분석하고 진단, 처방할 수 있는 실용적 학문의 요구가 커졌다. 또 사상적으로는 유럽의 선진 사회과학 이론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이를 대학사회를 중심으로 수용하려는 움직임이 커졌다. 이와 연계해서 유학, 또는 장·단기 방문 형태로 유럽 학계와의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서구 이론을 활용해서 미국 사회를 분석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졌다. 여기서는 이러한 요인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사회학이 미국 학제에 편입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4장에서는 미국 사회학계 내부에서 사회학의 토착화 움직임이 싹트는 과정을 살펴본다. 이는 사회학의 성립 요인들이 서로 충돌하는 내부 진통의 형태를 띤다. 먼저 수입된 사회학이 미국 현실과 충돌하면서 이론의 현실적합성 문제, 또는 미국적 특수성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었다. 이와 연계해서 유럽 이론에 안주하려는 1세대 학자군과 대안적 이론을 모색하려는 2세대 학자군간의 ‘안락의자의 사회학’ 논란이 일어났다. 그리고 사회 현실을 파악하는 방식과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통한 양적 방법에 치중하는 ‘사회조사(social survey)운동’의 과학적 객관성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이러한 논쟁은 미국 현실에 적합한 사회 이론을 찾아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벼리는 계기들로 작용했다.
5장은 시카고학파가 도시 연구를 통해 추진한 사회학의 토착화 실험 내용을 살펴본다. 이들은 시카고를 대상으로 대안 이론을 모색한다는 입장에서 도시 지역사회에 대한 현지조사를 다각도로 시도했다. 이를 통해 수집된 자료들을 관통할 이론적 자원으로 생태학적 접근을 채택해서 도시의 구조와 변동을 설명하는 대안적 사회이론으로 개발해 나갔다. 이에 더해 이러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사회학회를 장악함으로써 학문공동체를 통해 ‘미국적 사회학’을 확산시킬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6장에서는 이 같은 토착화 실험이 한계 상황에 부딪쳐 좌초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현지조사를 통한 질적 연구가 지역사회 차원의 색출적(heuristic) 연구방법으로는 유용하지만 전국적 규모의 분석적 연구방법으로는 한계를 드러냈고, 생태학적 접근 또한 총체적인 사회 인식틀의 면모를 갖추지 못한 채 사회생태학, 인간생태학 등으로 변신을 꾀하는 과정에서 사회 현실과 괴리된 추상적 논의로 변질되었다. 또한 학문공동체 내부에서도 Parsons의 구조기능주의 등이 득세하고 이들이 새로운 주류사회학으로 자리잡으면서, 시카고학파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7장에서는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고 미국 사회학에서 시카고학파가 시도한 사회학의 토착화 실험이 갖는 함의를 살펴본다. 앞서의 선행 연구와 연관지워 본 연구의 잠정적 결론을 살펴보면, 먼저 단절론의 주장과 달리 시카고학파는 학문적 토착화 실험에 적극적이었지만, 서구 이론을 거부하기보다는 토착화의 이론적 자원으로 활용했다. 또 연속설의 주장과 달리 시카고학파는 생태학적 접근을 통해 미국 도시를 보는 전혀 새로운 이론틀을 제시하는 등, 서구 이론의 무비판적 수용 태도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리고 시카고학파가 이론적 다원주의라는 주장과 달리, 이들은 다양한 이론을 수용해서 미국 도시에 적합한 새로운 사회이론을 재구성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결국 이들의 토착화 실험이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그 의의 및 실현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거나 그 한계를 과장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